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부한테 성폭행당했다" 호소한 딸 뺨 때린 친모…끝내 딸은 세상을 등졌다
"계부한테 성폭행당했다" 호소한 딸 뺨 때린 친모…끝내 딸은 세상을 등졌다
6년간 이어진 의붓아빠의 성착취
친모는 "잠꼬대냐"며 오히려 딸 폭행

계부에게 6년간 성폭행당한 딸에게 “애교 부려 비위 맞춰라”던 친모. 신고하자 “가족 흩어진다”며 뺨을 때리고 고소 취하까지 강요했다. 이 지옥 같은 방치가 결국 한 생명을 앗아갔다. /셔터스톡
모성은 본능이다. 이 오랜 명제는 때로 비참하게 깨진다. 자신이 낳은 딸이 재혼한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있는데도, 보호는커녕 "아빠에게 사과하라"며 딸의 뺨을 때린 엄마가 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끔찍한 감옥이 되어버린 사건들이다.
28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전수련 변호사(로엘 법무법인)가 출연해 상상을 초월하는 아동 성범죄와 친모의 방조 사건을 법리적으로 분석했다.
"가족 흩어지게 할 거야?"… 6년간 이어진 악몽
첫 번째 사건의 피해자 A양은 초등학생 때부터 지옥을 겪었다. 계부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6년 넘게 A양을 성적으로 유린했다.
비극은 엄마가 재혼해 함께 살기 시작한 2019년부터 더욱 노골화됐다. 계부는 A양이 성관계를 거부하면 "너 때문에 가족들이 흩어지게 될 것"이라며 협박했고, 욕설과 폭행을 일삼았다.
A양이 중학생이 되어 용기를 내 친모에게 사실을 털어놨지만, 돌아온 건 위로가 아닌 매질이었다. 전수련 변호사는 "친모는 딸의 고백을 잠꼬대로 치부하거나 폭행했고, 심지어 '애교를 부려 계부의 비위를 맞춰라'라는 엽기적인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결국 A양은 고소에 나섰지만, 친모는 "고소를 취하하라"고 강요했다. 경찰 수사로 계부의 범행은 멈췄지만, 상처 입은 A양은 계부가 기소된 지 일주일 만에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재판 결과도 보지 못한 채였다.
친모=아동학대 방조범… 고소 취하 강요는 별도 범죄
법원은 1심에서 계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그렇다면 범행을 묵인하고 딸을 사지로 몬 친모는 어떤 처벌을 받을까.
전 변호사는 "친모는 단순 보호자가 아닌 1차 양육 책임자로서 높은 수준의 의무를 진다"며 "피해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다면 아동유기·방임죄 또는 아동학대 방조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소 취하를 종용한 행위는 죄질이 더 나쁘다. 전 변호사는 "강요 과정에서 폭행·협박이 있었다면 강요죄, 형사절차를 방해할 의도가 명확했다면 증거인멸교사나 범인도피교사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은 사실혼 관계인 계부를 친족으로 볼 수 있느냐였다. 성폭력처벌법상 친족 관계에 의한 성범죄는 가중 처벌된다. 전 변호사는 "성범죄에서 친족 관계는 법률혼 여부보다 실질적인 생활 관계와 보호·감독 지위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사실혼 계부도 친족 준강간으로 처벌 가능하다고 밝혔다.
"피 닦아라" 물티슈 건넨 엄마… 살해 공모 '공동정범' 인정
방송에서는 더 충격적인 또 다른 사건도 소개됐다. 성폭행 미수에 그친 계부를 신고하자, 앙심을 품고 딸을 살해하려 한 사건이다. 놀랍게도 이 살인 계획에 친모가 적극 가담했다.
수사 결과 친모는 딸에게 먹일 수면제를 처방받아 오고, 범행 장소로 딸을 유인해냈다. 심지어 범행 후 계부에게 피를 닦으라며 물티슈를 건네기까지 했다.
재판에서 친모는 "살인할 줄은 몰랐다"며 방조범임을 주장했다. 주범보다 형량을 낮추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 변호사는 "법원은 친모가 구체적인 살인 지시를 한 것으로 보고 두 사람을 공동정범으로 판단해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사각지대의 아이들, 누가 지키나
가해 부모가 모두 구속되면 남겨진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이원화 변호사는 "가까운 친족이 후견인으로 나서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결국 시설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경찰, 학교, 복지기관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변호사 역시 "미성년자가 직접 법적 도움을 요청할 절차와 채널이 미비하다"며 주변 어른들의 민감한 관찰과 초기 대응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