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날아갈 정도로 때렸는데 죄가 아니라고요? 그가 형사 처벌 피한 이유
헬멧 날아갈 정도로 때렸는데 죄가 아니라고요? 그가 형사 처벌 피한 이유
도로 위 시비 끝에 오토바이 운전자 폭행한 남성 '불송치' 처분
피해자 "처벌 불원", 125cc 이하 오토바이엔 '운전자폭행죄' 적용 안 돼

차로 변경 과정에서 시비가 붙어 오토바이가 넘어질 정도로 운전자를 무차별 폭행한 남성이 형사처벌을 피하게 됐다.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인천의 한 도로 위에서 승용차가 멈춰섰다. 차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옆 차선 오토바이와 시비가 붙으면서다. 그렇게 비상등을 켠 채로 차에서 내린 운전자 A씨. 곧 옆에 서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 B씨를 향해 거침 없이 양 주먹을 휘둘렀다.
이 폭력으로 B씨가 쓰고 있던 헬멧이 벗겨질 정도였다. 심지어 A씨가 B씨의 몸을 잡아끄는 통에 오토바이 차체가 중심을 잃고 옆으로 넘어지기까지 했다. 격렬했던 폭행 순간은 뒤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혔다.

그러나 정작 폭행 가해자인 A씨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25일, 인천 남동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A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범죄가중법)에 따르면,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5조의10). 이 경우 당사자끼리 합의를 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피해자 B씨가 타고 있던 게 자동차가 아닌 소형 '오토바이'였다는 점이 문제였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125cc 이하 오토바이는 자동차가 아닌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하기 때문이다(제2조 제19호). 도로 위에서 운전자를 폭행한 사실은 명확했지만, 운전자폭행죄가 성립할 수 없었던 이유다.
단순 폭행죄로도 처벌할 수 없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B씨가 가해자 A씨와 합의하고,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서다. 특정범죄가중법이 아닌 단순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여서, 상호 합의를 하는 순간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된다.
맞은 사람도 있고 목격자도 존재했지만, 가해자는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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