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품 이미지 AI로 바꿔 쓰는 경쟁사…저작권 침해로 고소 가능한가요?
내 상품 이미지 AI로 바꿔 쓰는 경쟁사…저작권 침해로 고소 가능한가요?
법조계 “핵심 특징 같다면 명백한 침해”
형사고소·법정손해배상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공들여 만든 내 상품 이미지를 경쟁사들이 인공지능(AI)으로 교묘히 바꿔 쓰고 있다면? 저작권 등록까지 마쳤지만 AI 변형이라는 낯선 수법에 발만 동동 구르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AI 손길을 거쳤더라도 원본의 창작적 표현이 남아있다면 명백한 저작권 침해이며,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가 모두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피땀 어린 ‘고스트컷’, AI가 훔쳐갔다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가 A씨는 최근 눈앞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했다.
지난해 비용을 들여 제작한 제품 이미지, 일명 ‘고스트컷(배경을 투명하게 제거한 이미지)’을 동종 업계 경쟁사들이 버젓이 자사 제품 썸네일과 상세페이지에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괘씸한 것은 원본을 그대로 쓴 것도 아니고, AI 툴을 이용해 형태만 살짝 바꾼 교묘한 방식이었다. A씨는 이미 해당 이미지가 포함된 상세페이지 전체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편집저작물’로 정식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AI 변형도 창작?…법조계의 명쾌한 답변
상대방이 “AI가 바꾼 것이니 표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AI를 이용한 변형이 저작권 침해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저작권 침해는 원본을 베꼈다는 ‘의거성’과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도아 오수비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여 볼 수 있고, AI로 형태를 일부 바꾸었더라도 원본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높고, 구도·스타일·형태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면 침해로 판단될 수 있으며, 2차적저작물 작성권 침해 또한 문제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원본을 무단 복제하는 복제권 침해는 물론, 원본을 기초로 새 창작성을 더한 2차적저작물 작성권 침해까지 성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교자료 없으면 주장 약해”…승패 좌우할 증거 목록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면 무엇보다 체계적인 증거 확보가 관건이다. A씨가 이미 확보한 외부 제작 의뢰 영수증, 원본 파일, 저작권 등록증, URL과 날짜가 포함된 침해 화면 캡처는 핵심적인 증거다.
여기에 더해 변호사들은 소송 설득력을 높일 결정적 한 방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단순히 비슷하다는 주장만으로는 약하고, 원본과 침해물을 나란히 놓고 동일한 요소를 표시한 비교자료가 있어야 고소장이 힘을 가집니다”라고 강조했다.
원본 파일 제작일시가 담긴 메타데이터 정보, 여러 플랫폼에 걸친 침해 정황을 담은 영상 녹화 등도 증거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형사고소 넘어 법정손해배상 카드까지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특히 A씨처럼 저작물을 사전에 등록한 경우, 실제 손해액을 일일이 입증하지 않아도 법원이 정한 금액을 배상받는 ‘법정손해배상’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침해된 각 저작물마다 1천만 원(영리를 목적으로 고의 침해한 경우 5천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침해행위가 발생하기 전에 저작권 등록을 마친 A씨는 이 요건을 충족하므로, 보다 효과적인 권리 구제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