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수술비'라며 돈 빌려간 온라인 지인, 이름도 가짜였다면?
'아버지 수술비'라며 돈 빌려간 온라인 지인, 이름도 가짜였다면?
계좌는 다른 사람 명의, 연락처도 허위 의심
상대 정보 몰라도 고소·돈 회수 가능할까

'아버지 수술비'를 핑계로 돈을 빌린 온라인 지인의 이름이 가짜였다면 사기죄 고소와 함께 형사·민사 대응이 가능하다. /셔터스톡
온라인에서 알게 된 지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돈을 빌려준 A씨. 상대방 B씨는 '아버지 수술비', '통장 압류' 등 딱한 사정을 댔지만, 약속한 변제일이 지나도 돈을 갚지 않았다.
수상하게 여긴 A씨가 알아보니 B씨의 이름과 연락처는 가짜일 가능성이 높았고, 돈을 보낸 계좌 역시 다른 사람의 명의였다. 심지어 B씨는 카카오톡 계정까지 탈퇴했다.
아는 것이라곤 B씨가 사용하던 가짜 정보와 계좌번호뿐인 상황. A씨는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하고 빌려준 돈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이름 몰라도 계좌번호로 추적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B씨의 정확한 인적사항을 몰라도 형사 고소는 가능하다.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이 계좌번호나 통신 기록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정확한 이름과 연락처를 모르더라도 고소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사기관은 계좌번호, 사용된 전화번호, 메신저 계정 정보 등을 단서로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히 돈을 갚지 않은 것을 넘어,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속였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사기죄 성립 관건이다.
법무법인 의담 박상우 변호사는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데도 허위 사유를 반복적으로 말하며 돈을 받았다면 사기 고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B씨가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사용하고, 여러 거짓 사유를 댄 점 등은 처음부터 속일 의도, 즉 기망행위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될 수 있다.
'고소=피해 회복' 아냐…형사 압박과 민사 소송 병행해야
형사 고소로 B씨가 처벌받게 되더라도 A씨의 피해 금액이 자동으로 회수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형사 절차와 민사상 피해 회복은 별개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수사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데에 사건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며 형사 절차가 채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줘 합의를 유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고소만으로 전액 회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에서 반환 청구를 병행해야 하고, 필요하면 내용증명, 지급명령, 본안소송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현재 B씨와 연락이 닿는다면 추가 송금은 중단하고, 대화 기록과 이체 내역 등 증거를 모두 확보해 법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