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의 소송대리권 제한 및 변호사와 공동소송대리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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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의 소송대리권 제한 및 변호사와 공동소송대리권 문제

2022. 06. 22 13:30 작성
정형근 교수의 썸네일 이미지
hkjung@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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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2. 8. 23. 2010헌마740 변리사법 제8조 등 위헌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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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헌법재판소 결정

【판시사항】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침해금지 등의 민사소송(이하 '특허침해소송'이라 한다)에서 변리사에게 소송대리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구 변리사법(2004. 12. 31. 법률 제7289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리사라는 자격제도의 형성에 관련된 것이므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어 그 내용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규정된 경우에만 위헌이라고 할 것이다. 심결취소소송에서는 특허권 등 자체에 관한 전문적 내용의 쟁점이 소송의 핵심이 되므로, 이에 대한 전문가인 변리사가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특허침해소송은 고도의 법률지식 및 공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소송으로, 변호사 소송대리원칙(민사소송법 제87조)이 적용되어야 하는 일반 민사소송의 영역이므로,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변호사에게만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를 허용하는 것은 그 합리성이 인정되며 입법재량의 범위 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특허침해소송을 변리사가 예외적으로 소송대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된 범위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것은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동흡의 보충의견

특허침해소송은 특허권 등의 침해 여부를 쟁점으로 하는 소송으로 그 대상물의 발명·고안의 구성요건, 그 신규성이나 진보성 등의 판단 및 첨단기술의 실체파악 없이는 사안의 정확한 판단이 불가능한 전문성이 있는 사건이다. 따라서 입법자로서는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법률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신뢰성이 높은 능력담보조치를 강구한 후에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를 허용함으로써 소송의 신속화 및 전문화를 도모하고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도록 입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심판대상조문】

구 변리사법(2004. 12. 31. 법률 제7289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소송대리인이 될 자격)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주 문】

1. 청구인 윤○삼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2.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모두 특허청에 등록된 변리사들이다. 청구인들은 법원이 변리사법 제8조 중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 부분에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침해금지 등의 민사소송(이하 '특허침해소송'이라 한다)이 포함되지 아니하고, 민사소송법 제87조 중 '법률에 따라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부분에 '변리사법 제8조에 따라 특허침해소송을 대리하는 변리사'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여 그 결과 청구인들로 하여금 특허침해소송에서 소송대리를 할 수 없게 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 등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2010. 12.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구 변리사법(2004. 12. 31. 법률 제7289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개정된 것) 제87조를 이 사건 심판청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변리사인 청구인들에게 소송대리인의 자격을 부여할지 여부와 소송대리가 허용되는 소송의 범위는 변리사법 제8조에 의하여 규율되어 있고, 청구인들의 주장 내용도 비변호사의 소송대리 금지 전체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변리사에게 허용되는 소송대리의 범위에서 특허침해소송을 배제하고 있는 것을 다투는 취지이므로 민사소송법 제87조는 심판대상에서 제외함이 상당하다.


한편, 청구인들은 구 변리사법 제8조를 변리사가 특허침해소송을 대리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는바, 청구인들의 위 주장은 결국 위 조항으로 인하여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에서의 소송대리가 제한되고 있어 위헌이라는 취지이므로 위 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변리사법(2004. 12. 31. 법률 제7289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변리사법(2004. 12. 31. 법률 제7289호로 개정되고, 2011. 5. 24. 법률 제10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소송대리인이 될 자격)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관련조항]

구 변리사법(2011. 5. 24. 법률 제107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업무)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하여 특허청 또는 법원에 대하여 하여야 할 사항의 대리 및 그 사항에 관한 감정 기타의 사무를 행함을 업으로 한다.


변리사법 제2조(업무) 변리사는 특허청 또는 법원에 대하여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을 대리하고 그 사항에 관한 감정(鑑定)과 그 밖의 사무를 수행하는 것을 업(業)으로 한다.

제8조(소송대리인이 될 자격)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87조(소송대리인의 자격) 법률에 따라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외에는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


2.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특허침해소송은 특허전문성과 법률전문성이 병존하는 소송유형인데, 특허침해소송에서 특허전문가인 변리사의 소송대리인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변리사인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하며, 동시에 특허침해소송 당사자의 재판청구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기본권의 침해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며(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은 법령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법령이 시행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하고, 법령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한다(헌재 2007. 7. 26.2006헌마1164, 판례집 19-2, 194, 199-200).


변리사법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변리사의 자격을 가진 사람이 변리사로서의 업무를 개시하고자 하는 때에는 특허청장에게 등록하여야 하므로,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사유는 청구인들이 각 변리사 등록을 한 날에 발생하고, 이미 변리사 등록을 한 후 변리사로서 활동하던 중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정되어 시행된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된 날에 비로소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청구인 윤○삼의 변리사 등록일은 2001. 7. 16.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2005. 7. 1. 시행되었으므로, 청구인 윤○삼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된 날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청구인 윤○삼은 이때부터 1년이 훨씬 지난 2010. 12. 2.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으므로, 청구인 윤○삼의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한편, 청구인 조○래는 2010. 5. 26., 청구인 김○훈과 정○완은 2010. 7. 9., 청구인 서○진은 2010. 9. 2., 청구인 최○근은 2010. 10. 15., 청구인 함○정은 2010. 11. 2., 청구인 이○열은 2010. 11. 22. 각 변리사 등록을 하였는바, 위 청구인들이 변리사 등록과 동시에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권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각 변리사 등록을 한 날부터 1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2010. 12. 2. 청구된 위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의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다.


따라서 청구인 윤○삼의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였으므로 부적법하고,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적법하므로 본안에 나아가 판단하기로 한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연혁 및 내용

(1) 1961. 12. 23. 법률 제864호로 변리사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의장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 후 2004. 12. 31. 법률 제7289호로 개정될 때 '의장'이라는 용어가 '디자인'으로 변경되었고, 2011. 5. 24. 법률 제10706호로 개정되면서 자구수정이 있었지만 법조항의 실질적인 내용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처음 도입되었던 1961년 당시 대법원은 특허청 항고심판소의 심결에 대한 법률심만을 관할하여 변리사는 위 심결에 대한 상고사건에서만 소송대리를 하여 왔다. 그 후 1994. 7. 27. 법원조직법 개정으로 1998. 3. 1. 특허법원이 창설되면서 변리사가 처음으로 사실심 법정에서 소송대리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으나, 이는 특허법원의 관할사건인 특허심판원을 거친 심결취소소송에 한정된 것이었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문언해석상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이 관련된 소송이라면 소송의 성격을 불문하고 모든 소송에서 제한 없이 변리사의 소송대리가 허용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사건 법률조항 중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 부분은 변리사가 소송대리를 할 수 있는 소송의 범위를 한정하는 부분으로서, 산업재산권이 문제될 수 있는 여러 소송유형 중에서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또는 상표권의 권리보호범위에 관한 사항'이 주된 쟁점으로 또는 유일한 쟁점으로 다투어지는 소송으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의 범위를 한정한다고 볼 것이다.


한편, 민사소송법 제87조는 "법률에 따라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외에는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변호사에 의한 소송대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변리사법 제2조는 "변리사는 특허청 또는 법원에 대하여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을 대리하고 그 사항에 관한 감정(鑑定)과 그 밖의 사무를 수행하는 것을 업(業)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변리사의 특허청에 대한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대리 업무는 ① 특허청에서 산업재산권의 출원부터 등록까지의 모든 절차를 대리하는 것과 ② 특허심판원에서 무효심판, 확인심판, 정정심판, 통상실시권 허여의 심판 등 각종 심판사건을 대리하는 것으로, 변리사의 법원에 대한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대리 업무는 위 특허심판원의 심결 등에 대한 불복사건인 심결취소소송을 대리할 수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심결취소소송은 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법, 상표법에 근거를 두고 있는 소송으로(특허법 제186조, 실용신안법 제33조, 디자인보호법 제75조, 상표법 제85조의3),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은 위 심결취소소송에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위 관련조항들의 체계나 입법연혁에 비추어 보더라도 합리적인 해석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법원의 일반적인 해석이기도 하다(서울고등법원 2010. 11. 4. 선고 2010나33219 판결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변리사에게 인정되는 소송대리의 범위는 심결취소소송에 한정되고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4)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는 특허심판원에서의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과 같이 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상표권(이하 '특허권 등' 또는 '산업재산권'이라 한다)의 발생·변경·소멸 및 그 효력범위에 대한 분쟁에 관한 소송에서는 변호사 외에도 전문성을 갖춘 변리사에게 소송대리를 허용하되,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법률적 쟁점이 얽혀있는 특허침해소송에서는 전문적인 법률지식을 갖춘 변호사에게만 소송대리를 허용함으로써 소송의 적정한 심리와 신속한 진행 및 소송당사자의 권익 보호를 도모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나.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리사에게 심결취소소송의 소송대리를 허용하되 그밖에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권을 규정하지 않고 있어 결과적으로 특허침해소송에 대하여는 변호사에게만 소송대리가 허용되고 있으므로, 이로 인해 특허침해소송에서 소송대리를 하지 못하는 청구인들은 직업의 자유 및 평등권을 제한받게 된다.


한편,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특허침해소송 당사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재판청구권도 침해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러한 주장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주장이 아니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헌재 2007. 6. 28.2004헌마540, 판례집 19-1, 830, 842 참조).


다.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

(1) 헌법 제15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직업의 자유를 가지지만, 국가는 국민의 신체와 재산의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직업들에 대해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 직업의 수행에 필요한 자격제도를 둘 수 있으며, 이때 그 자격제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는 그 직업에 요구되는 전문적인 능력이나 자질, 그 직업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공급 상황 기타 여러 사회·경제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사항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자격제도의 형성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며, 입법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자격제도의 내용을 규정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그 자격제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10. 2. 25.2007헌마956, 판례집 22-1상, 329, 340).


이 사건 법률조항도 변리사라는 자격제도의 형성에 관련된 것이므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어 그 내용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규정된 경우에만 위헌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입법자가 변리사제도를 형성하면서 변리사의 업무범위에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변리사는 심결취소소송에서의 소송대리를 할 수 있다. 심결취소소송이란 특허심판원에서의 심결에 대한 소 및 심판청구서나 재심청구서의 각하결정에 대한 소를 의미하며, 심결취소소송은 특허법원의 전속관할이다(특허법 제186조 제1항, 실용신안법 제33조, 디자인보호법 제75조 제1항, 상표법 제85조의3 제1항). 특허심판이란 특허권 등의 발생·변경·소멸 및 그 효력범위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허청 소속 특허심판원에서 담당하고 있는 행정심판을 말한다. 항고소송의 일종인 심결취소소송에서의 소송물은 특허심판의 심결이라는 행정처분의 절차상 및 실체상 위법이므로, 심결취소소송에서의 쟁점 역시 특허권 등의 발생·변경·소멸 및 그 효력범위에 관한 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특허권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에서의 심리사항은 무엇보다 특허법 제29조의 특허요건에 해당하는 산업상 이용가능성, 신규성, 진보성 등이라는 점에서, 심결취소소송은 특허권 등에 대한 전문성이 더욱 요구되는 소송이다.


이러한 산업재산권에 대한 전문성은 변리사제도를 통해 변리사에게 인정되어 있다. 변리사제도는 발명가의 권익을 보호하고 산업재산권 제도 및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확립된 제도로서(변리사법 제1조), 변리사는 특허청 또는 법원에 대하여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을 대리하고, 그 사항에 관한 감정과 그 밖의 사무를 수행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같은 법 제2조). 즉, 변리사는 특허청에서 산업재산권의 출원부터 등록까지의 모든 절차를 대리할 뿐만 아니라 특허심판원에서 무효심판, 정정심판, 통상실시권의 허여의 심판 등 각종 특허심판사건을 대리하고,특허심판 심결의 절차상·실체상 위법을 소송물로 하여 특허권 등의 발생·변경·소멸 및 그 효력범위를 다투는 소송인 심결취소소송에서도 소송의 원활한 진행과 소송당사자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변리사가 그 전문성을 발휘하게 된다.


따라서 심결취소소송에서는 특허권 등 자체에 관한 전문적 내용의 쟁점이 소송의 핵심이 되므로, 이에 대한 전문가인 변리사가 당사자의 권리의 내용과 범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법관에게 잘 설명하여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심결취소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를 허용하는 입법자의 판단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3)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심결취소소송과는 달리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에서의 소송대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특허침해소송에는 손해배상, 침해금지, 가처분, 부당이득반환, 신용회복 청구 등이 포함된다. 특허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경우 민법 제750조 소정의 일반 불법행위와 마찬가지로 ① 특허권 등의 침해, ② 침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 ③ 손해의 발생(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정신적 손해), ④ 침해와 손해의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요한다. 특허권자는 손해배상청구 외에도 침해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보전처분으로서 특허권침해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특허권자는 신용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으며, 민법상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인정된다.


특허침해소송은 특허출원 또는 심결에 의하여 확정된 권리가 침해되었을 때 그 사법적 구제를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으로, 그 심리사항에는 기술적인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허권 등의 침해 여부'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특허침해소송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민사법적 요건사실의 일부에 해당할 뿐이다. 예컨대 특허권 등의 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는 손해배상의 범위 및 방법, 과실상계 또는 손익상계 여부뿐만 아니라 입증책임 등 복잡한 법률적 쟁점에 대한 판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더욱이 특허법 등에서 침해 방법의 추정, 과실의 추정, 손해액 입증의 특칙과 산업재산권의 각 권리의 특성에 따른 특칙을 두고 있는 구조를 고려하면, 특허침해소송은 민사법상의 일반 손해배상법리보다 더욱 심도 있는 법적 검토가 중요하며, 아울러 일반 민사법에 대한 법체계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원만한 소송대리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특허침해소송은 그 소송대리에 있어서 고도의 법률지식 및 공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소송으로, 변호사 소송대리원칙(민사소송법 제87조)이 적용되어야 하는 일반 민사소송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하여야 하는 전문가로서(변호사법 제1조) 공공성을 지닌 법률 전문직이므로(같은 법 제2조), 특허침해사건 소송대리에 대한 전문성, 공정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여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변호사에게만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를 허용하는 것은 그 합리성이 인정되며 입법재량의 범위 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특허침해소송에서 소송당사자가 불측의 법적 불이익을 입을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변리사의 소송대리를 허용하지 않은 입법자의 판단은 합리적이며, 자의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4) 소결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특허침해소송을 변리사가 예외적으로 소송대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된 범위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것은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평등권침해 여부

청구인들은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변호사와 변리사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특허권 등의 발생·변경·소멸 및 그 효력범위에 대한 분쟁에 관한 소송인 심결취소소송에서는 변호사 외에도 기술전문성을 갖춘 변리사에게 소송대리를 허용하되,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법률적 쟁점이 얽혀있는 특허침해소송에서는 전문적인 법률지식을 갖춘 변호사에게만 소송대리를 허용함으로써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취지로서, 이는 합리적, 합목적적인 차이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며, 달리 입법자가 형성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여 변호사와 비교하여 청구인들을 포함한 변리사를 부당하게 차별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헌재 2000. 4. 7.98헌바95등, 판례집 12-1, 508, 537-539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중 청구인 윤○삼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동흡의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이동흡의 보충의견

나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변리사에게 인정되는 소송대리의 범위가 심결취소소송에 한정되고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권은 인정되지 않는 것이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다수의견과 그 뜻을 같이 하지만, 변리사가 특허침해소송에서 변호사와 공동으로 소송대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입법적 개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의견을 보충하기로 한다.


가. 특허침해소송은 특허권 등의 침해 여부를 쟁점으로 하는 소송으로 그 대상물의 발명·고안의 구성요건, 그 신규성이나 진보성 등의 판단 및 첨단기술의 실체파악 없이는 사안의 정확한 판단이 불가능한 전문성이 있는 사건이다. 고도의 전문적 기술·지식과 급변하는 기술수준에의 적응력을 갖춘 전문가인 변리사가 기술부분을 변호사에게 설명하고 이 설명을 들은 변호사가 재판부에 진술하는 것보다 변리사가 직접 법정에 나와 재판부에 진술하는 것이 재판의 신속화·충실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를 허용하는 입법이 각자의 전문성을 함께 도움받을 수 있어 소송의 원활한 진행과 소송당사자의 권익보호에 더욱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변리사의 법률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신뢰성이 높은 능력담보조치를 강구한 후에 변리사에게 공동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나. 우리나라와 유사한 지적재산권에 관한 소송체계를 갖추고 있는 일본에서도 종전에 변리사는 특허·실용신안·의장·상표에 관한 심결취소소송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었으나 특허침해소송에 관해서는 보좌인이 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특허침해소송에 있어서 변호사의 기술적 대응의 부족이 심리 지연의 큰 원인 중 하나라는 점과 지적재산권 관련 사건 수는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가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이에 따라 신뢰성 높은 능력담보조치를 강구한 후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이 재판의 신속화, 충실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사법제도개혁작업의 일환으로 일본 변리사법은 2002. 4. 17. 법률 제25호로 개정되어 변리사도 특허, 실용신안, 의장, 상표 또는 회로배치에 관한 권리의 침해 또는 특정부정경쟁에 의한 영업상의 이익의 침해에 관계된 소송인 특허침해소송에 대하여는 일정한 조건하에 변호사와 공동으로 소송대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일본 변리사법 제6조의2). 변리사가 특허침해소송에서 소송대리를 하기 위해서는 일본변리사회가 주관하는 연수과정을 수료하고, 합의제 행정기관인 공업소유권심의회가 주관하는 시험을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연수과정과 시험을 마치면 일본변리사회로부터 특허침해소송 대리업무 시험에 합격했다는 취지의 부기(附記)를 수령한 후 특허침해소송에서 변호사와 공동으로 소송대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일본의 입법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 따라서 입법자로서는 특허침해소송에서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를 허용함으로써 소송의 신속화 및 전문화를 도모하고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도록 입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Ⅱ. 헌법재판소 결정과 관련된 쟁점 검토

1. 변리사법 제8조의 입법 경위

⑴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한 변리사법이 제정된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정형근, "법조 유사직역의 소송대리권 주장에 대한 비판적 검토", 경희법학 제54권 제1호, 2019. 3., 51면 이하). 1961. 5. 16. 군사쿠데타 후 조직된 군사혁명위원회는 그 명칭을 "국가재건최고회의"로 변경하고 혁명내각을 조직하였다. 국가재건최고회의령 제42호로 공포된 국가재건비상조치법은 "국가재건최고회의는 국회가 구성되고 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최고통치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가지며, 사법에 관한 행정권의 대강을 지시·통제한다(제2조, 제17조)"고 규정하여 입법부 권한까지 행사하였다. 국가재건최고회의는 제3공화국 헌법이 효력을 발생한 1963년까지 행정부는 물론 국회의 권한까지 행사하였다. 국가재건최고회의 재정경제위원장이 1961. 12. 7. 변리사법 제정을 제안하여 같은 달 13. 국가재건최고회의 제85차 상임위원회에 상정·의결되었다. 그리고 같은 달 23. 대통령에 의하여 공포되었다(대한변리사회, 辨理士會六十年史, 131면). 이처럼 1961. 12. 23. 법률 제864호로 제정·시행된 변리사법 제8조에 소송대리권이 규정되었다.


⑵ 변리사법 제8조가 제정된 1961년 당시 대법원은 특허청 항고심판소의 심결에 대한 법률심만을 관할하였다. 변리사는 위 심결에 대한 상고사건에서만 소송대리를 하였다. 상고심은 스스로 사건의 사실관계를 더 이상 조사하지 않고 원심이 조사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재판한다. 당사자는 상고심에서 사실관계에 대하여 새로운 주장을 내세우거나,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여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툴 수 없다. 그렇기에 변리사의 소송대리는 상고심에 국한되어 있었기에 민사소송 등에서의 소송대리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⑶ 그런데 1994. 7. 27. 법원조직법 개정으로 1998. 3. 1. 특허법원이 창설되면서 변리사가 처음으로 사실심 법정에서 소송대리인으로 나서게 되었다. 변리사법 제8조의 제정 당시에는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사정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변리사의 소송대리의 범위를 특허법원의 관할사건인 특허심판원을 거친 심결취소소송에 한정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판례는 법률의 규정을 고려하면서도 변호사의 소송대리 원칙을 견지하려고 변리사의 소송대리의 범위를 한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2. 변리사의 소송대리권과 변리사 자격 있는 변호사와의 관계

⑴ 국가재건최고회의가 변리사법 제8조에 소송대리인 자격을 규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변리사를 비롯한 법조 관련 직역에 소송대리권 자격을 부여할 의도였다면, 변리사법이 제정된 1961년에 함께 제정·시행된 세무사법에서도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허용하는 규정을 두었을 것이다. 그런데 세무사법에는 이런 규정이 없고, 변리사에게 소송대리를 허용할 만한 법률전문직으로서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법과목이 변리사시험 과목으로 채택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특히 변리사법이 제정된 1961년에는 변리사제도가 정립되지도 못한 상태였다. 1908년에 일제 통감부가 "특허대리업자등록규칙"을 공포하여 일본의 "특허대리업자등록규칙"의 내용대로 변리사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였고, 1947. 9. 22. 특허법의 제정·공포 당시에 일본 특허국에 등록된 조선인 변리사 10명이 등록을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⑵ 변리사시험을 통하여 배출된 변리사 인원을 보면, 1947년 제1회 변리사시험에서 2명 합격, 1963년 시행된 제2회 변리사시험에서는 8명이 합격, 1964년에는 1명, 1965년에도 1명, 1966년에는 0명, 1967년에는 1명, 1968년에는 0명, 1969년에는 2명, 1970년에는 1명이 합격되는 등의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통계를 보면, 변리사법을 제정할 1961년 당시에는 일본 특허국에 등록된 조선인 변리사 10명과 제1회 변리사시험에 합격한 2명의 변리사가 있었을 뿐이다. 따라서 변리사법에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규정을 두었음에도 실제로 소송대리를 수행할 변리사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⑶ 이와 달리 변리사법 제정 당시부터 변리사의 자격이 자동부여된 변호사의 경우에는 8.15 해방 당시 조선인 변호사는 경성변호사회에 81명, 대전변호사회에 10명, 함흥변호사회에 13명, 청진변호사회에 5명, 평양변호사회에 37명, 신의주변호사회에 13명, 해주변호사회에 9명, 대구변호사회에 21명, 부산변호사회에 20명, 광주변호사회에 26명, 전주변호사회에 9명 등 모두 244명에 이르렀다.


⑷ 1948. 7. 1. 미군정법령 제207호 "변호사법"이 제정·공포되고, 그에 따라 조선변호사회 서울분회는 규약을 제정한 후 인가를 받아 1948. 7. 22. 서울변호사회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서울변호사회"가 설립된 바 있다. 그 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1949. 11. 7. 법률 제63호로 "변호사법"이 제정·공포됨으로써 우리나라의 변호사제도가 정착하게 되었다. 그 당시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한 변호사는 1952년 807명, 1953년 903명, 1954년 965명(개업자 280명), 1955년 1,001명(293명)을 비롯하여 1960년에는 1,135명(개업자 456명), 1961년에는 1,206명(개업자 491명)에 이르렀다. 그리고 1960년에 서울지역에 개업한 변호사는 300여명이나 되었다. 이 통계자료를 보면, 변리사법이 제정된 1961년에는 변호사등록자가 1,206명에 실제로 개업한 변호사는 491명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⑸ 그렇다면 변리사법에 소송대리권을 부여한 규정은 변리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가 실제로 소송대리를 할 것을 염두에 두고서 입법하였을 것이라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 1961년 변리사법이 제정·시행 때보다 이미 10년 전에 변호사법이 제정·시행 중이었고, 각 지방변호사회도 창립되어 조직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변리사법을 제정할 때 그 입법과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할 위치에 있었던 법조인들은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은 곧 변리사 자격을 갖게 된 변호사들이 특허 등의 소송대리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을 것으로 이해된다.



3. 변리사·세무사 등에게 소송대리권을 허용하는 개정법률안 검토


가. 변리사의 특허 등의 침해소송대리권 관련 주장

⑴ 변리사에게 인정되는 소송대리의 범위는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한정되고,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변리사에게 대리권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특허침해소송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특허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침해금지, 가처분, 부당이득반환, 신용회복 청구 등이 포함된다. 특허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경우 민법 제750조 소정의 일반 불법행위와 마찬가지로 ① 특허권 등의 침해, ② 침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 ③ 손해의 발생(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정신적 손해), ④ 침해와 손해의 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요한다. 특허권자는 손해배상청구 외에도 침해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보전처분으로서 특허권침해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특허권자는 신용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으며, 민법상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인정된다.


⑵ 변리사가 특허침해소송의 대리권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의 범위에 대하여 변리사법은 '특허 등에 관한 사항'이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소송의 종류에 따른 제한을 하고 있지 않다. '심결취소소송'과 '특허침해소송'을 구분함이 없이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이 인정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① 기술전문가인 변리사가 기술적 사항을 포함하고 있는 특허침해소송에 관여하는 것이 실체적 진실발견에 도움이 되고, 특허출원 단계에서부터 특허출원절차를 대리한 변리사가 특허침해소송을 하는 것이 능률적이다. ② 변리사법 제8조는 "변리사는 특허·실용신안·의장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는 규정이 민사소송법 제87조의 "법률에 따라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중에 변리사가 해당될 수 있다. ③ 특허전쟁시대에 국제적인 특허분쟁에서 우리의 기업을 보호하려면 기술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변리사의 특허분쟁처리능력을 활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변리사 시험과목으로 이미 민법개론, 행정법과 민사소송법이 포함됨으로 인하여 특허침해소송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과목은 대부분 검증을 거치고 있다고 한다. ④ 특허침해소송에서 소송대리인의 능력은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등에 관한 기술에 대한 이해와 법적 판단능력이 요구되는데, 이러한 고도의 전문적 기술은 자연과학 및 공학계 출신의 실무적 경험이 있는 변리사가 변호사에 비하여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특허에 관한 법률적 판단에 관한 사항도 변리사가 변호사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⑶ 이와 달리 특허침해소송 대리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논거는 특허강국은 변리사 자격만으로 소송대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변리사는 법률지식과 소송수행능력이 없고,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를 양성하는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취지에도 반한다고 한다(대한변호사협회, 변리사법 개정안 반대의견, 2018. 5., 2-5면). 그리고 변리사에게 특허법원의 심결취소소송 대리권이 인정된다고 하여 특허침해소송에서도 소송대리권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이다. 민사소송법 제87조(소송대리인의 자격) 법률에 따라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외에는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 여기서 "법률에 의하여 재판상의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은 상법상 지배인, 선박관리인, 선장처럼 당사자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자와 같이 법령이 특별히 소송대리권을 인정하는 대리인을 말하는 것이고, 변리사와 같이 개별 사건을 수임하여 처리하는 임의대리인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 주장

⑴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단독대리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변호사와 공동으로 하도록 하되, 예외적인 경우에는 변리사의 단독대리를 인정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있다. 예외적으로 단독대리를 허용하는 사유는 소송당사자가 변호사를 선임하려고 노력하였음에도 경제력 부족 등의 이유로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변리사만을 단독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한다. 그러나 소송당사자가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다면 변리사 역시 선임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변리사의 선임비용은 변호사보다 저렴하다는 전제를 갖고 하는 주장인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변리사 단독 소송대리권을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는 주장이라 할 수 있다.


⑵ 이런 주장은 일본이 2002년 변리사법 개정을 통하여 변리사와 변호사 간 특허침해소송에 대한 공동대리권을 인정한 이후 더욱 강화되고 있다. 2002. 4. 17. 개정된 일본 변리사법 제6조의2(변리사의 업무) 제1항은 "변리사는 제25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하는 특정침해소송대리업무시험에 합격하고, 또 제27조의3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그 취지의 부기(附記)를 받은 때에는 특정침해소송에 관하여 변호사가 동일의 의뢰자로부터 수임하고 있는 사건에 한하여 그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라고 한다. 일본에서 변리사회에 등록만 하면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이 주어짐에도 변리사회에 등록한 변호사 수는 전체 변리사 중에서 극소수(5%)라는 점에서 변호사와 변리사의 전문지식을 동시에 갖춘 변호사인력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공동대리권제도 도입의 기반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변리사법 제8조의 위헌성을 다투는 헌법소원심판 결정의 보충의견에도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를 허용함으로써 소송의 신속화 및 전문화를 도모하고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도록 입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다(신운환,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문제에 관한 연구 – 과학기술 및 산업발전의 관점에서 -", 197면).


다. 변리사·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자고 발의된 개정법률안

변리사·세무사·공인노무사·법무사들이 일부 영역의 소송대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개정법률안이 제출되고 폐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변리사·세무사의 진입규제 완화정책으로 해마다 많은 인원이 배출됨에 따라 직역확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변호사에게 주어진 자격을 삭제하려는 노력과 함께 소송대리권까지 획득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세무사협회의 오랜 노력 끝에 2017년 세무사법 제3조 제3호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를 삭제시키는 입법적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현재 법조 관련 직역에서는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된 소송대리권을 인정하는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각종 시도를 다하고 있다.


⑴ 변리사법 개정안

2016. 6. 14. 발의된 변리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 소송대리를 허용하자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변리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변리사법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제8조 제목 외의 부분을 제1항으로 하고, 같은 조에 제2항 및 제3항을 각각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② 소송당사자의 효과적인 권리구제를 위하여 소송당사자가 원하는 경우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침해소송에 대하여 기술개발내용을 잘 알고 있는 변리사가 변호사와 공동으로 그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③ 제2항에 따라 소송대리인이 된 변리사가 재판기일에 출석하는 경우에는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여야 한다.


제안이유는 특허분쟁의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소송당사자의 효과적인 권리구제를 위하여 소송당사자가 원하는 경우 특허 등의 권리에 관한 침해소송에 대하여 기술개발내용을 잘 알고 있는 변리사가 변호사와 공동으로 특허등 침해소송대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


2016. 8. 31. 발의된 변리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특허 등에 관한 침해소송(가처분,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포함한다)에 대하여 변호사와 공동으로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법원이 인정한 때에는 단독으로 출석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변리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변리사법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제8조 제목 외의 부분을 제1항으로 하고, 같은 조에 제2항 및 제3항을 각각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②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대한변리사회가 주관하는 30시간 이상의 소송실무교육을 이수한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침해소송(가처분,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포함한다)에 대하여 변호사와 공동으로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③ 제2항에 따라 소송대리인이 된 변리사가 재판기일에 출석하는 경우에는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여야 한다. 다만, 법원이 인정한 때에는 단독으로 출석할 수 있다.


이렇게 발의된 개정법률안은 변리사와 변호사와의 공동소송 단계에서 더 나아가 단독소송 대리권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변리사업무 관련한 형사사건의 변호인 지위도 허용하자는 개정법률안이 나올 것 같다.


⑵ 세무사법 개정안

2018. 11. 1. 발의된 세무사법 개정안에는 조세소송대리인 자격시험에 합격한 세무사는 조세소송대리인 자격을 부여하여 세무사의 조세소송대리권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세무사법 일부개정법률안 주요내용

가. 조세소송대리인 등록을 한 세무사의 경우 직무에 조세에 관한 소송대리를 추가함(안 제2조제9호 신설).

나. 조세소송대리인 자격시험에 합격한 세무사는 조세소송대리인 자격을 부여함(안 제19조의16 신설).

다. 조세소송대리인 자격시험은 기획재정부장관이 매년 1회 이상 실시하고, 세무사 등록기간이 2년 이상인 세무사가 응시할 수 있도록 함(안 제19조의17 신설).

라. 조세에 관한 소송대리를 시작하려는 세무사는 세무사등록부에 조세소송대리인 등록을 하도록 함(안 제19조의18 신설).

마. 조세에 관한 소송대리를 시작하려는 세무사는 조세소송대리인 등록 전 조세소송 실무교육을 받도록 하고, 이후 매년 4시간 이상의 연수교육을 더 받도록 함(안 제19조의21 신설).


제안이유는 현행 조세에 관한 사법절차상의 소송대리는 변호사에 전속되어 있어 조세분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액조세분쟁의 경우 과다한 소송비용 부담 때문에 납세자가 소송을 포기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주요 선진국은 세무사의 소송대리 참여를 가능하도록 하여 조세소송에 있어서 소송당사자의 권리구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세무사의 조세에 관한 소송대리권이 인정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며, 법학전문대학원의 체제와 변호사 시험제도로는 세무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를 양성하기 어렵고, 세무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법률가의 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충분히 보장하기 위한 조세에 관한 소송대리를 담당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따라서 조세에 관한 전문지식을 가진 세무사에게 조세에 관한 소송대리권을 부여함으로써 법률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소송 전 포기되는 다수의 소액조세분쟁의 경우 저렴한 비용과 양질의 전문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납세자의 권리구제에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라. 변리사·세무사에 대하여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자는 법률안의 문제점

⑴ 변리사·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자는 개정법률안은 국회의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관련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회가 입법부로서 특정 법률안을 제정·개정할 수 있지만, 그 입법형성권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입법부가 전문자격사에 관한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어 명백히 불합리한 경우에는 그 법률은 위헌이 된다(헌재 2001. 9. 27. 2000헌마152. 세무사법중개정법률 중 제3조 제2호를 삭제한다는 부분 등 위헌확인).


⑵ 변리사와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의 핵심은 변리사와 세무사의 직무분야에서 변호사보다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가는 특정한 지식과 기술 등을 갖춘 자에게 엄격한 시험을 거쳐 그 자격을 부여한다. 자격기본법 제2조 제1호는 "자격이란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기술·소양 등의 습득정도가 일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평가 또는 인정된 것을 말한다."하며, "국가자격"이란 법령에 따라 국가가 신설하여 관리·운영하는 자격을 말한다(자격기본법 제2조 제4호). 이처럼 국가로부터 특정한 자격을 인정받은 자격사는 고유한 업무영역에서 전문성을 갖는다.


⑶ 변호사와 세무사·공인회계사는 세무대리를 할 수 있는데, 이들 모두 세무대리에 있어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관세사나 공인노무사 등도 그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이 있다. 이처럼 전문자격사가 그의 직무영역에서 탁월한 지식과 기술을 알고 있다고 하여 그 직무영역에서 발생한 분쟁에 대한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입법을 한다면 전문자격사제도의 기반은 무너지게 된다. 소송대리를 부여받은 해당 자격사들은 큰 이익이 되지만, 그들로부터 불완전하고 불충분한 조력을 받아야 하는 국민들의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태도라 할 수 있다.


⑷ 변리사나 세무사는 다른 자격사들에게는 소송대리권을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업무의 전문성으로 판단하자면, 왜 세무사는 소송대리권을 주어야 하고 공인회계사는 불허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 변리사의 업무의 전문성이 공인노무사보다 높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에 변리사에게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자고 할 수도 없다. 그러면 모든 전문자격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자는 주장도 나올 수 있다. 실제로 법무사는 소액사건의 소송대리권을, 공인노무사는 노동사건의 소송대리권을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소송대리를 주된 업무로 하는 변호사제도를 별도로 존치시킬 필요가 없다. 각 직역의 전문자격사가 자신의 업무분쟁에 대한 소송대리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관념적인 논증이지만, 국가가 특정한 지식·기술·소양을 기준으로 유지하여 온 국가자격사의 최종 목표는 소송대리권의 획득에 있다고 할 수 없다.


⑸ 대법원이 공인중개사의 부동산중개행위는 변호사의 직무인 '일반 법률사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3두14888 판결 [부동산중개사무소개설등록신청반려처분취소]). 공인중개사의 자격 없이 변호사의 자격으로 부동산중개행위를 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인데, 이는 부동산중개행위가 '일반 법률사무'에 해당되지만 변호사가 그런 업무를 하려면 별도로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대법원은 "변호사와 공인중개사의 자격제도를 두게 된 취지, 각각의 자격요건, 시험방법 및 과목, 양성제도의 각 상이점 등을 종합하면, 변호사의 직무와 부동산중개업이 합치되지도 아니한다 할 것이다."고 하여 서로 다른 자격제도의 업무영역에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⑹ 따라서 변리사나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자는 입법안의 논거로 변호사는 법률전문가에 불과하기에 변리사는 기술분야의 전문가라서 특허침해소송대리권도 가져야 한다거나, 세무사는 변호사보다 조세법의 전문가라서 조세소송의 대리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근시안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변리사나 세무사 직무에 관한 분쟁사건을 재판하는 판사 역시 기술전문가나 세무전문가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변호사는 알 수 없고, 오로지 변리사만 설명할 수 있는 특정기술이 재판에서 문제된다면, 이는 법원이 감정을 해야 할 사항에 해당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변리사나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자는 주장은 결국 직역확대 차원의 무리한 시도에 해당된다. 나아가 전문자격사제도의 근간을 허물어 버리자는 주장과 다름 아니며, 그런 내용의 입법이 실제로 행해진다면, 이는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에 해당되는 위헌법률에 해당될 것이다.


마. 변리사·세무사의 소송대리권 주장은 우회적인 변호사 자격 요구에 해당됨

⑴ 변호사의 직무는 소송에 관한 행위, 행정심판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사무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에서 소송대리행위가 대표적인 직무라 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에서도 변호사의 소송대리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즉, 법률에 따라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외에는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민사소송법 제87조). 이런 소송대리인이 되기 위해서는 변호사법 제4조가 정하는 바에 따라 ①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의 과정을 마친 자, ② 판사나 검사의 자격이 있는 자, ③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에 해당되어야 한다.


⑵ 그런데 변리사와 세무사에게 그 직무에 관한 소송대리권이 주어지면, 변리사법과 세무사법이 정하는 직무에 관하여 변호사법 제3조가 규정하는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나아가 민사소송 당사자의 소송대리인으로 변론을 하고, 재판에 대한 불복으로 항소와 상고를 할 수 있다. 본안사건 만이 아니라 신청사건의 가압류·가처분사건을 수임하여 처리할 수 있다. 조정신청도 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소송대리 중에 행정처분의 근거법령이 위헌이나 위법이라고 생각되면 재판부에 위헌·위법명령·규칙심사의 청구와 위헌법률심판청구도 할 수 있다. 만약 위헌법률심판청구를 기각하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구도 할 필요가 있다. 법원에서의 소송대리를 허용하였는데, 헌법재판소에서 대리인의 지위를 부인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민사·행정소송에서도 변호사와 같은 소송대리권이 인정되면 헌법재판에서도 변호사와 같은 대리인 지위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까지도 소송대리를 허용한다면, 단순히 의뢰인의 특허침해소송에 관한 법정에서의 변론행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산업재산권 분쟁의 소송대리에서 변리사는 변호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것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세무사 역시 세무소송대리를 할 수 있으면, 세무사는 조세분야의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것과 다름이 없다.


⑶ 이처럼 변리사·세무사의 소송대리권 부여 문제는 단순한 변호사와의 직역다툼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굳이 변호사 자격취득 요건으로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여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라고 할 필요가 없다. 3년의 법학전문대학원 과정을 이수하기 위한 노력과 학비와 시간 및 낮은 합격률을 뚫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보다는 변리사나 세무사 자격을 먼저 취득한 다음에 소송대리권을 부여받는 것이 훨씬 쉬운 길이 된다. 변리사나 세무사의 자격만으로 그 고유한 직무에 관한 소송대리권을 행사하면 굳이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할 필요가 크지 않게 된다.


⑷ 또한 공인노무사, 법무사 등도 그 고유한 직무 영역의 소송대리권을 획득하면,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앞서 본 변리사나 세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허용하자는 입법안은 이런 심각한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변리사나 세무사의 시험에 합격한 것만으로 소송대리권을 행사할 만한 법적 지식이 있느냐 여부를 따지기도 하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변리사 시험과목으로 민법개론, 행정법과 민사소송법이 포함되어 있기에 특허침해소송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과목은 대부분 검증을 거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신운환,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문제에 관한 연구 – 과학기술 및 산업발전의 관점에서 -", 193면). 이런 주장 자체가 변호사의 소송대리 원칙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이런 몇 개 법률과목으로 소송대리가 가능하다면, 왜 변호사시험에서는 그토록 많은 시험과목을 두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소송대리를 하려면 재판과 수사를 하는 법관과 검사의 자격과 동등한 수준의 법학교육과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실무능력을 갖춰야 한다. 특허침해소송이라고 하여 특허법, 민법과 민사소송법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 자기 사건이 아닌 타인의 사건을 수임하여 소송대리를 하려면 헌법에서부터 각종 법률에 대하여 정통해야 한다. 변리사, 세무사 등이 자기 분야의 소송대리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현행 변호사시험법이 정한 시험과목을 본래의 자격사 시험과목에 추가하여야 한다. 소송대리에 관한 법학지식의 시험도 없이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려는 것은 결국 우회적인 변호사 자격의 취득을 위한 위헌적인 시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Ⅲ. 결 론

⑴ 현행 전문자격사제도는 특정한 직무를 종류가 다른 자격사들의 직무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국민의 자격사 선택권 확대를 기할 수 있지만, 자격사 간의 직역다툼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직역다툼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변호사의 자격으로 자동으로 세무사, 변리사의 자격까지 부여받는 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어 그 자격취득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어렵게 하는 입법시도가 행하여지고 있다. 법조 관련 직역에서는 소송대리권 자격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고, 국회에서는 이를 현실화하는 가시적인 활동도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022. 5. 12. 특허권·상표권 등에 대한 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권을 허용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학술적 차원의 입법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송대리권을 부여하자는 내용의 변리사법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법무사, 공인노무사 등과 같은 법조 관련 직역은 그들의 직무에 대한 소송대리인 자격을 부여받기를 원하고 있다.


⑵ 현행법은 법조 관련 직역에 대하여 그 직무와 관련된 분쟁이 발생한 경우 행정심판 단계까지만 직무수행을 허용한다. 그런데 변리사에 대해서만 소송대리인이 될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변리사법 제8조가 정하는 소송대리의 범위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변리사직무에 관한 모든 사건의 소송대리를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특허심판원의 심결 등에 대한 불복사건인 심결취소소송의 대리로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변리사는 특허침해소송의 대리도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기대한다. 변리사는 기술전문가이기 때문에 변호사에 비하여 특허침해소송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소송대리는 법률전문직의 영역인데, 변리사가 법률전문직으로서의 기본지식이 담보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전문자격사가 자기 직무영역에서는 탁월한 전문성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전문자격사에게 그 분야의 소송대리권까지 부여하라는 것은 법체계를 무시한 시도이다.


⑶ 변리사에게만 소송대리를 허용하는 변리사법 제8조는 세무사나 공인회계사 등의 다른 자격사와의 관계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특혜를 베푸는 시혜적 법률조항으로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위헌조항으로 볼 여지가 크다. 아울러 변호사가 아닌 변리사에게 심결취소송의 소송대리를 허용함으로써 국민의 변호사 조력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이 역시 위헌조항이라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변리사법 제8조의 위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조문내용과 달리 축소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는 법조문에 소송대리권의 범위에 제한이 없음에도 이를 축소해석하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이 규정은 향후 세무사 자격을 가진 자가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헌조항임을 확인받는 것도 필요하다.


⑷ 국회는 전문자격사에 관한 입법형성권을 갖고 있지만, 명백히 입법재량을 일탈한 경우에는 그 입법은 위헌이 된다. 현재 입법발의된 변리사와 세무사에 대한 소송대리권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입법안은 자격사제도의 근간을 훼손하여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넘는 위헌법률로 판단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라 할 수 있다. 변리사나 세무사 등에게 소송대리를 허용하는 것은 결국 변호사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된다. 변리사와 세무사의 직무에 관한 범위로 한정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범위가 좁은 것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을 합격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변호사가 되려고 하지 않고, 비교적 용이하게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변리사나 세무사나 공인노무사가 되어 그 분야의 소송대리권을 부여받는 것이 훨씬 용이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변호사제도를 둔 취지는 소멸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리한 소송대리권 자격인정을 위한 시도보다는 전문자격사로서의 직업의 자유를 누리면서 국민들에게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봉사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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