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11)] 꿈☆을 이루게 하는 도우미
[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11)] 꿈☆을 이루게 하는 도우미
의사표시와 법률행위, 법률효과
![[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11)] 꿈☆을 이루게 하는 도우미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2020-07-03T11.06.56.313_536.jpg?q=80&s=832x832)
사람은 평생 뭔가 자기의 의사를 표시하면서 살아간다. 이를 법적으로 의미 없는 것과 법적인 의미가 있는 것, 이렇게 두 종류로 나눠볼 수 있다. /셔터스톡
어린아이가 엄마보고 "배고프다"고 말한다. 젊은이가 여친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아파트 주인이 "내 아파트를 5억에 팔겠다"고 말한다. 노인이 죽음에 임박해서 "내 재산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사람은 평생 뭔가 자기의 의사를 표시하면서 살아간다.
우리가 평소에 하는 온갖 의사표시를 법률가들은 두 종류로 나눈다. 법적으로 의미 없는 것과 법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개인의 사생활이나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의사표시는 그로써 법적으로 무슨 권리를 갖게 되거나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는 법적 효과가 생기지 않는다. 국가가 법률로써 개인의 생활을 규율하거나 간섭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에게 결혼기념일에 선물을 해야 한다고 법으로 정할 수는 없고 정해서도 안 된다.
그와는 달리 사람의 의사표시가 단순히 개인의 사생활을 넘어서 다른 사람의 재산권이나 생명, 신분, 명예, 신체 등과 관련되어서 법이 힘을 보태거나 제한을 가해야 할 경우가 있다. 남편이 아내에게 장신구를 선물하기로 약속하는 것은 굳이 법으로 규율할 필요가 없지만, 그 남편이 보석상에 가서 장신구를 구입하기로 한 계약은 법이 그 효력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 거래가 불안해져서 거래에 장애가 된다. 그러므로 액수가 많건, 적건 이러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의사표시에는 법적인 의미가 부여된다.
우리 민사법은 권리주체인 사람의 의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자기의 법률관계를 자유로운 의사로써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개인의사 자치', 즉 '사적자치(私的自治)'를 대원칙으로 인정하고, 그에 따라 '계약자유의 원칙'도 인정한다. 사람의 의사는 속마음으로 갖고 있어서는 의미가 없고, 표시되어야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그리고 표시된 의사는 법률행위를 이루어서 법에 의하여 효과가 생긴다.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하려고 보석상에 가서 사파이어 반지를 보고 마음에 들어 100만원에 사고 싶다고 의사표시를 하고, 보석상이 그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를 하면 매매계약이 체결된다. 이 매매계약이 법률행위이다.
그러면 계약의 내용에 따라서 매수인은 그 반지의 소유권을 넘겨받을 권리를 갖게 되고, 매매대금을 매도인에게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반대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서 매매대금을 받을 권리를 갖게 되고, 그 반지를 매수인에게 넘겨줄 의무를 부담한다. 이처럼 계약 당사자에게 권리와 의무가 생기는 효과를 법률효과라고 한다. 이처럼 계약의 경우에는 두 개의 의사표시가 합치되어 하나의 법률행위가 이루어지고, 그러한 법률행위를 함으로써 권리와 의무가, 즉 법률효과가 생긴다. 이처럼 권리주체의 권리⋅의무를 규정한 기본적 법률이 민법이다.
그런데 만일 매수인이 반지를 가져가고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매수인이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매도인의 권리를 침해한 위법한 행위이다. 권리침해를 당한 매도인은 법의 힘을 빌려 국가에 강제력 행사를 청구하게 된다(마음 같아서는 당장 매수인에게 쳐들어가서 반지를 빼앗아 오고 싶겠지만 이러한 자력구제는 원칙적으로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 매도인이 국가의 강제력으로 권리를 실현하는 방법을 정한 법이 민사소송법과 민사집행법이다. 결국 민사법은 매수인과 매도인의 의사표시로 체결된 계약의 내용이 그대로 실현되도록, 즉 계약 당사자들이 애초에 원한 의사가 그대로 실현되도록 힘을 보태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간략히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의사표시 → 법률행위 → 법률효과 → 강제실현'
이처럼 민사법은 개인이 법적 의미가 있는 의사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그 의사가 최대한 이루어지도록 국가의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뒷받침해 주는 법 분야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법률관계를 맺으면서, 이러한 관계가 잘 이루어지도록 뒷받침하는 민사법 덕분에 자유롭게, 안심하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매일 공기를 호흡하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