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든 경비원이 화장실도 통제" 살기 위해 범행했다는 스캠 조직원, 법원은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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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든 경비원이 화장실도 통제" 살기 위해 범행했다는 스캠 조직원, 법원은 믿지 않았다

2026. 02. 23 15:14 작성2026. 02. 23 15:15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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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경비 등 강요된 행위 주장하며 무죄 호소

법원 "개인폰 맘대로 쓰고 월급도 받아"

강압 인정 안 돼 징역 2년 6개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비원들이 총기와 전기충격기를 소지한 채 삼엄하게 경비를 섰고,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초 단위로 통제당했습니다."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한 로맨스 스캠 범죄조직의 모집책 A씨가 법정에서 털어놓은 주장이다.


그는 2024년 10월 지인으로부터 "해외 쇼핑몰 관련 일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출국했다. 합법적인 일인 줄 알고 갔으나 극도의 공포 분위기 속에서 억지로 사기 범행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항변이다.


A씨는 현장 도착 즉시 탈출을 원했지만, 삼엄한 감시와 막대한 위약금 탓에 도망갈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결국 사실상 태업을 하며 지인에게 가짜 부고장까지 만들어 보내 돈을 빌렸고, 위약금 5,000달러를 지불한 뒤에야 조직을 기만하고 탈출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직이 수시로 휴대전화를 검사해 자수나 제보도 불가능했다고도 덧붙였다.


여성인 척, 여행사 직원인 척… 피해액만 4억 넘어


A씨가 주장하는 억압의 시간 동안 벌어진 범행 결과는 컸다. A씨는 2024년 10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여성 행세를 하며 불특정 다수와 호감을 쌓았다.


이후 자신을 여행사 직원으로 속여 조직이 만든 가짜 여행상품 사이트 회원가입을 유도했다. '여행지 리뷰 3단계를 통과하면 항공권 등을 준다', '다음 단계 미션을 위해 추가금을 송금해야 한다'는 거짓말로 이른바 '커플 미션'을 수행하게 해 수수료와 세금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


이 기간 조직이 13명의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금액만 4억 1,885만 원에 달했다.


"강요된 범행" 호소했지만… 휴대전화 내역에 발목 잡혀


형사재판의 핵심 쟁점은 강요된 행위(형법 제12조) 인정 여부였다. 우리 형법은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나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막을 수 없는 협박으로 인해 강요된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국식)는 A씨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고 그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가 객관적 증거를 살핀 결과, 범행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폭행이나 극단적 자유 제한은 없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가 A씨의 주장을 배척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 같은 시기 활동한 다른 유인책들은 "폭행이나 전기고문 소문은 돌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 실적이 없으면 외출 제한은 있었으나 폭행은 없었고, 다른 유인책들이 술을 마시며 회식을 한 정황도 확인됐다.
  • A씨는 총책으로부터 업무 수행 대가로 월 급여를 받았다.
  • 결정적으로 A씨는 숙소에서 개인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했으며, 본인이 제출한 지인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서도 위약금을 마련하려 노력했다는 객관적 사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전체적으로 계획하거나 주도하지 않은 점은 참작했으나, 2020년 징역 1년, 2021년 징역 4개월 등 과거 여러 차례 사기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불리한 양형 사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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