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서 '군복 행진'한 중국인들, 선 넘었어도 처벌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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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서 '군복 행진'한 중국인들, 선 넘었어도 처벌은 못한다

2025. 11. 07 17:2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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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서 100여 명 군가 맞춰 행진

현행법상 직접 처벌 조항 없어

집시법 위반도 목적 불분명해 애매

100여 명의 중국인들이 중국 군가에 맞춰 행진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한복판인 한강공원에서 100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군복 차림으로 군가를 부르며 행진하는 모습이 포착돼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를 얕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만, 이들을 현행법으로 직접 제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4일 중국 SNS '더우인'을 통해 처음 공개된 영상은 '2024 한국(한강)국제걷기교류전'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담았다. 영상 속 100여 명의 참가자 중 일부는 얼룩무늬 군복 상·하의에 모자까지 착용했다. 이들은 붉은 깃발을 들고 중국 군가로 추정되는 음악에 맞춰 행진했다.


누리꾼들은 "일본 자위대가 와서 저런 행동을 했다면 어떻겠느냐", "기가 찬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근 경기 여주오곡나루축제에서도 중국 인민해방군 깃발과 군 행진 영상이 상영돼 주최 측이 공식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국민 정서와는 별개로, 이들의 행위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직접 처벌은 사실상 어렵다.


군복단속법 위반?..."대한민국 군복 아니라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법은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이하 군복단속법)이다. 이 법은 "군인이 아닌 자는 군복을 착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며, 위반 시 1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이 법은 '대한민국 군복'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이 착용한 중국 군복은 이 법의 규제 대상에 직접 해당하지 않는다.


'유사군복' 착용 금지 조항도 있다. "누구든지 유사군복을 착용하여 군인과 식별이 곤란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 조항을 현재 대한민국 군인이 착용하는 군복과 식별이 곤란한 경우로 한정해 해석한다. 중국 군복은 한국 군복과 외관상 구별이 가능하므로, 이 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집시법 위반?..."친목 행사와 시위의 경계"

그렇다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은 아닐까?


100여 명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공원을 행진한 것은,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라는 '시위'의 법적 정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만약 이 행위가 시위라면, 48시간 전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없이 시위를 했다면 주최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애매하다. 이번 행사는 '걷기 동호회'의 교류전 형식을 띠었다. 처벌을 위해서는 이들의 목적이 단순한 친목 도모가 아닌, 특정 정치적·사회적 의견을 표명하기 위한 시위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단순 걷기 행사였다면 집시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경범죄?... "신분 사칭으로 보기 어려워"

"자격이 없으면서 법령에 따라 정하여진 제복을 사용한 사람"을 처벌하는 경범죄처벌법 조항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이들이 단순히 군복 스타일의 의상을 입은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을 중국 군인이라고 거짓으로 꾸며 댄(사칭)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단순히 옷을 입은 것만으로 신분을 사칭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현행법상 외국인이 자국의 군복을 입고 공공장소에서 행진하는 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명확한 조항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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