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소스 170kg 걸린 마라탕 사장님⋯5L 빈 통엔 "직원들이 다 먹었다"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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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소스 170kg 걸린 마라탕 사장님⋯5L 빈 통엔 "직원들이 다 먹었다" 무리수

2026. 08. 14 10:3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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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고 식자재 무더기 보관한 마라탕 식당

법원 "영업정지 2개월 정당"

"시험용이라기엔 턱없이 많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 서대문구에서 마라탕과 마라샹궈를 파는 일반음식점 사장 A씨. 그는 2019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단속에 적발됐다. 식당 창고에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정체불명의 식자재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압수된 물량은 엄청났다. 땅콩소스 170kg, 샹궈소스(마소스) 125kg, 고추기름 70kg, 산초기름 40kg 등 도합 수백 킬로그램에 달했다.


결국 관할 구청은 A씨에게 수입신고 미필 제품 판매 목적 보관을 이유로 영업정지 2개월과 해당 음식물 폐기 처분을 내렸다.


"소스 개량 시험용이었습니다" 검찰은 속았지만 법원은 달랐다


A씨는 억울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그의 주장은 이랬다. "절대 판매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소스 개량을 위한 시험용으로 구매했을 뿐입니다."


실제로 A씨는 이 주장을 바탕으로 검찰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행정소송 재판부를 맡은 서울행정법원 이승운 판사의 눈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반박하며 팩트체크에 나섰다.


판결문에 담긴 판사의 지적은 날카로웠다. 먼저 식자재의 양이 문제였다. 판사는 "원고가 시험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재료의 양을 현저히 초과하는 양을 구매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됐다. 재판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마라탕에 들어가는 즈마장(땅콩소스) 2.5kg이면 무려 50~60그릇을 조리할 수 있다.


그런데 A씨가 보관한 양은 무려 170kg. 마라샹궈에 쓰이는 샹궈소스 역시 4kg이면 900그릇을 만드는데, 창고에는 125kg이나 있었다. 동네 식당의 단순 레시피 테스트용이라고 보기엔 상식을 아득히 벗어난 규모였다.


"빈 통은 직원들이 다 먹은 것" 무리수 주장에…판사 "이 식당 직원은 4명"


가장 압권은 단속 당시 발견된 빈 통에 대한 A씨의 해명이었다. 단속반은 땅콩소스 5L짜리 34통 중 1통이 완전히 비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많은 양을 벌써 손님들에게 조리해 판 것 아니냐"는 의심에 A씨는 다소 황당한 변명을 내놓았다. 자신이 출장을 간 사이, 식당 직원들이 다 먹어 치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승운 판사의 판결문 속 문구는 건조하지만 묵직한 팩트 폭격이었다.


"땅콩소스 5kg은 마라탕 100그릇 이상을 조리할 수 있다고 보이는 양이다. 이 사건 업소 직원은 4명이다."


직원 4명이 사장이 없는 사이 마라탕 100그릇 분량의 소스를 온전히 소비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일침이었다. 재판부는 이 대목에서 "직원들이 소비하였다고 보기에는 적지 않은 양"이라며 A씨의 주장을 단호히 일축했다.


게다가 A씨는 식약처 조사 당시 "소스 개량 시험으로 사람 주먹 크기 정도의 양만 사용했다"면서도, "남은 제품의 처리 방법은 생각하지 않았고 알아보지도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험이 다 끝났다고 주장하면서도 남은 수백 킬로그램의 소스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조차 안 했다는 것이다.


결국 법원은 "A씨가 판매할 목적으로 이 사건 제품을 보관하였다고 인정된다"며 구청의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마라탕 100그릇 분량의 땅콩소스를 직원 4명이 다 먹었다는 사장님의 무리한 핑계는, 깐깐한 수치와 팩트 앞에서는 결코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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