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외국인 구제 길 열렸다…불법체류 통보 전면 면제
임금체불 외국인 구제 길 열렸다…불법체류 통보 전면 면제
'신고하면 추방' 악순환 고리 끊는다

외국인 노동자들 / 연합뉴스
2025년 11월 6일부터 임금체불이나 부당노동 대우 등 피해를 입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공무원의 불법체류 통보 의무가 면제된다.
법무부가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근로 환경 조성과 권리구제 접근성 향상을 위해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다.
기존 '출입국관리법' 제84조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직무 중 외국인의 불법체류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 규정 때문에 임금체불 피해를 입은 외국인 근로자가 신고할 경우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 강제퇴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로 권리구제를 포기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했다.
이는 울산지방법원 판례에서 외국인 근로자 51명의 퇴직금 6억여 원이 체불되거나, 창원지방법원 판례에서 취업 자격 없는 외국인을 고용하고 임금을 체불한 사례 등에서 보듯 임금체불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제도 시행으로 근로감독관이 임금체불 피해 외국인에 대해 통보 의무를 적용하지 않게 된다. 기존 통보 의무 면제 대상이 유치원생, 환자, 아동, 범죄 피해자 등이었던 것에 임금체불 피해 외국인 근로자가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인간의 존엄'에 근거한 결정: 불법체류 신분에도 근로의 권리는 보장된다
법무부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행정 편의를 넘어선 헌법적 요청에 기반을 두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외국인에게도 근로의 권리에 관한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특히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권리로서 외국인에게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는 건강한 작업 환경, 정당한 보수, 합리적인 근로 조건의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국내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 지급,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 보장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는 대법원 판례를 통해 명확히 확인된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통보 의무 면제 제도는 불법체류라는 취약한 지위를 악용한 사용자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최소한의 근로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통보 의무 면제 이후: 체불임금 수령을 위한 실질적 '해결책'
통보 의무 면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는 강제퇴거에 대한 우려 없이 권리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되었다. 임금체불 피해 외국인 근로자가 임금을 받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주요 법적 수단은 다음과 같다.
- 민사상 임금청구 소송: 사용자의 사업장 소재지 또는 외국인 근로자 본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 형사사건 처리: 근로기준법 위반(임금체불 등)에 대한 수사는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청의 근로감독관이 수행하며, 사용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 체당금 및 소액체당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하여 체불 임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체당금 제도나, 1,000만 원 한도 내에서 미리 지급받는 소액체당금지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 배상금의 구성: 승소 시 미지급된 임금 원금 외에, 연 20%의 지연 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명백한 고의 체불 등의 경우 3배 이내의 손해배상금까지 청구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이번 제도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며, 앞으로도 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적극 대응하여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