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찢으면 벌금 올라간다" 선거 벽보 훼손 처벌 사례
"여러 번 찢으면 벌금 올라간다" 선거 벽보 훼손 처벌 사례
대선 앞두고 벽보 훼손 급증, 최고 '징역 2년' 처벌 가능
최고 징역 2년·벌금 400만원까지 처벌 가능

/연합뉴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벽보를 훼손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장난으로 벽보 훼손을 했다가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벽보 훼손은 '징역 2년 이하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
공직선거법 제240조 제1항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이 법에 의한 벽보·현수막 기타 선전시설의 작성·게시·첩부 또는 설치를 방해하거나 이를 훼손·철거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직원 또는 선거사무에 관계있는 공무원이나 경찰공무원이 이러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경우에는 제2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더 무거운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처벌 수준은 어떻게 결정될까
선거 벽보 훼손 행위는 그 유형과 정도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가장 흔한 유형은 손으로 찢거나 훼손하는 단순 훼손 행위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선거 벽보의 얼굴 부분을 지팡이로 찌르는 방법으로 찢어 훼손한 피고인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유예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9. 8. 선고 2021고합157 판결).
판례에 따르면, 여러 번 반복해서 훼손했거나 도구를 미리 준비해서 계획적으로 저지른 경우에는 처벌이 무거워진다. 또, 특정 후보자만 골라서 훼손했다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봐서 형량이 높아질 수 있다. 벽보를 심하게 훼손해서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만들거나, 과거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벌금부터 징역형 집행유예까지, 실제 처벌 사례
도구를 사용한 훼손의 경우 처벌이 더 무거워진다. 쇠조각, 칼, 커터칼 등의 도구를 사용하여 선거 벽보를 훼손한 경우에는 더 높은 벌금이 선고된 바 있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여러 번에 걸쳐 쇠조각으로 선거 벽보를 찢어 훼손한 피고인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의정부지방법원 2017. 7. 12. 선고 2017고합202 판결).
악의적이거나 반복적인 훼손 행위는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같은 장소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특정 후보자의 선거 벽보를 훼손한 경우, 고의성이 강하게 인정될 경우에 형량이 높아질 수 있다. 총 5회에 걸쳐 같은 장소에서 특정 후보자의 선거 벽보를 훼손한 피고인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춘천지방법원 2017. 9. 8. 선고 2017고합74 판결 공직선거법위반).
가장 심각한 사례로는 커터칼로 선거벽보를 훼손하고, 이를 막으려는 사람을 폭행한 경우가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서울고등법원 2023. 2. 9. 선고 2022노2882 판결).
다만, 선거 벽보 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고의가 입증되어야 한다. 서울고등법원은 피고인에게 벽보 훼손의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22. 7. 21. 선고 2021노2483 판결 공직선거법위반).
"선거 벽보 훼손,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
선거 벽보 훼손은 선거인의 알 권리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서울고등법원은 관련 판례에서 "선거벽보는 단순한 재물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가 운영되는 과정에서 선거인들에게 후보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이를 훼손하는 범행은 선거인의 알권리, 선거의 공정성 및 선거관리의 효율성을 해한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한 바 있다.
선거철이 되면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벽보와 현수막이지만, 이를 함부로 훼손하면 생각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