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갚을게" 약속하더니, 스리슬쩍 '개인파산' 신청한 배신자에게 돈 받아내는 법
"꼭 갚을게" 약속하더니, 스리슬쩍 '개인파산' 신청한 배신자에게 돈 받아내는 법
변호사들 "개인파산 자체 걱정 안 해도 돼⋯다만, 서둘러서 해야 할 것 있다"

큰돈을 사기당한 A씨는 "꼭 갚겠다"는 B씨의 약속을 믿고 기다려줬다. 그런데 얼마 전 B씨의 개인파산신청 소식을 듣고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셔터스톡
A씨는 요즘 그 일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자신의 믿음에 이렇게 배신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건은 몇 년 전 지인 B씨에게 8000만원 상당의 큰돈을 사기당했다. 하지만 A씨는 그를 고소하지 않았다. B씨가 다른 사기로 징역 2년을 살고 나왔어도, 기다려줬다. "꼭 갚겠다"는 그의 말을 믿어준 것이다.
그랬는데 얼마 전 B씨가 법원에 개인파산신청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기분이다.
"개인파산 신청하면, 내 돈은 어떻게 되는 거지?"
지금이라도 그를 고소해야 할지, 또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어찌해야 할지 A씨가 변호사에게 물었다.
변호사들은 B씨가 개인파산을 신청하려는 것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대신 서둘러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B씨를 사기로 고소하지 않았다면 이제라도 고소를 서두르라"고 조언했다.
박성현 변호사는 "B씨에게 사기죄가 인정될 경우, 그의 개인파산 신청은 채무면탈을 위한 부정한 목적으로 인정돼 허가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B씨가 파산신청을 한다 해도 A씨가 B씨를 고소한 후 그 고소장을 파산 법원에 제출하면, B씨의 파산신청에 부당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파산 허가를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한, 고소를 하면 변제받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봤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하면 그에게 동종 전과가 있어 수사가 빨리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B씨는 처벌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변제 노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설령 B씨의 개인파산 신청이 허가된다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B씨에게 사기죄가 성립될 경우, 파산 결정이 나오더라도 A씨의 돈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급 책임을 갖는다"고 말했다.
아고라 법률사무소 김현용 변호사는 "A씨가 B씨를 고소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판결이 확정된다면, A씨가 받을 돈은 비면책채권(파산자라도 상환을 면제받지 못하는 채권)이 된다"고 설명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3호는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개인파산에서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B씨가 파산하더라도 A씨의 돈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