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으로 다리 마비? 입증 가능할까⋯변호사 5명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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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으로 다리 마비? 입증 가능할까⋯변호사 5명에게 물어봤다

2019. 12. 23 20:29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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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언어 폭력으로 아들의 다리 마비됐다" 주장 제기

정신적 스트레스와 다리 마비의 인과관계 입증이 관건

인과관계 입증 두고는 변호사들도 의견 엇갈려

부산의 한 초등학생이 담임교사로부터 지속적인 폭언을 듣고 스트레스로 인해 다리가 마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너 같은 건 사람도 아니다. 더러운 것, 사람도 아닌 놈"


부산의 한 초등학생이 담임교사의 언어 폭력으로 인해 다리가 마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군 부모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이와 같은 폭력이 계속됐다고 했다. 담임 교사가 음료수를 마시거나, 땀을 흘리고 들어왔다는 이유 등을 들어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A군에게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담임 교사의 상습 폭언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A군은 마비 증상 외에도 4종류의 정신적 질환을 겪고 있으며,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군 부모는 해당 교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고 있지만, 교사의 언어폭력 때문에 신체 장애가 발생했다는 인과 관계가 입증돼야 교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번 경우처럼 눈에 드러나지 않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피해도 과연 입증할 수 있을까.


의료 관련 사건을 많이 다뤄본 변호사들과 함께 '다리 마비와 정신적 스트레스의 인과 관계'를 입증할 수 있을지 분석해봤다.


의사 출신 변호사 "인과 관계 증명 가능하다"

의사 출신 변호사들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다리 마비의 인과 관계를 입증할 수 있다고 봤다. A군의 다리 마비는 실제 정신과 진료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이 근거였다.


법률사무소 한종의 박철훈 변호사는 "(A군은) 신체 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것은 정신과에서는 가끔 보이는 질환"이라며 "(A군의) 진료기록부를 봐야 하고, 기존에 신체질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겠지만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다리가 마비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우성의 정필승 변호사도 "(A군의 경우는) 신체화 장애라고 볼 수 있으며, 스트레스에 의한 마비"라고 말했다.


신체화 장애는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와 갈등에 의해 발생한다. 증상은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 빠짐, 두통, 복통 등이다.


의료 전담 변호사 "인과 관계 증명 힘들 것"

반면, 의료 분야 사건을 많이 다뤄본 변호사들은 인과 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봤다.


법무법인 오른의 박석주 변호사는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에 일시적인 마비증상이 올 수는 있지만, 원인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 이유진 법률 사무소'의 이유진 변호사도 "언어폭력으로 인해 하반신 마비가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그 입증을 하기 매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도 "A군이 평소에 언어폭력을 통해서도 신체부위에 마비가 올 수 있는 질환을 앓고 있었고 교사도 이미 그러한 사실을 잘 알았던 경우가 아니라면 법원이 폭행과 하반신 마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반신 마비' 입증은 엇갈려도⋯"정신적 피해 손해배상은 가능"

다만, 변호사들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고 봤다.


박석주 변호사는 "아동복지법 제17호 제5호 등에서는 아동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자를 형사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정서적인 학대행위도 신체적인 학대행위 못지않게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해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면 언어폭력과 신체 손상 사이의 인과 관계를 밝히지는 못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원택 변호사도 "하반신 마비와는 별개로 A군이 입은 정신적 충격과 언어폭력과의 인과관계는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자문

왼쪽부터 '법무법인 오른'의 박석주 변호사, '법률사무소 한종'의 박철훈 변호사, '변호사 이유진 법률사무소'의 이유진 변호사,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 /로톡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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