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폰 데이터 뺏으면 공갈죄" 학폭 종합선물세트 가해자들, 3천만원 청구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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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폰 데이터 뺏으면 공갈죄" 학폭 종합선물세트 가해자들, 3천만원 청구서 받았다

2025. 08. 28 17:1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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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휴대폰 데이터 강탈도 명백한 공갈죄"

이외에도 엽기사진 협박·집단폭행·현금갈취까지

폭행·조롱·현금 갈취까지 이어진 학교폭력에 법원이 2천만 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셔터스톡

"데이터 좀 빌려줘." 친구 사이에 흔히 오갈 수 있는 이 말이, 한 중학생에게는 6개월간 이어진 지옥의 시작이었다. 엽기적인 사진을 빌미로 한 협박, 노래방과 교실을 가리지 않는 집단 폭행, 단체 채팅방에서의 조롱.


한 학생을 나락으로 밀어 넣은 학교폭력 '종합선물세트' 가해자들과 부모들에게 법원이 3천만 원 넘는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렸다. 가해 학생 6명과 그 부모들까지, 피고석에만 무려 18명이 섰다.


특히 이번 판결은 10대들의 필수품인 '휴대폰 데이터'를 빼앗는 행위 역시 돈을 뜯어내는 것과 같은 명백한 공갈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장난으로 치부될 수 있는 학교폭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엽기사진과 데이터 상납… 끝나지 않는 악몽

2022년, 고양시의 한 중학교 1학년이었던 A군에게 악몽이 시작됐다. 같은 반 친구 B와 C는 등하굣길에 A군에게 다짜고짜 휴대폰 데이터를 요구했다. A군이 거절하자, 그들은 비열한 협박을 시작했다.


과거에 찍어둔 A군의 엽기사진을 친구들에게 전부 뿌려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폭행까지 가했다. 공포에 질린 A군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의 휴대폰 데이터를 연결해 줄 수밖에 없었다.


이 행위에 대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정인섭 판사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의 핸드폰 데이터를 연결해 사용하는 등 시가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라 할지라도, 이를 폭행이나 협박으로 강탈하는 것은 피해자의 재산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는 심각한 범죄 행위임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교실, 노래방, 단톡방… 가혹행위는 계속됐다

데이터 상납은 시작에 불과했다. 가해자들의 폭력은 A군의 일상을 무참히 파고들었다.


2022년 6월, 교실에서 아무 이유 없이 목이 졸리는 폭행을 당했고, 두 달 뒤인 8월에는 '인상을 찌푸렸다'는 황당한 이유로 아파트 앞에서 집단 폭행을 당했다.


폭력의 수위는 점점 더 대담하고 엽기적으로 변했다. 9월에는 노래방에서 여러 명의 가해자들이 A군을 의자에 강제로 눕히고 몸 위로 올라타는 등 수치스러운 폭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물리적 폭력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인격살인으로 이어졌다. 가해자들은 다수의 학생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A군의 사진을 올리며 조롱했고, 소변과 관련된 모멸적인 별명으로 부르며 A군의 인격을 짓밟았다.


결국 데이터로 시작된 갈취는 현금 갈취로까지 번졌다. 10월, 가해 학생 5명은 PC방에서 A군에게 게임비를 내라고 협박해 현금 15,000원을 빼앗았다.


법원의 철퇴 "가해 학생과 부모는 연대하여 배상하라"

이러한 가혹 행위로 가해 학생들은 전학, 학급교체, 출석정지 등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징계와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 더불어 A군과 그 부모는 가해 학생 6명과 그 부모 1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가해 학생들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 부모들의 책임도 무겁게 물었다. 재판부는 "자녀들이 폭력이나 모욕 등을 행사하지 않도록 일상적인 지도 및 조언을 할 보호·감독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며, "부모는 자녀들과 공동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가해 정도가 가장 심했던 B와 C 및 그 부모들에게 피해 학생 A군에게 약 1,050만 원, A군의 부모에게 각각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하는 등, 가해 학생들과 부모들이 연대하여 총 3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참고]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3가단75436 판결문 (2025. 2. 14.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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