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안 붙였는데…"시너 뿌린 전 남편에게 적용된 죄는?
"불은 안 붙였는데…"시너 뿌린 전 남편에게 적용된 죄는?
대문 밖에서 인화 물질 뿌렸다가, 아들 신고에 현행범 체포
불 안 났어도 '예비죄'로 처벌 가능해⋯5년 이하 징역에 해당
형법상 '예비죄'가 인정되는 범죄 종류는?

이혼한 아내 집에 찾아가 인화 물질을 뿌린 50대 남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셔터스톡
이혼한 아내를 찾아가, 집 앞에 인화 물질인 시너를 뿌린 50대 남성. 다행히 현장을 목격한 아들이 즉각 112 신고를 한 덕에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8일,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해당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집에 불을 지르진 않았고 다친 사람도 없었지만, 이 남성이 입건된 이유가 있었다.
그에게 '방화예비죄'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범죄는 크게 3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누군가 ①범행을 준비하고 ②실행에 착수하면서, 이에 따른 ③범죄 결과가 발생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론 범행에 돌입한 이후부터(②) 처벌이 가능하다(형법 제28조).
그런데 일부 범죄는 단순히 범행을 준비하는 자체만으로(①) 이른바 '예비죄'를 물을 수 있었다. 범행에 사용할 도구를 산다거나, 범행 장소를 살펴보는 행동만 해도 처벌이 되는 것이다.
이 사건 피의자가 저지른 방화예비죄도 여기 해당한다. 형법에 따르면, 불을 지르려고 준비만 했더라도 5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제175조). 전 부인 집에 인화 물질을 뿌린 행위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한 이유다.
이러한 예비죄는 주로 공공의 안전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 경우에 인정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내란(제90조) ▲전쟁 준비(제101조, 제111조) ▲폭발물 사용(제120조) ▲방화·가스 살포(제175조) 같은 행위다. 곧장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는 범죄이기에, 준비만 해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람들이 먹는 물에 독을 타려고 했거나(제197조), 기차나 항공기처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운행을 방해하려 한 행위(제191조)도 예비죄가 적용된다.
사람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는 범죄가 아니라도 예비죄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위조지폐 등을 만들어 유통하려 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제213조).
주요 강력범죄에도 예비죄가 적용된다. 특히, 살인 예비죄(제255조)는 모든 예비죄 중에서 가장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이 경우 10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강도 예비죄(제343조)도 7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고 있어, 예비죄 가운데 중한 처벌을 받는 범죄 중 하나다. 이밖에 인신매매나 미성년자 약취를 하려 했을 때(제296조), 강간을 저지르려 했을 때(제305조의3) 역시 '준비'만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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