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말미 팔짱 끼고 여유로웠던 이재용, 신경질적 반응 보인 이복현
재판 말미 팔짱 끼고 여유로웠던 이재용, 신경질적 반응 보인 이복현
삼성그룹 불법 승계 의혹 첫 공판⋯검찰 vs. 변호인단 팽팽한 대립 이어가
재판 진행될수록 여유로워진 이재용 부회장⋯팔짱 끼고 미소
골치 아픈 이복현 부장검사⋯빠른 퇴정으로 불만 드러내기도

지난 22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 간 부당한 합병을 지시·승인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재판이 열렸다. 해당 사진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서 검찰이 조급한 모습을 내비쳤다. 보기에 따라서는 절박해 보이기까지 했다. 여러 대기업 오너들을 구속시키며 '재계의 저승사자'라고까지 불렸던 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재판정에서 평정심을 잃은 듯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여유만만한 모습이었다. 자신의 변호인단이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자 팔짱을 끼고 슬며시 웃다가 다시 자세를 고치기도 했다.
재판장이 재판 종료를 선언했을 때, 이 부회장은 풀어뒀던 재킷 단추를 잠그면서 천천히 일어났다. 이날 재판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 10명의 첫 번째 공판이 있었다.
이 재판은 당초 지난달 25일에 열렸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복역 중인 이 부회장이 충수염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한 차례 재판이 미뤄졌다. 이 부회장이 지난 15일 퇴원함에 따라 재판이 재개됐다.
이날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검찰과 변호인단 양측은 팽팽하게 대립했다.
검찰은 변호인들이 제출하는 참고자료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복현 부장검사는 "참고자료를 사실상 증거의 형태로 내는 것은 부적절하니 증거 신청 과정을 거쳐달라"고 말했다.
변호인단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을 대리하고 있는 김유진 변호사(김앤장)는 "(검찰 측이 발표한 내용은) 52페이지에 걸쳐서 공소장에 없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서로를 향해 "꼼수를 쓰지 말라"고 견제하는 모양새였다.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인 김현보 변호사는 다른 방식으로 검찰을 압박했다. 검찰이 증거 제출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그 때문에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검찰이 여러 차례 '재판에 신속한 진행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지금 태도는 상반된 것 같다"고 말하는 식이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변호인단이 요구한 형식으로 증거를 제공하려면, 가공에 시간이 걸린다"며 "일부러 시간을 지체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는 취지로 맞받아쳤다.
양측의 갈등은 '첫 번째 증인'으로 누구를 부를지를 두고 폭발했다. 검찰 측은 이른바 '프로젝트G'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증권 한모 팀장을 '첫 번째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매섭게 이의를 제기하며 그 부당함을 따졌다.
변호인단의 주장은 이랬다. 한 팀장이 작성했다는 '프로젝트G' 문건의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데, 이를 작성한 사람을 부르는 게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또 한 팀장에 대한 신문 준비 시간도 부족하므로, 검찰 측 증인 신청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복현 부장검사는 "변호인단은 검찰이 다른 누구를 '첫 번째 증인'으로 신청했어도 똑같은 문제 제기를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한 말씀으로 미래전략실 직원이나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를 (증인 신문에) 먼저 부르고 싶었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지금 신청한 증인들은 나름대로 삼성 측을 배려해서 정한 사람들인데, 그런 증인들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강하게 하는 변호인단의 태도가 못마땅하다고 말한 것이다.
이 쟁점에 대해 재판부는 검찰 손을 들어줬다. 증인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번 이의를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검찰과 변호인단은 한 번 더 부딪혔다. 재판장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복현 부장검사는 스트레스를 받는 듯한 몸짓을 보였다.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평소 잘 보이지 않는 행동이었다.
곧이어 재판장이 재판 종료를 선언하자 그는 몸집만 한 가방을 거칠게 낚아채듯 들고 가장 먼저 법정을 빠져나갔다. 불만을 표시하는 제스처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이었다.
이날 언론에서는 재판에 출석한 이 부회장의 '표정'에 대한 기사를 대거 쏟아냈다. 주로 재판이 시작된 오전 시점에 출고된 기사였는데, 주로 "딱딱하게 굳은 표정"이라거나 "긴장된 모습을 유지했다"와 같은 묘사였다.
이 부회장은 실제 오전에는 그런 모습을 보이긴 했다. 하지만 오후가 되면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몸을 뒤로 젖히고 앉아 편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 재판 말미엔 느긋해 보이기까지 했다.
특히 태평양의 송우철 변호사가 첫 번째 증인 선정을 두고 공격적인 태도로 검찰과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팔짱을 끼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내 주변을 의식한 듯한 이 부회장은 자세를 고쳤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6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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