“학폭 이력 있으면 불합격” 경북대, 22명 탈락 ‘초강수’
“학폭 이력 있으면 불합격” 경북대, 22명 탈락 ‘초강수’
"잘했다" vs. "과잉 제한"
학폭 감점 불합격, 법적 쟁점과 대학 입시 대격변 예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북대가 2025학년도 입시에서 학교폭력 징계 이력이 있는 지원자 22명을 불합격 처리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학교폭력 조치에 따라 최대 150점까지 감점한 이 조치는 "당연하다"는 여론과 함께 법적 쟁점을 낳고 있다.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과 가해학생의 교육받을 권리 사이의 팽팽한 대립, 과연 법의 심판대는 어떤 결론을 내릴까.
불합격 통보 받은 '학폭' 가해학생 22명... 경북대의 강수
경북대학교는 2025학년도 입시 전형에서 학교폭력 징계 이력이 있는 지원자 총 22명을 최종 불합격 처리했다. 이는 학교폭력 조치 수위에 따라 차등적으로 감점을 적용한 결과다.
경북대가 적용한 감점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출석정지 등 비교적 가벼운 징계는 50점 감점.
- 전학 및 퇴학 등 중대한 징계는 최대 150점 감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잘했다", "다른 대학도 따라야 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국 10대 교육대학 역시 2026학년도부터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입시에 반영하기로 했으며, 서울교대와 부산교대 등 4개 대학은 처분 수위에 관계없이 지원 자격을 제한하거나 탈락시킨다는 더 엄격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 대학의 '자율'인가, 학생의 '권리' 제한인가
경북대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입시 정책 변화를 넘어, 대학의 자율적 학생 선발권과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라는 헌법적 가치가 충돌하는 법적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쟁점 1. 학교폭력 이력 반영의 법적 근거 및 정당성
헌법은 대학의 자율성(헌법 제31조 제4항)을 보장하며, 이는 학생 선발 및 전형에 관한 사항도 포함된다. 고등교육법과 그 시행령은 대학이 입학전형 자료로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려진 조치사항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므로, 대학이 이를 입학전형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법적 근거를 갖는다. 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입학전형 기준 설정에 대한 대학의 폭넓은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교원양성기관인 교육대학의 경우, 인성과 품성이 교원의 중요한 자질이기에 학교폭력 이력 반영이 합리적인 기준으로 인정된 판례가 있다.
쟁점 2. 교육받을 권리와 비례원칙의 균형
교육받을 권리(헌법 제31조 제1항)는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며, 공익상 필요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 경북대의 조치는 가해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제한하지만, 학교폭력 예방 및 대학 구성원의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이라는 정당한 공익 목적을 갖고 있다고 평가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잉금지원칙(비례원칙)을 준수했는지 여부다.
- 침해의 최소성: 경북대는 모든 학교폭력 이력자를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않고, 조치 경중에 따라 차등적으로 감점하는 방식을 택해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더 엄격하게 모든 전형에서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일부 교육대학의 방식과 대비된다.
- 법익의 균형성: 학교폭력 예방과 대학 구성원 보호라는 공익이 가해학생의 교육받을 권리 제한이라는 사익보다 더 중대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가해학생은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으므로 권리가 완전히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경미한 조치에도 감점은 합리적인가? 법적 해석의 묘미
학교폭력 조치 중 가장 경미한 서면사과(제1호) 등의 조치를 받은 학생에게까지 감점을 적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학교폭력 조치는 경중에 따라 1호(서면사과)부터 9호(퇴학처분)까지 구분되며, 서면사과 등의 경미한 조치도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는 교육적 조치로 해석된다.
헌법재판소는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보존하는 것이 학생들의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학교폭력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판시했다.
따라서 경미한 조치라 할지라도 학교폭력 예방 및 교육적 효과를 위해 일정한 불이익을 부여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조치의 경중에 따른 차등 반영이 필수적이며, 경미한 조치에 대해 과도한 불이익을 주어 비례원칙을 위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북대의 차등 감점 방식은 이러한 법적 요구를 충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대학의 '극단적' 기준, 앞으로의 법적 전망은?
경북대의 차등 감점 방식은 적법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서울교대 등 일부 교육대학이 예고한 '처분 수위 불문, 무조건 지원 자격 제한 또는 탈락' 방침은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
교육대학은 교원 양성기관으로서 학생의 인성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해야 할 특수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경미한 서면사과 조치까지 일률적으로 지원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교육대학이 향후 입시에서 학교폭력 조치의 경중을 고려한 차등적 기준을 마련하고, 가해학생의 반성 및 개선 노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학교폭력 이력 반영 추세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대학은 이 과정에서 교육받을 권리와의 균형을 맞춘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