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무섭노" 한마디가 일베?…정치권 참전한 사투리 논란, 법의 잣대로 보면
리센느 "무섭노" 한마디가 일베?…정치권 참전한 사투리 논란, 법의 잣대로 보면
걸그룹 리센느 멤버 발언 두고 조국·이준석 등 정치권 대리전
대법원 판례 "다의적 표현은 맥락과 의도로 판단"
일베 단정 어려워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가 유튜브에서 '무섭노'라고 말하는 장면. /연합뉴스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가 무심코 내뱉은 "무섭노"라는 한마디를 두고 정치권까지 참전하며 거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사투리와 특정 커뮤니티(일베)의 혐오 표현이라는 공격이 맞붙은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이 사안을 두고 "단순한 말꼬리 잡기를 넘어 인격권 침해와 불법행위 경계선에 있는 쟁점"이라고 평가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걸그룹 '리센느'의 유튜브 영상이었다. 어두운 방으로 향하던 중 촬영 PD가 "무섭노"라고 말하자, 멤버 원이가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맞장구친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SNS에 '일베 감별법'을 공유하며 사실상 해당 발언을 저격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국민 55.8%가 사투리로 보는 표현을 근거로 낙인찍기를 한다"며 정면 비판에 나섰다.
사투리와 혐오 표현, 법은 어떻게 구분할까
가장 큰 의문은 현행법상 지역 사투리와 혐오 표현을 가르는 명확한 잣대가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계적인 법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대법원 판례(2017도19229)를 통해 법원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대법원은 특정 단어가 다의적이거나 신조어일 경우 "발화 경위와 동기, 의도, 구체적인 맥락을 종합하여 의미를 확정하고 모욕에 해당하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무섭노' 역시 경상도 방언으로도, 일베 용어로도 해석될 수 있는 다의적 표현이다. 즉, 단어 자체의 형태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도로 썼는가가 법적 판단 핵심이다.
법정으로 간다면? "일베 용어 사용으로 보기 어렵다"
만약 이 사안이 법정으로 향한다면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 법조계는 원이의 발언을 혐오 표현(일베 용어)으로 단정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발화 맥락이 뚜렷하다. 영상 속에서 PD가 먼저 해당 표현을 썼고, 원이는 대화 흐름상 자연스럽게 맞장구를 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개혁연구원의 여론조사에서 20~30대의 78%가 이를 사투리로 응답한 사실 역시, 해당 표현이 사회 통념상 혐오 목적의 일베 용어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참고 자료가 된다.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을 받는 공적 존재이긴 하나, 그렇다고 해서 근거 없는 사상적 낙인이나 모욕적 프레임까지 무제한으로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인격권 보호를 저울질할 것이다. 만약 특정인의 발언이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어린 연예인에 대한 '심히 경솔한 공격'이자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혐오 조장'으로 평가된다면, 위자료 배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섣부른 혐오 감별이 자칫 법정에서 값비싼 청구서로 되돌아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