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입니다" 한 통화에 1억 들고 모텔행 한 장의 포스터가 구한 운명
"검사입니다" 한 통화에 1억 들고 모텔행 한 장의 포스터가 구한 운명
신종 '셀프 감금' 보이스피싱 기승
작은 관심이 만든 기적

경찰의 예방 포스터를 보고 보이스피싱에 속아 모텔에 스스로를 감금했던 30대 남성이 1억 원의 피해를 막았다. / 연합뉴스
30대 직장인 김 모 씨의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휴대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자신을 검사라 밝히고, 그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곧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 위협했다. 공포에 휩싸인 김 씨는 상대방의 지시에 따라 평생 모은 전 재산 1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했다. 두툼한 돈 뭉치를 들고 지정된 모텔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절대 나가지 말고 기다리라. 담당 검사가 곧 도착할 것이다."
모텔 방에서 스스로를 감금한 김 씨. 불안감에 복도를 서성이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멈춰 섰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 장의 포스터였다. "경찰·검사·금감원 직원은 절대 현금 인출이나 모텔 투숙을 지시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뇌리를 스쳤다.
자신의 상황과 포스터 속 경고 문구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새로운 수법, '셀프 감금' 보이스피싱
김 씨는 즉시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추가 피해를 막고 1억 원을 안전하게 보호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피해자를 모텔 등에 고립시켜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채 금전을 갈취하는 '셀프 감금'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검찰, 경찰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을 사칭해 피해자의 경계심을 무너뜨린 후, 합리적 판단을 마비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작은 관심이 만든 기적
김 씨를 구한 것은 모텔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작은 포스터 한 장이었다. 지자체와 경찰이 합동으로 진행한 보이스피싱 예방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김 씨는 "만약 그 포스터를 보지 못했다면 지금쯤 전 재산을 잃었을 것"이라며 경찰에 감사를 전했다.
경찰은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의 작은 관심과 의심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