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설리 유산, 이혼 후 남남 같던 아빠가 왜 다 가져가죠? 법적으로 따져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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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설리 유산, 이혼 후 남남 같던 아빠가 왜 다 가져가죠? 법적으로 따져봤습니다

2020. 01. 19 02:06 작성2020. 01. 20 17: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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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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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유산 문제 두고 이혼한 친아빠 vs. 친오빠 갈등

법정에서 싸우면 친아빠가 이길 확률 100%, 그 이유는?

설리가 세상을 뜨기 전 활동하던 당시의 모습(왼쪽)과 설리의 친오빠가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SM 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설리의 친오빠가 설리의 유산 문제에 대한 친부(親父)의 행동을 비판했다. "동생 묘에는 오지도 않은 사람이 유산 문제를 주변 지인에게 공유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설리의 친부가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글을 올린 설리의 친오빠는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까지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던 반면, 친부는 설리가 어렸을 때 친모와 이혼한 후 왕래가 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리 친오빠인 A씨가 친부를 "남남"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질적으로 가족 같지 않았던 친부와 가족이었던 친오빠 사이의 갈등인 셈이다. 설리의 팬들은 친오빠 주장에 우호적이다. 어렸을 때 설리 곁을 떠난 친부가 그녀의 재산을 나눠 갖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보면 친부의 힘이 친오빠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고 한다. 세법 전문가들은 "강한 정도가 아니라 두 사람이 싸우면 친부가 이길 확률이 100%"라고 말한다.


"천국으로 먼저 간 딸이 남긴 유산이 있습니다" 문자로 시작된 갈등

설리의 친오빠 A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는 내 동생으로 인한 슬픔을 혼자 안고 가고 싶은데, 어떻게 친부라는 사람이 동생의 슬픔도 아닌 유산으로 인한 문제를 본인의 지인들에게 공유할 수 있나, 동생 묘에는 다녀오시지도 않으신 분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사적인 거 공유하기 싫지만 말과 행동이 다른 본새가 드러나시는 분은 박제입니다. 남남이면 제발 남처럼 사세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지인들에게 공유했다는 문자 메시지 캡처본을 함께 올렸다. 캡처 이미지 안에는 "나에게는 천국으로 먼저 간 딸내미가 이 땅에 남긴 유산이 있습니다. 어제 그 유산 상속 문제로 남남이 된 아이들 엄마와 전화로 다툼이 있었습니다. 나는 딸내미가 남기고 간 소중한 유산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고 천국에서 기뻐할 딸내미의 유지를 받들어 사회에 환원되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배우자⋅자녀 없이 사망하면, 부모가 상속 대상 '1순위'
일반적으로 상속재산은 그 배우자와 자녀에게 돌아간다. 그런데 설리는 배우자도 자녀도 없다. 이 경우 재산은 부모에게 상속된다. 형제⋅자매들의 분배 비율은 어떻게 될까. 놀랍게도 형제⋅자매 몫은 없다. "부모에게 전부 돌아간다"고 한다.


형제⋅자매는 상속 당시 부모까지 모두 사망했을 경우에만 상속 대상이 된다. 설리의 경우 부모가 모두 살아있었으므로 형제⋅자매는 한 푼도 상속받지 못한다.


이렇게 상속이 결정되는 이유는 민법에 있다.


민법은 "상속은 순위대로 정해지며, 앞선 순위에서 상속이 이루어지면 나머지 상속인은 후순위가 되어 상속받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1순위 상속인이 있으면 나머지 2~4순위 상속인은 상속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① 사망한 사람의 직계비속(자녀 등) 및 법률상 배우자

② 사망한 사람의 직계존속(부모 등) 및 법률상 배우자

③ 사망한 사람의 형제⋅자매

④ 사망한 사람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모 등)


결국 설리의 경우 부모가 유산을 모두 가져간다. 2순위에서 상속인이 결정됐으니 3순위인 형제⋅자매는 상속받지 못한다.


친아빠가 상속받지 못하게 할 방법은 별도의 '유언장'뿐

설리 팬들의 바람대로 친부가 유산을 가져가지 못하게 만들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설리가 별도의 유언장을 작성해둔 게 아니라면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무법인 천명의 경태현 변호사는 "어머니에게 전부 상속하고 싶다면 별도 '유언장'을 작성해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망 후 재산을 상속할 때 아버지는 제외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의미한다.


유언장의 형식도 중요하다. 흔히들 작성하는 자필 유언장은 상속에서 제외되는 사람의 동의가 필요한데, 그런 동의가 없었다면 향후 소송(유언효력확인의 소)으로 가는 등 복잡해질 수 있다고 한다.


경 변호사는 "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은 (상속에서 제외되는 사람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그런 동의가 필요 없는 공증 유언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설리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심경을 적은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적 상속 원칙에 대한 '유언장'은 없었다고 한다. 이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친부의 유산 상속을 막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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