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3병 기본으로 마셔야" 대표 갑질 폭로…1·2심은 명예훼손 유죄, 대법은?
"소주 3병 기본으로 마셔야" 대표 갑질 폭로…1·2심은 명예훼손 유죄, 대법은?
SNS에 대표의 음주 강요⋅룸살롱 강요 폭로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명예훼손으로 해당 직원 고소
대법원 "사회적 관심 환기 위한 것"

회사 대표가 술을 강요한다는 '갑질 폭로' 글을 SNS에 올려 1·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직원이 대법원에서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무죄 취지의 판단을 받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병이 있어도 소주 3병은 기본으로 마셔야 했다⋯단체로 룸살롱에 몰려가야 했던 적도 있다"
지난 2018년 4월, 한 스타트업 직원 A씨는 SNS에 회사 대표 B씨의 '갑질'을 폭로했다. B씨가 직원들에게 술을 강요하고, 유흥업소에 강제로 데려갔다는 내용이었다.
폭로 이후 B씨는 사과문을 올리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후 B씨는 "직원 A씨의 폭로는 허위"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A씨를 처벌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A씨는 일명 '사이버 명예훼손죄' 혐의를 받았다. 정보통신망법은 다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SNS에서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摘示·지적하여 보임)해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제70조).
재판 내내 쟁점은 'A씨가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여부였다. 허위사실을 적은 것이라면 처벌을 피할 수 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적시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 법은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을 때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었다면 처벌하지 않는다. 이른바 '위법성 조각'이다.
1심은 유죄로 보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의 글 중 '룸살롱'과' '음주강요' 부분이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한 결과였다. 1심 재판부는 실제 룸살롱이 아니라 '가라오케'였던 점, 회식 당시 다소 강제성을 띠는 음주 방식이 있었지만, 모든 직원에게 음주를 강요한 것은 아니라는 등의 이유에서 유죄를 선고했다.
2심 역시 유죄였다. 다만 '룸살롱' 부분은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벌금액을 100만원으로 절반 낮췄다. 2심 재판부는 "다소 과장되거나 진실과 다른 점이 있더라도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한다"며 룸살롱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음주강요' 부분은 여전히 허위사실이라며 유죄를 유지했다.
A씨가 이 판결에 대해 "대법원(3심)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고 하면서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모두 무죄'였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을 깨고, 무죄 취지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대법원은 '근로자 입장'에서 판단했을 때, 해당 글의 주요 내용은 진실이 맞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게시글의 주된 취지는 '피해자가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시도록 강권했다'는 것으로 주요 부분이 진실"이라며 "회사 대표가 주도한 술자리에 참석한 근로자 입장에선 당시 느꼈던 압박감에 대한 다소 과장된 표현이나 묘사로 이해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글을 게시한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는 소위 '직장 갑질'이 소규모 기업에도 존재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대표에 대한 비방의 목적이 주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