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이지만 못 들어가" 세입자 잠적·묵시적 갱신 주장, 집주인 '피 말리는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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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이지만 못 들어가" 세입자 잠적·묵시적 갱신 주장, 집주인 '피 말리는 한 달'

2025. 10. 09 15:27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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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 선지급 요구 후 잠적

세입자 '버티기'에 명도소송 위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내 집에 들어가겠다는데, 세입자는 5천만원을 먼저 달라더니 이제는 아예 연락까지 끊어버렸습니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실거주를 계획했던 집주인 A씨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2년 전세 계약이 끝나기만을 기다렸건만, 돌아온 것은 세입자의 황당한 요구와 일방적인 연락 두절이었다. A씨는 세입자가 ‘묵시적 갱신’을 주장하며 집을 비워주지 않을까 밤잠을 설치고 있다.


'5천만원 먼저' 요구 후 잠적 집주인의 피 말리는 한 달

사건은 2025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2025년 10월 29일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 B씨에게 실거주할 계획임을 알렸다.


계약 만료 두 달 전의 적법한 통보였다. B씨는 11월 중순에 이사하겠다며 순순히 동의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이사 갈 집 계약금이 필요하니 보증금 5,000만 원을 미리 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보증금 반환 사고를 우려한 A씨는 B씨가 이사 갈 집의 계약서 초안과 보증금을 받을 계좌 정보를 요청했다.


그러자 B씨는 “왜 그런 서류가 필요하냐”며 돌연 태도를 바꿨고, 2025년 9월 17일 이후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A씨에게는 피 말리는 시간이 시작됐다.


실거주 통보했는데 '묵시적 갱신' 주장, 정말 먹힐까?

A씨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B씨가 ‘묵시적 갱신’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묵시적 갱신이란, 집주인이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 통지를 하지 않으면 이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이 자동 연장(2년)되는 제도다.


B씨가 이 기간을 문제 삼아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갱신 거절 통보가 법적으로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집주인이나 그 직계존비속(부모·자녀)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계약 갱신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다.


김전수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A씨는 계약 만료 2개월 전인 8월 25일 명확히 실거주 의사를 밝혔으므로, 묵시적 갱신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세입자가 2년 더 거주할 권리를 주장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거주 통보, 끝이 아니다 '진짜' 산다는 것 증명해야

다만 집주인의 책임이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를 내보냈다면, 집주인은 ‘진짜로 거주하고 있음’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


만약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통보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세입자에게 임대했다면 허위 통보에 해당한다.


이 경우 기존 세입자는 집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 손해배상액을 ‘갱신 거절 당시 월세의 3개월분’, ‘새로운 임차인에게 받은 월세와 기존 월세 차액의 2년분’, ‘갱신 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손해액’ 중 가장 큰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실거주 통보는 법이 보장한 권리인 동시에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카드인 셈이다.


연락 끊긴 세입자, 내용증명부터 보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A씨는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내용증명’ 발송을 첫 번째 조치로 꼽았다. 내용증명은 누가, 언제,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지 우체국이 공적으로 증명해주는 제도로, 향후 법적 분쟁에서 결정적 증거가 된다.


김동훈 변호사(클리어 법률사무소)는 “내용증명에 ▲계약 기간 ▲실거주 목적으로 갱신을 거절한 사실 ▲이에 따라 계약이 2025년 10월 29일 종료된다는 점을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세입자가 내용증명에도 불응하면, 집주인은 ‘건물 명도소송’을 제기해 강제로 집을 돌려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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