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문서로 또다시 가짜 문서를 만들었다면? 대법원 "사문서변조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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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문서로 또다시 가짜 문서를 만들었다면? 대법원 "사문서변조죄 아니다"

2020. 06. 18 20:47 작성2020. 07. 17 16:25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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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된 세금계산서 내용 수정해 변조⋯1·2심에서 '사문서변조죄'로 처벌

왜 대법원은 '사문서변조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을까

문서를 변조하면 처벌받는 '사문서변조죄'. 만약 이렇게 변조한 문서를 다시 변조해도 같은 혐의로 처벌될까. /셔터스톡

문서를 변조하면 처벌받는 '사문서변조죄'. 만약 이렇게 변조한 문서를 다시 변조해도 같은 혐의로 처벌될까.


이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변조한 문서를 재차 변조한 것은 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2심에서는 유죄가 나왔던 사안을 뒤집은 대법원.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판결을 내렸을까.


다른 업체가 발행한 세금계산서를 두 차례에 걸쳐 변조

지난 2002년 6월, A씨는 세금계산서 한 장을 변조했다. 계산서 위 '공급받는 자' 란에 기재된 내용을 지운 뒤,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이 계산서는 한 가구회사가 발행한 것이었다. '1차 변조'였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지난 2017년 8월. A씨는 이 세금계산서를 한 번 더 변조했다. 지인 B씨와 공모해 이 세금계산서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지웠다. '2차 변조'였다. 이렇게 두 차례 변조된 세금계산서는 B씨의 소송에 관련 증거로 사용됐다.


A씨와 B씨는 결국 '사문서변조 및 변조사문서행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사문서를 두 차례 변조했고, 이를 진본인 것처럼 사용했기 때문이다.


'사문서 위조·변조'는 형법 제23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를 사용한 경우(제234조)에도 법정형은 동일하다.


1심과 2심은 이들의 행동을 유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 A씨는 징역 1년 3개월, B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항소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대법원 "사문서변조는 '원본'을 변조한 경우에 해당⋯이미 변조된 것을 다시 변조했다면 해당 안 돼"

하지만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다. 최소한 '2차 변조'는 사문서변조죄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사문서변조죄의 '변조'는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의 내용에 변경을 가해 새로운 증명력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미 변조된 부분을 다시 권한 없이 변경했다고 해도 사문서변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즉 이미 변조된 문서는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원본)'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다시 변조했다고 해서 '새로운' 변조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일부 무죄 취지로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위 대법원 판단처럼 문서는 아니지만, 유가증권을 두 차례 변조한 행위에 대해 처벌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지난 2012년, 대법원은 유가증권을 두 차례 변조한 사건에 대해 "유가증권의 내용 중 이미 변조된 부분을 권한 없는 사람이 다시 변경한 경우 유가증권변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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