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예상한 슈뢰더 전 총리 '상간남 소송' 결말 "위자료 1억은커녕..."
변호사가 예상한 슈뢰더 전 총리 '상간남 소송' 결말 "위자료 1억은커녕..."
"슈뢰더 전 총리 때문에 혼인 파탄" 1억 위자료 소송 건 김소연씨 전 남편
합의이혼 시 조건 달았던 '두 사람의 결별'⋯실제로 법적인 효력 있을까

지난해 한 행사에 참석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부인 김소연씨의 모습. 최근 슈뢰더 전 총리는 상간남 위자료 청구 소송에 휘말렸다. /연합뉴스
한국인과 재혼해 화제를 모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前) 독일 총리가 1억원짜리 '상간남 위자료 청구' 소송에 휘말렸다. 소송을 제기한 상대방은 슈뢰더 전 총리의 현재 부인, 김소연씨의 전 남편 A씨다.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은 배우자의 부정행위(불륜)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람이, 상간자에게 "위자료로 피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하는 소송이다. A씨는 지난 7일 서울가정법원 가사 4단독(조아라 판사) 심리로 열린 첫 변론 기일에서 "슈뢰더 전 총리 때문에 김씨와의 결혼 생활이 파탄 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이러한 소송이 간단하지 않다고 말한다. 소송을 제기한 측에서 불륜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A씨의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까.
슈뢰더 전 총리는 자신의 통역사로 활동하던 김씨와 지난 2018년 10월 결혼식을 올렸다. 둘 다 각자의 결혼 생활을 정리한 뒤였다. 김씨는 전 남편 A씨와 한 해 앞선 지난 2017년 11월 합의이혼했다.
이에 대해 A씨는 "2017년 여름부터 둘의 사이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혼하기 전부터 김씨와 슈뢰더 전 총리가 불륜 관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슈뢰더 전 총리 측은 "김씨와는 업무상 이유로 상당 기간 만난 비즈니스 관계"였다며 김씨와 연인 사이로 발전한 시기는 A씨와 김씨의 이혼 후라고 말했다. 실제 김씨와 슈뢰더 전 총리가 연인 관계를 공식적으로 알린 시점은 김씨가 이혼한 뒤인 지난 2018년 1월이었다.
A씨는 자신과 김씨가 결혼생활을 유지하던 시기에 불륜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슈뢰더 전 총리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묻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웅의 김수연 변호사는 이를 입증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① A씨와 김씨의 혼인기간 중, 슈뢰더 전 총리는 김씨에게 배우자가 있음을 '인식'했다.
② 그럼에도 슈뢰더 전 총리는 '부정행위'를 했다.
③ 그로 인해 A씨의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됐다.
상대방이 기혼자라는 것을 알면서 불륜을 저질렀고, 이 때문에 타인의 결혼생활이 깨졌다는 사실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도 "불륜 당시 정상적인 혼인 관계였고, 정상적인 혼인 관계 중 불륜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 난 상태에서 부정행위(불륜)가 있었다면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역으로 불륜 당시 '정상적인 부부관계'였음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지난 2014년 대법원은 "부부 생활이 파탄돼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부부 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기거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렇다면 이를 입증할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김수연 변호사는 "문자메시지와 통화 내역, 동영상, 차량 블랙박스, 증인진술서 등이 모두 가능하다"며 "신용카드 이용 내역과 출입국 내역을 확보해서 증거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가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독일인임을 감안했을 때 출입국 내역도 그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불륜을 입증해도 청구한 위자료가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위자료는 △부정행위의 횟수 △부정행위 기간 △파탄 경위 △상대 배우자에 대한 사과 여부 등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A씨가 위자료 1억원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1억원 전부가 인정될 가능성은 적다.

변호사들은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위자료 금액이 있다고 말한다. 김현중 변호사는 "위자료는 보통 3000만원 정도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김수연 변호사도 "일반적인 사안에서 상간자에게 인정되는 위자료 최대 금액은 대략 3000만원 선"이라며 "보통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상간자)에게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는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보다는 적고, 배우자에게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의 50% 전후인 경우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다만 김수연 변호사는 "이번 사안은 부정행위 상대방(슈뢰더 전 총리)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공인으로서 자력이 충분하기도 하거니와 이혼 전에 언론에 크게 노출됐다"며 "이로 인해 A씨가 받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가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상당히 컸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통상의 경우보다 위자료 액수가 높이 책정될 수 있는 여지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김씨와 이혼 조건으로 '김씨와 슈뢰더 전 총리의 결별'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A씨. 하지만 이 주장 또한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현중 변호사는 "합의이혼에 결별을 조건을 넣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조건으로 무효"라며 "이를 주장하며 슈뢰더 전 총리에게 손해배상청구 등을 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