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현, 전 소속사 상대 정산금 소송…단순 미지급 넘어 사기·횡령 혐의 성립하려면
김다현, 전 소속사 상대 정산금 소송…단순 미지급 넘어 사기·횡령 혐의 성립하려면
단순 미지급은 민사 영역
사기·횡령 성립엔 '고의성' 입증이 관건

가수 김다현이 전 소속사를 상대로 정산금 미지급 문제를 제기하며, 민사 소송과 함께 사기·횡령 혐의로 형사 고소에 나섰다. /김다현 인스타그램
가수 김다현(16)이 전 소속사를 상대로 정산금 미지급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분쟁 중심에 섰다. 김 양 측은 단순히 돈을 달라는 민사 소송을 넘어, 전 소속사 대표들을 사기 및 횡령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대중의 눈에는 "일 시키고 돈 안 주면 당연히 사기꾼 아니냐"고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법정의 시계는 대중의 상식보다 훨씬 냉정하고 복잡하게 돌아간다. 과연 10대 가수의 땀방울 값은 법적으로 사기와 횡령의 영역에서 구제받을 수 있을까.
민사와 형사의 결정적 차이
먼저 김 양 측의 주장을 살펴보자. 현 소속사에 따르면 전 소속사는 지난해 9~10월 활동분에 대한 수익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김 양 측은 미지급 정산금에 대한 지급명령 신청(민사)과 함께 사기·횡령 혐의 고소(형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고의성'이다. 법적으로 돈을 갚지 않는 행위 자체가 바로 범죄가 되지는 않는다. 민법상 채무불이행은 손해배상 대상일 뿐, 감옥에 갈 일은 아니다.
형사 처벌 대상인 '사기'가 되려면, 계약 당시부터 돈을 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김 양을 속여서 활동하게 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즉, "처음부터 떼먹으려고 작정했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만약 전 소속사가 "주려고 했는데 경영이 갑자기 어려워져서 못 줬다"고 항변하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사기죄 성립은 어렵다.
내 몫의 돈, 딴 주머니로 갔다면?… 횡령죄 성립 가능
연예인 정산금 분쟁에서 더 치명적인 혐의는 '횡령'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구조상 소속사는 방송사나 행사 주최 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보관하다가, 계약된 비율만큼 아티스트에게 나눠준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는 아티스트의 몫을 잠시 보관하는 자의 지위를 갖는다. 만약 전 소속사가 김 양의 몫으로 들어온 돈을 회사 빚을 갚거나 대표 개인 용도로 써버렸다면, 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다가 횡령한 것이 되어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전 소속사가 "회사 운영 자금 전체가 말라서 줄 돈이 없었을 뿐, 김다현의 돈을 따로 빼돌린 건 아니다"라고 입증한다면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되지 않아 횡령죄를 피할 가능성이 생긴다.
16세 미성년자인데… 특별한 보호법은 없나
김다현 양은 2009년생, 만 16세의 미성년자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은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계약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정당한 이유 없이 보수를 지급하지 않으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행정적 제재(과태료)일 뿐, 정산금 미지급 자체를 형사 처벌하는 특별 조항은 아니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범죄라는 점이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는 있으나, 범죄 성립 여부 자체는 성인과 똑같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김 양 측이 민사와 형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전형적이고 강력한 압박 전술이다. 형사 고소를 통해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수사기관을 통해 자금 내역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