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무시한 덤프트럭에 초등생 숨졌지만…솜방망이 처벌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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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무시한 덤프트럭에 초등생 숨졌지만…솜방망이 처벌 가능성 크다

2021. 12. 08 10:19 작성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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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앞 일시 정지, 의무인데도 '무정차' 우회전한 트럭 기사

유사 사망사고 반복되지만, 음주·무면허 아닌 이상 집행유예

지난 주말 축구교실을 마치고 성당을 가던 11살 아이는 신호위반 덤프트럭에 치여 영영 돌아올 수 없게 됐다. /SBS 뉴스 캡처

지난 4일, 축구교실을 마친 뒤 성당을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11살 아이. 그러나 아이는 성당은 물론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영영 돌아갈 수 없었다. 덤프트럭이 보행신호를 무시한 채 무정차로 우회전을 하다가 아이를 그대로 들이받았기 때문.


아이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트럭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횡단보도 위 보행자를 보호하지 않는 행위는 '12대 중과실'에 해당한다. 또한, 우회전을 할 때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 해야 하는 건 운전 매너가 아니라, 도로교통법상 운전자가 지켜야 할 법적 의무다(제27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르면, 이를 위반해 사람을 다치거나 죽게 만들면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3조).


위법 운전을 한 운전자가 처벌을 받더라도, 숨진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심지어 가해 운전자가 받을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신호위반 횡단보도 사망사고⋯대부분 집행유예였다

대법원이 공개한 최근 2년치 판결문을 살펴봤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횡단보도 위 보행자 보호 의무를 어긴 경우를 먼저 추렸다. 여기에서 이 사건처럼 '우회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낸 사례를 한 번 더 살폈다.


총 20건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이중 운전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5건뿐이었다.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은 사례도 징역 2년에 그쳤다. 혈중알코올농도 0.091%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사람을 죽게 만든 덤프트럭 운전자였다. 그 외에는 무면허운전 등을 한 정도여야 겨우 실형이 나왔다. 나머지는 모두 집행유예였다.


지난 10월에도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고를 내 재판에 넘겨진 사람이 있었다. 중장비 운전자 A씨는 달리던 속도 그대로 우회전하다가, 보행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피해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인천지법은 A씨에게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 8월, 대구지법에서도 비슷한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덤프트럭 운전자 B씨는 한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역시나 신호를 무시하고, 보행자를 살피지 않아 벌어진 사고였다. 이 사건 피해자도 현장에서 사망했지만, 재판부의 선택은 금고 10월, 집행유예 2년이었다.


한낮에 파란불에 맞춰 길을 건너던 보행자를 사망하게 했는데도 그랬다. 이러한 판결 추이에 비춰보면, 이번 사건 가해자 역시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이 아닌 이상 집행유예로 풀려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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