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에어컨 소음, 법적 기준 넘었는데…위자료 청구 소송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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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에어컨 소음, 법적 기준 넘었는데…위자료 청구 소송 결과는?

2026. 07. 24 17:55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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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중 병원 측이 실외기 옥상으로 이전하자…재판부 "주된 소음원 제거돼 수인한도 넘는 피해 인정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병원 옆에 사는 A씨는 밤낮없는 기계 소음으로 고통받았다. 참다못해 구청의 도움으로 소음을 측정해보니 법적 기준치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를 근거로 병원에 소음 방지 조치와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음이 기준치를 넘는다는 증거까지 있었는데, 대체 왜 이런 판결이 나온 걸까?


소음 고통에 소송까지…공식 측정 결과 '기준 초과'


A씨는 전북 전주시에 있는 한 병원 바로 뒤편 2층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이다. 피고 B씨가 운영하는 5층짜리 병원 건물에는 에어컨 실외기와 환풍기 등 각종 기계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A씨는 2022년 10월경부터 병원을 찾아가 야간 소음을 멈춰달라고 호소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가 요구한 것은 대표적으로 3가지였다.


  •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 에어컨·환풍기 등 운전 중단
  • 소음방지 공사 시행
  •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월 30만원 지급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2024년 8월, A씨의 주택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구청 공무원들이 직접 소음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는 A씨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듯했다. 병원 에어컨 실외기 등이 가동될 때 A씨의 집에서 측정된 소음은 62.5dB에 달했다. 이는 관련 법규상 규제기준인 55dB을 초과하는 수치였다.


실제로 덕진구청은 법원에 '병원 외벽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생하는 소음도가 규제기준을 초과한다'는 분석결과서를 보내기도 했다.


소송 진행 중 병원의 '반전' 조치…실외기 모두 옥상으로


그런데 법원의 현장검증과 구청의 소음 측정 이후 변수가 생겼다. 소송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24년 12월, 병원장 B씨가 문제의 에어컨 실외기들을 모두 건물 옥상으로 옮겨 설치한 것이다.


원래 병원 2층 외벽에 A씨의 주택 방향으로 설치돼 있던 실외기들이 주된 소음원으로 지목됐는데, 이를 완전히 다른 곳으로 이전해버린 것이다.


이 조치는 판결의 향방을 완전히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법원 "주된 소음원 제거, '수인한도' 넘는 피해 보기 어려워"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은 A씨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음이 한때 기준치를 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판결 시점에는 그 피해가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먼저 "병원 2층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소음으로 인해 인접 주택에 거주하는 원고가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불편과 정신적 고통을 겪어왔을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가 이 법원의 현장검증 이후 건물 2층에 원고 주택 방향으로 설치되어 있던 에어컨 실외기를 모두 건물 옥상으로 이전·설치했다"며 "이로써 원고 주택에 특히 피해를 줄 수 있는 주된 소음원이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병원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원고가 수인한도를 넘는 생활방해 등의 피해를 입고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A씨가 시끄럽다고 주장한 병원 지하 기계설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현장검증 당시 비교적 적은 소음이 발생하는 기계설비가 있었을 뿐, 지속적으로 큰 소음이 발생하는 기계설비는 없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병원 소음이 수인한도를 넘는다는 전제로 제기된 A씨의 청구는 모두 이유가 없다고 보고 기각했다. 다만, 소송 제기 후 피고가 문제 해결 조치를 한 점 등을 감안해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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