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PC에 같은 반 여학생 딥페이크물이…"범인은 우리 교실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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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PC에 같은 반 여학생 딥페이크물이…"범인은 우리 교실 안에 있다"

2025. 11. 19 13:4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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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예고" 메모까지…지난해 소변 테러도

학교는 "범인 못 잡는다" 방치…법적 책임은?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 공용 PC에서 여학생의 사진을 조작한 딥페이크 이미지와 성적 표현이 담긴 글이 발견됐다. /'JTBC News' 유튜브 캡처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 학급 공용 노트북을 켠 학생은 바탕화면 폴더를 무심코 열었다가 같은 반 여학생의 얼굴이 합성된 나체 사진을 발견했다. 옆에는 또 다른 여학생의 학번과 함께 "염산으로 옷을 녹여버리고 성폭행하겠다"는 끔찍한 예고 글이 적힌 메모장도 있었다.


학생은 즉시 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피해 학생들에게도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사진과 글이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았지만, 피해 학생들은 극심한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다.


JTBC '사건반장' 방송에 따르면,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학급에서 성범죄 피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여학생들의 실내화와 책상에 소변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뿌려지고, 거울에 성희롱 문구가 적히는 등 테러가 반복되어 왔다.


학교라는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이 디지털 성범죄의 사각지대가 되어버린 이 사건, 가해 학생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며 피해 학생들은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을까.


딥페이크 제작·소지, 징역형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다. 가해 학생은 피해 여학생의 SNS 프로필 사진을 도용해 나체 사진과 정교하게 합성했다. 이는 단순한 장난이나 괴롭힘을 넘어선 명백한 중범죄다.


허위영상물 편집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사람의 얼굴·신체를 대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로 편집·합성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가해 학생이 직접 합성을 했든, 누군가에게 의뢰했든 이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


허위영상물 소지죄(동법 제14조의2 제4항)는 제작한 합성물을 공용 노트북에 저장해 소지한 행위만으로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대상이다.


여기에 더해 메모장에 적힌 '성폭행 예고'는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하므로 협박죄(형법 제283조)와 촬영물 이용 협박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까지 적용될 수 있다. 법원은 최근 딥페이크 범죄에 대해 "인격을 살해하는 행위"라며 엄벌하는 추세다.


여학생의 성폭행을 예고하는 메모 일부 모습. /'JTBC News' 유튜브 캡처
여학생의 성폭행을 예고하는 메모 일부 모습. /'JTBC News' 유튜브 캡처


촉법소년? 아니다...형사 처벌 가능한 '범죄 소년'

가해자가 학생이라는 점 때문에 "어차피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가해 학생이 고등학생이라면 만 14세 이상이므로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


소년법상 '범죄 소년'으로 분류되어, 검사의 판단에 따라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어 보호처분(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등)을 받을 수도 있지만,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일반 형사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가 반복된 경우, 법원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못 잡는다"며 방치한 학교...'안전배려의무 위반' 책임 물을 수 있어

피해 학생들의 분노를 키운 건 학교의 태도였다. 지난해 '소변 테러' 당시 학생들이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교사는 "범인을 찾기 힘들 것 같다"며 미온적으로 대응했고 경찰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피해 학생들은 증거물인 실내화를 버려야 했고, DNA 검사 기회마저 날렸다.


학교 측의 이러한 대응은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전한 교육 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다. 과거 사건 발생 시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조치했다면 이번 딥페이크 범죄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는 가해 학생과 부모 뿐만 아니라,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를 검토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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