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용 테라스를 나만의 워터파크로…사과문으로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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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용 테라스를 나만의 워터파크로…사과문으로 끝날까요?

2022. 07. 11 17:47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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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le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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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층 공용 공간에 개인 수영장 설치한 입주민

다른 입주민 항의에도 아랑곳 않고 물놀이 즐긴 대가는?

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에서 모 입주민이 공용 테라스에 거대한 수영장을 무단 설치해 빈축을 샀다. 다른 입주민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오직 자신만의 물놀이를 즐긴 이 행동의 대가는 무엇일까?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경기도 동탄 신도시의 한 아파트에 워터파크를 방불케 하는 대형 수영장이 등장했다. 아파트 1층 테라스 공용 공간을 모두 차지한 에어바운스(공기 주입형) 수영장은 일부 세대의 창문을 다 가릴 정도로 거대했다.


문제는 이 수영장이 오직 한 입주민의 물놀이를 위해서 임의로 설치됐다는 점이다. 여러 입주민으로부터 민원이 접수되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수영장 철거를 권고했지만 이 역시 묵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영장을 설치한 입주민 A씨는 사건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뒤에야 "공용 공간의 개념을 잘 몰랐다"며 사과글을 올렸다.


하지만 뒤늦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수영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물이 쏟아져 나오며 각종 피해가 이어졌다. 하수구가 막히고 잔디도 물에 잠겨 버린 것. 최근 이처럼 아파트 공용 공간에 개인 물품을 갖다 놓거나 다른 입주민이 이용할 수 없도록 독점해버리는 이른바 '민폐'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 행동, 사과 한마디로 끝날 수 있을까?


이 사건 A씨가 수영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바람에 하수구가 막히고, 잔디밭이 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 사건 A씨가 수영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바람에 하수구가 막히고, 잔디밭이 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변호사들 "다른 입주민들에게 손해배상 해야 할 것"

일단, 한 명의 입주민이 공용 공간을 독점해선 안 된다는 건 법에 명확히 나와 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은 아파트 등의 공용 부분은 입주민 모두의 것이라고 규정한다(제10조 제1항).


이와 관련해 법률사무소 다감의 문창호 변호사는 "집합건물법상 모두가 나눠 쓰는 공간을 혼자서 독점했다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①입주민 모두가 관리비를 내고 사용하는 공용 공간을 독차지하고 ②일정 기간 동안 다른 입주민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점 ③대량의 물을 쏟아버리며 하수구가 막히고 잔디가 훼손된 점 모두 A씨가 끼친 '손해'라고 했다.


이어 문 변호사는 "유사한 사건에서 손해를 끼친 입주민이 다른 입주민들에게 지분 비율에 따라 부당 이득을 반환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바 있다"고 밝혔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다감'의 문창현 변호사, '법무법인 로베이스'의 노민근 변호사, '송앤최 법률사무소'의 최지현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다감'의 문창현 변호사, '법무법인 로베이스'의 노민근 변호사, '송앤최 법률사무소'의 최지현 변호사. /로톡DB


그렇다면, 이 사건의 경우 A씨에게 어떻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관리인이나 입주민 대표회의 등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법무법인 로베이스의 노민근 변호사는 "입주민이 개인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손해액, 인과관계 등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대신 관리인이나 지정된 입주민이 모든 입주민을 대표해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입증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앤최 법률사무소의 최지현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특히 최 변호사는 "경기도 공동주택 관리 규약 준칙을 보면 '입주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시설물 등을 훼손했을 경우 원상회복과 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아파트 역시 이 같은 관리규약을 근거로 A씨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거라는 조언이었다.


재물손괴죄, 공동주택관리법 위반도 적용 가능해

민사상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과태료 처분이나 최대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문창현 변호사는 "A씨가 설치한 수영장 크기 등을 볼 때, 단순히 개인용품을 일시적으로 두고 사용한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며 공동주택관리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아파트 내 시설 등을 정해지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려면 신고와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제35조 제1항 제1호). 이를 지키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제102조 제2항).


형법상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노민근 변호사는 "A씨 행위로 인해 해당 아파트 하수구가 막히고 잔디가 훼손된 상황"이라며 "이 정도라면 공용 공간의 효용이 훼손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노 변호사는 "다수 이웃이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수영장 주인 A씨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이런 경우 재물손괴에 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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