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안내' 한마디에 정신병원 보호사 짓밟혀 사망…정신건강복지법 허점,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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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안내' 한마디에 정신병원 보호사 짓밟혀 사망…정신건강복지법 허점, 이대로 괜찮나

2025. 09. 05 13:35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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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전력 환자 방치한 '인재'라는 유족

현행법상 사전 격리 불가라는 병원 주장 엇갈려

보호사를 폭행하는 정신병원 환자의 모습. /JTBC News 유튜브 캡처

정신병원 60대 보호사가 환자에게 짓밟혀 숨진 비극은 '투약 시간이니 병실로 들어가라'는 평범한 안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사건은 지난 1일 오전 8시 5분경, 경기도의 한 정신의료기관에서 벌어졌다. 60대 보호사 A씨는 통화 중이던 환자에게 투약 시간을 알렸다. 환자는 순순히 병실로 향하는 듯했으나, A씨가 다른 환자들을 살피는 찰나 병실 문을 박차고 나와 A씨에게 그대로 박치기했다.


쓰러진 A씨의 머리를 환자는 약 30초간 무자비하게 발로 짓밟았다. 동료들이 필사적으로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진 A씨의 상태에 대해 의료진은 "마치 교통사고를 당한 수준"이라며 "사람이 이렇게 만들 수 없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결국 A씨는 다음 날 숨을 거뒀다.


"전화 말려 화났다" 드러난 가해자의 과거 폭행 전력

가해 환자는 경찰 조사에서 "약을 받으려는데 A씨가 전화하지 말라고 말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조현병과 조울증으로 이 병원에 입원한 지 불과 4일 만에 벌어진 참극이었다.


그는 다른 병원에서도 직원을 폭행한 전력이 있었지만, 입원 당시 뚜렷한 폭력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다른 격리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당초 폭행 혐의로 환자를 긴급 체포했으나, A씨가 위중해지자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가 끝내 사망하면서 혐의는 상해치사로 변경됐고, 가해자는 지난 3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예견된 인재" 유족의 절규

A씨의 아들은 JTBC '사건반장' 인터뷰에서 "다른 병원에서 폭행 전력이 있는 환자였다면 강박이나 격리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했어야 했다"며 병원의 안일한 대응이 부른 '예견된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갑작스러운 증상 발현이라기엔 너무나 정확하게 얼굴만 집중 공격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측은 법적 한계를 토로했다. 병원 관계자는 JTBC '사건반장'을 통해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상 환자에게 뚜렷한 폭력성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는 강박이나 격리를 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현행법은 '환자가 자신이나 타인을 위험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뚜렷하고 임박한 경우'에만 신체적 제한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A씨의 아들은 "환자 인권 때문에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조치할 수 있다는 건 결국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아니냐"며 울분을 삼켰다.


이번 사건은 환자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법적 장치가 역설적으로 의료 종사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법의 공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현장의 딜레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병원 측 역시 "종사자의 안전을 보장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유족은 장례를 마치는 대로 가해자는 물론, 병원 측의 과실 여부까지 법적으로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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