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너도 만나, 나도 만날게"…약속 뒤집고 상간녀 소송 건 아내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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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너도 만나, 나도 만날게"…약속 뒤집고 상간녀 소송 건 아내의 최후

2025. 09. 07 14:3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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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미 파탄난 관계, 부정행위가 원인 아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부가 서로 다른 이성과의 만남을 허락하는 열린 관계에 합의했다. 하지만 막상 남편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기자 아내는 말을 바꿨다. 아내는 남편의 연인을 상대로 "가정을 파탄 냈다"며 3천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상식적으로는 명백해 보이는 상간녀 소송. 하지만 법원은 아내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수원지방법원 남요섭 판사는 아내 A씨가 남편 B씨의 연인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다고 지난 8월 21일 판결했다. 소송비용까지 모두 패소한 아내가 부담하게 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21년 12월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부부였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4년 1월부터 이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고, 그해 8월에는 재산분할 등 구체적인 이혼 서류 작성에 대한 대화까지 나눴다.


남편이 새로운 연인을 만난 것은 그 무렵인 2024년 8월. C씨는 남편 B씨에게 법률상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10월부터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여기까지 보면 아내의 상간녀 소송은 지극히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아내 A씨가 남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결정적인 증거로 등장했다. A씨는 남편에게 "어차피 우리 이혼하는데 상관없겠지만 그동안 고마웠다. 잘 지내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심지어 남편이 다른 여성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내가 빨리 정리해줘야 하는 거지? 둘 사이에 방해꾼 된 기분이라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결정적인 대화는 '열린 관계'를 직접 언급한 부분이었다. 남편이 "서로 다른 사람 만나는 거 인정하기로 했음 그렇게 하는 거지"라고 말하자, A씨는 "그래서 내가 거슬리고 너네 둘 사이 걸림돌이야?"라고 답했다.


법원 "이미 깨진 그릇, 부정행위가 파탄 원인 아냐"

재판부는 이러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남편과 연인 C씨의 교제가 시작될 무렵에는 이미 A씨 부부의 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난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우리 대법원은 제3자와의 부정행위가 불법행위로 인정되려면, 그 행위가 유지되고 있던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해야 한다고 본다(대법원 2011므2997 판결). 즉, 이미 깨져버린 그릇은 다시 깨뜨릴 수 없듯, 실질적으로 이혼 상태에 이른 부부 관계에서 한쪽이 다른 사람을 만났다고 해서 이를 혼인 파탄의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는 의미다.


남요섭 판사는 한발 더 나아가, 두 사람 사이에 "제3자와의 교제를 용인하자는 합의까지 이루어졌다"고 봤다. 결국 남편의 새로운 연애가 혼인 관계를 파탄시킨 것이 아니라, 이미 파탄 난 관계의 결과물일 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연인 C씨의 행동은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아내 A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도 없다고 결론 내렸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2024가단614435 판결문 (2025. 8. 21.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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