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나몰라라' 연락 끊긴 아이 친모에게 양육비 청구할 수 있을까?
'8년간 나몰라라' 연락 끊긴 아이 친모에게 양육비 청구할 수 있을까?
과거 양육비 일시금 청구 가능 여부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에게는 아이가 있지만, 아이의 친모 B씨와 혼인한 적은 없다.
교제 중이던 B씨가 A씨와 상의 없이 아이를 낳았고, 두 사람은 협의해 아이를 입양기관에 보냈다.
하지만 A씨의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고 아들을 설득했다.
결국 A씨는 법적 절차와 친권 소송을 거쳐 아이의 친권자가 됐다.
아이를 다시 데려온 후 지금까지 A씨의 어머니가 아이를 돌보고 있으며 양육비는 A씨 가족이 모두 부담해왔다.
친모 B씨도 아이를 다시 데려온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약 8년간 양육비를 단 한 푼도 보내지 않았다.
A씨가 아이를 키우겠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지만,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겠다거나 면제한다는 합의는 구두로든 서면으로든 없었다.
현재 재혼한 것으로 알려진 B씨와는 연락이 끊긴 상태. A씨는 B씨의 현재 가정을 흔들 마음은 없지만, 아이에 대한 경제적 책임을 법적으로 정리하고 싶어졌다.
8년 치 과거 양육비와 앞으로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을까?
'양육비 포기' 합의 없었다면, 8년 지나도 청구권 살아있다
A씨는 친모 B씨에게 과거 및 장래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부모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공동 부양의무를 지며, 양육비를 포기한다는 명확한 합의가 없었다면 청구권은 그대로 살아있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8년간 양육비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청구권이 소멸하지는 않는다"며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합의가 없었다면 친모의 부담의무는 그대로 살아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재현 김정세 변호사 역시 "한쪽이 양육비를 전부 부담해왔다면 상대에게 과거분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라며 "면제한다는 합의가 구두로도 서면으로도 없었다면, 그런 합의가 있었다는 입증 책임은 친모 쪽에 있다"고 짚었다.
자녀가 아직 미성년이라면 소멸시효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법무법인 에스 조수영 변호사는 "대법원은 2024년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아직 자녀가 미성년이라면 협의·심판으로 구체화되지 않은 과거 양육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2017년생 자녀라면 시효 문제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8년의 침묵, 양육비 '액수' 산정엔 영향 줄 수 있어
다만 8년간 청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과거 양육비 액수를 정할 때 참작될 수는 있다. 법원은 청구액 전부를 그대로 인정하기보다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금액을 일부 감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법률사무소 온기 권장안 변호사는 "법원은 상대방이 장기간 청구를 예상하지 못했던 사정을 고려하여 분담액을 재량으로 조정할 수 있어, 산정액 전액보다는 감액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길 길기범 변호사도 "가정법원은 과거 양육비를 한꺼번에 청구할 경우,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전체 금액을 일정 비율 감액하여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인정될 수 있는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권장안 변호사는 서울가정법원 양육비 산정기준표를 토대로 "과거분은 월 50~70만원에 약 97개월을 곱해 5000~6000만원대로 청구하되, 실무상 50~70%인 2500~4000만원 내외 인정이 일반적"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양육비는 '일시금'으로, 주소 몰라도 소송 가능
과거 양육비는 그 성격상 이미 발생한 채권이므로 일시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장래 양육비는 매달 정기적으로 지급받게 된다.
A씨처럼 상대방의 주소나 연락처를 몰라 소송을 망설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법원 절차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상대방의 현재 주소나 연락처를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절차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확보된 인적사항을 토대로 법원 절차에서 주소를 확인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변호사를 통해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다"며 "상대의 주소나 연락처를 모르더라도 알고 있는 인적사항을 바탕으로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소재를 파악해주므로 직접 연락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