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성폭행한 아빠가 곧 출소하는데 찾아올까 겁나요" 집 주소 노출 이렇게 막을 수 있다
"절 성폭행한 아빠가 곧 출소하는데 찾아올까 겁나요" 집 주소 노출 이렇게 막을 수 있다
딸 성폭행한 혐의로 수감된 친부⋯출소 앞두고 딸 주소 알아봐
자신의 집 주소 감추고 싶은데⋯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 "집 주소 알 수 없도록 우선 열람 제한을 신청해둬라"

친족 성범죄를 당한 A씨는 출소를 앞둔 아버지가 자신의 집 주소를 물어봤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불안하다고 한다. 이런 경우 A씨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친부는 밤마다 딸의 몸에 손을 댔다. 당시 딸의 나이는 고작 초등학교 2학년. 중학교에 올라가 경찰에 신고할 때까지 딸은 그 고통을 혼자서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친모는 "어디 가서 말하지 말라"며 딸의 고통에 눈감았다. 하나뿐인 오빠는 친부가 이 사건으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수감되자 피해자인 여동생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성폭행 시도도 했다.
가족 모두로부터 큰 상처를 입은 A씨(23)는 혼자 살기 시작했는데, 점차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다가 정신질환의 한 종류인 '저장강박'까지 앓게 됐다. 저장강박이란 아무것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증후군인데, 이로 인해 A씨 집은 쓰레기장처럼 변했다.
그랬던 A씨는 어느 날 감옥에 가 있던 아버지가 곧 출소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얼른 새로운 곳으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려면 집을 빼야 했고, 집 청소를 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 닥치자 A씨는 '사연을 듣고 집 청소를 도와주는' 어느 유튜버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영상에서 그간의 사정을 모두 털어놨다. 그러면서 친부가 A씨의 집 주소를 알기 위해 가족들에게 연락을 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사를 하더라도 아빠가 또 자신을 찾아 올 수 있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는 A씨. 로톡뉴스가 A씨를 위해 '친족범죄 피해자들이 집 주소를 숨길 방법'을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변호사들이 가장 먼저 해야한다고 강조한 건 '세대분리'였다.
다른 가족과 같은 세대로 묶여 있을 경우엔 그 가족들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A씨 집 주소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세대를 분리해서 '1인 세대주'로 해두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관할 주민센터에서 집 주소를 등록해 둬야 한다. 그 정보는 다른 사람이 함부로 떼어볼 수 없지만, 가족은 예외다.
A씨의 아버지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당사자가 원하지 않아도 현재 살고 있는 집 주소를 볼 수 있다.
법률 자문

주민등록등본과 초본을 열람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우리 주민등록법(제29조 제2항 제5호)은 '세대주의 직계혈족'은 당사자 동의 없이도 등본과 초본을 떼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이를 막는 방법으로 '열람 제한' 신청을 제안했다. 주민등록법 제29조 제6항은 "가정폭력 피해자는 가해자인 가족을 지정해 자신의 주민등록표를 열람하지 못하도록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는 "해당 조항에 따라 친부의 주소 열람 등을 제한해 피해자의 주소 노출을 방지하고 있다"며 "A씨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5호에서 말하는 피해자에 해당하므로 자신의 등초본상 주소 노출 방지를 위해 열람 제한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했다.
A씨 아버지는 이미 재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문을 근거로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완벽한 방법은 아니다. 어머니를 통해 이 서류(등본과 초본 등)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해서만 걸어둔 '열람 제한'은 이처럼 손쉽게 우회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머니에게도 열람 제한을 신청할 수 있을까. 이는 아버지에 비해 어려울 수 있다. 열람 제한 신청을 하려면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가정폭력처벌법)이 정한 조건에 해당해야 한다. A씨를 상대로 형법상 상해, 폭행, 강간 등을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상태여야 가능하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어머니는 아버지의 범죄를 방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학대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어머니는 형사 처벌받지 않아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변호사들은 '이런 사정'을 관할 관공서에 소명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서류가 있다. △가정폭력상담소 상담사실 확인서 △성폭력피해상담소 상담사실확인서 등이다. 이를 준비해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이 밖에도 필요한 구체적인 서류는 정부24 홈페이지 '주민등록표 열람 또는 등·초본 교부제한 신청'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천구청 주민협치과 관계자는 31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최대한 갖고 있는 서류를 다 내면 좋지만 해당하는 서류만 제출해도 된다"며 "가정폭력과 관련해 상담받은 확인서를 많이 내는 편"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열람 제한을 위해 △아버지의 형사 사건 판결문을 어머니나 기타 가족들의 열람 제한을 위해서는
△가정폭력 피해와 관련된 상담사실 확인서 등을 준비해 같이 제출하면 된다.
법무법인 화민의 최철호 변호사는 "위 방법을 통해 아버지의 열람 제한, 그리고 사유를 소명하여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어머니의 열람 제한 신청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열람 제한 신청처리는 얼마나 걸릴까. 양천구청 관계자는 "서류 제출 후 문제가 없다면 바로 처리된다"고 했다. 열람 제한은 본인이 해제 신청을 할 때까지 그 효력이 유지된다.
등록한 주소지와 아예 다른 곳에서 사는 방법도 있긴 하다. 전입신고를 엉뚱한 곳에 해두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주변 지인의 도움을 받아, 그 주소지에 세대원으로 주소 등록을 해두고 자신은 다른 곳에 사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위법 행위다. 우리 주민등록법은 어떠한 목적으로든 위장전입을 할 경우 모두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및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다만, 실제로 수사기관이 기소하는 경우가 드물고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몇십만원 수준의 벌금이 선고되는 편이다.

A씨처럼 가정폭력을 겪거나 친족범죄를 당한 경우 "가족과 연 끊고 살고 싶다"는 인터넷 고민 글이 많다. "가족이 '실종신고'를 해서 내가 사는 곳을 알아낼까 봐 걱정된다"는 글 역시 많다.
하지만 성인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미성년자일 때는 부모가 실종신고를 하면 경찰이 자녀를 발견한 즉시 부모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인계해야 하지만 성인은 다르게 규정한다.
경찰청 실종아동 등·가출인 업무처리규칙(제19조 제3항)에 따르면 이렇게 규정돼있다.
"경찰서장은 가출 성인을 발견할 때는 가출 수배가 되어 있음을 고지하고, 보호자에게 통보한다. 다만, 가출인의 의사에 반하여 보호자에게 가출인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사항을 통보하여서는 아니 된다."
성인 자녀의 동의 없이는 위치를 부모에게 알려선 안 된다고 정해두고 있다.
설령 친부가 A씨의 집 주소를 안다고 해도 방법은 있다. '접근금지' 명령 신청이다.
기존의 접근금지 명령은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면 안 된다"는 식으로 법원이 피해자의 집 또는 직장 등 특정 위치를 지정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특정한 사람에 대해 접근금지 명령을 요청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친부가 접근금지 명령으로 지정된 위치를 피해 A씨를 찾아오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접근금지 명령은 경찰서를 통해 가능하다. 이때 가해자가 기존에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전력이 없어도 된다. 경찰청 가정폭력대책계 관계자는 이날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가정폭력범죄가 한 차례 이상 발생했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실무상 피해자가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해왔다고 하면 피해자의 진술 등을 통해 해당 조치를 신청하기도 한다"고 했다.
접근금지 명령의 기간은 2개월 동안 유지된다. 이후 2차례 연장이 가능해 총 6개월 동안 가해자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6개월이 지난 이후 다시 임시조치(접근금지 명령)를 신청해 연장할 수 있다.
만약 친부가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A씨를 찾아오면 형사처벌된다.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진다.
다만 접근금지 명령은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경찰이 그 자리에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검찰을 거쳐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보다 더 빠른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 처한 피해자라면 '신변보호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이 제도는 경찰 단계에서 결정할 수 있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신변보호가 이뤄지면 경찰은 피해자의 집 주변 순찰을 강화하거나 CC(폐쇄회로)TV 설치를 해준다. 또한 피해자는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긴급한 출동을 요청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