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변호사가 알려주는 성폭력 당했을 때 침착하게 해야 할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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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변호사가 알려주는 성폭력 당했을 때 침착하게 해야 할 세 가지

2020. 06. 22 10:01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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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신체에서 발견된 DNA로, 성폭행 혐의 드러난 '귀요미송 작곡가'

범죄 사실을 밝힐 수 있는 단초가 될 '증거'⋯피해자가 확보하면 좋을 것들

민경철 변호사 "당장 고통스러워도, 가해자에게 확실히 죄 묻기 위해 필요"

성범죄의 경우 DNA와 같은 증거는 범죄 사실을 밝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 만약, 성범죄를 당했다면 확실하게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 피해자가 확보해 두면 도움이 될 증거들이 있다. /셔터스톡⋅편집=이지현 디자이너

전 국민에게 귀요미 열풍을 불러일으킨 '귀요미송'. 최근 이 노래의 작곡가 '단디'가 지인의 여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단디의 성폭행 사실이 밝혀진 건 DNA 때문이었다. 피해자의 신체에서 단디의 DNA가 발견된 것이다. 이로 인해 "실제 성폭행은 없었고 미수에 그쳤다"며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던 단디는 결국 구속됐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DNA와 같은 증거는 범죄 사실을 밝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건 당시 경황이 없거나, 큰 충격을 받아 필요한 증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검사 출신인 '24시 성범죄 케어센터'의 민경철 변호사는 "당장 고통스럽더라도, 상대방에게 확실하게 죄를 묻고 피해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성범죄 피해자가 증거 확보를 위해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성범죄 피해' 당했을 때 증거 확보하는 법

① 일반병원보다는 '신뢰성 높은' 대학병원을 방문해라

사건 발생 직후 경찰조사를 받거나,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다.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액이나 음모 등 핵심 증거를 채취할 수 있다.


'24시 성범죄 케어센터'의 민경철 변호사. /로톡DB
'24시 성범죄 케어센터'의 민경철 변호사. /로톡DB

성폭력 및 가정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인 해바라기센터에 따르면, 최대한 정자의 DNA 확인을 위해서는 '골든타임'인 72시간 이내에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건 과정에서 성병에 걸릴 우려도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성병 감염 여부와 임신 여부를 확인하고, 응급 피임 처방을 받는 게 좋다. 만약 상처나 멍이 든 부위가 있다면 사진을 찍어 남겨두는 게 좋다.


민경철 변호사는 "정신감정 의뢰 진단서를 발부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잠이 든 상태에서 성범죄를 당했을 경우, 신체적 상해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피해 사실을 알게 돼 정신적 트라우마로 고통받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필요하다.


민 변호사는 "일반 병원보다는 공신력이 있는 대학병원 등을 방문해 진단서를 발부받아라"고 말했다. 일반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경우 신빙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민 변호사는 덧붙였다.


② 정신없어도 현장 그대로의 사진을 찍어라

피해 당시 입었던 옷에도 증거자료가 남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가해자의 정액이나 음모, 체액, 지문 등이다. 민경철 변호사는 "이는 강력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습기가 차지 않도록 종이봉투 등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증거가 변질되거나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다.


그 밖에도 피해 발생 직후 즉시 경찰에 신고해, 될 수 있는 한 사건 장소를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민 변호사는 "현장은 그대로 사진을 찍어놓아라"고 했다.

③ 기억나는 모든 당시 상황을 기록해라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사 과정 중 실수하지 않도록 모든 사실을 즉시 기록해 두고 정확히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진술의 신빙성을 보탤 수 있는 방법이다.


당시 상황과 시간, 상대방의 신체적 특징, 행동의 특징, 자신의 대응, 목격자, 시간과 날짜 등 육하원칙에 따라 최대한 상세하게 기억하는 게 좋다.


민경철 변호사는 "수사기관과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에 최대한 귀 기울이고, 신빙성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진술이 오락가락한다거나 모순이 발견되는 경우 이는 오히려 가해자 측에 유리한 진술이 된다"고 했다.


특히 사건 발생 직후 가족이나 지인에게 카톡 등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도 증거가 된다. 민 변호사는 "피해를 입고, 즉각적으로 112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기본적으로 가족과 지인에게 털어놓거나 조언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들도 신빙성 판단에 도움을 주는 정황 자료가 된다"고 했다.


가해자의 사과를 받았다면? 피해 사실 입증에 더 유리

피해자가 가해자의 사과를 받았다면, 유죄를 입증하기 쉬워진다. 예를 들어 가해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하는 내용의 메시지와 녹음 등이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너 어제 자는데 나한테 왜 그랬어?"라는 질문에 가해자가 "나도 모르게 그랬는데 미안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일단 성관계가 있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민경철 변호사는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하려면 성관계가 있었고, 비자발적이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며 "가해자의 사과는 피해자의 주장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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