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고 있는 엄마 때렸다면? 그건 아이에 대한 '아동학대'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 안고 있는 엄마 때렸다면? 그건 아이에 대한 '아동학대'가 될 수 있습니다
이혼 소송 중, 대화 좀 하자며 찾아오더니⋯아이 안고 있는 아내 다리 발로 찬 남편
변호사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것 충분히 예상 가능⋯학대에 대한 고의 인정될 것"

툭하면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 급기야는 아내가 아이를 안고 있는 와중에도 서슴없이 발길질을 했다. 자칫 아이까지 크게 다칠 수 있었던 상황인데, 변호사들은 "아내 폭행은 물론, 아이에 대한 학대 혐의로도 처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툭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B씨와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곧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고,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A씨가 머무는 곳으로 찾아온 B씨. 대화를 나누던 둘은 곧 언성이 높아졌다. 급기야 B씨는 아이를 안고 있던 A씨를 발로 찼고, 예기치도 못한 충격에 A씨는 안고 있던 아이를 그대로 떨어뜨릴 뻔 했다. 잘못했다간 아이가 크게 다쳤을 수도 있던 상황.
A씨는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이혼도 이혼이지만, 이 일은 더더욱 그냥 넘어갈 수 없어 B씨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기로 했다.
변호사들은 A씨에 대한 폭행 혐의 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사건 당시 A씨가 아이를 안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 분석이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B씨가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아내 A씨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것도 아이에 대한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학대의 고의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아이를 안고 있던 A씨를 폭행하면, 아이 역시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탓이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김준성 변호사는 "아이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상태에서, A씨의 다리를 차 아이를 위험에 빠지게 했다"며 "아동학대에 해당 할 수 있다"고 했다.
신체적 학대 뿐만 아니라 정서적 학대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지난 8월 인천지법에서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만삭의 아내를 폭행한 남편에게 상해죄와 함께 아동학대(정서적 학대) 유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피고인인 남편은 "아이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며 아동학대 혐의를 부인했지만, 사건을 맡은 김진원 판사는 아동학대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