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청원 올라온 '초등교사 불륜' 사건, 둘 다 교단에서 쫓겨난다
청와대 청원 올라온 '초등교사 불륜' 사건, 둘 다 교단에서 쫓겨난다
청와대 국민청원⋯"전라북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들끼리 불륜 관계를 맺었다"
청원인은 다시 교단에 서는 일 없도록 "중징계 내려달라"고 요구했는데⋯실제 어떤 징계를 받게 될까
법원 판례 분석해봤더니⋯두 사람 모두 파면⋅해임 등 중징계 가능성 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초등교사 불륜' 사건. "두 교사에게 중징계를 요구한다"고 한 청원인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법원 판례를 분석했다.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교사들끼리 학교에서 불륜 관계를 맺었으니 다시 교단에 서는 일이 없도록 중징계를 내려달라."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같은 학교에서 불륜을 저지른 유부남 30대 교사와 미혼 여교사를 고발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글을 올린 사람은 "(두 교사가) 수업 시간 뿐 아니라 현장 체험학습 중에도 애정 행각을 여러 차례 벌였다"며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 글에 따르면 두 교사의 부정행위는 교실 안팎을 가리지 않았다고 했다. 학생들 앞에서도 장난치는 모습을 드러냈고, 현장 체험학습 시간에는 아예 자리를 비우고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고 청원인은 주장했다.
이에 해당 초등학교 관할 교육청인 전북교육청도 28일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직접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청원 글 내용대로라면, 두 교사가 어떤 징계를 받게 될지 알아봤다.
불륜을 저지른 교사에 대한 교육청과 법원의 판단은 단호하다. 두 기관 모두 파면이나 해임에 해당하는 비위라고 평가한다.
초등학교 교사는 국가공무원법(제63조)과 교육기본법(제14조 제2항)에 따라 징계를 받는데,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대표적인 중징계 사유고 불륜은 대표적인 '품위유지의무 위반' 사유다. 즉 불륜을 저지른 초등학교 교사가 중징계를 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불륜을 저질렀다고 해임 등 중징계를 내린 건 너무하다"는 주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1996년 대법원까지 올라간 사건에서도 불륜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해임당한 교사들이 '불륜을 이유로 해임한 건 과하다'는 소송을 냈었다.
이에 당시 대법원 재판부는 "(두 교사가) 학교에서 물의가 빚어질 정도로 가깝게 지냈고, 급기야 가정이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95누 18727)면서 해임 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해줬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19년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 부장판사)도 비슷하게 판단했다. 기혼 공무원이 미혼 공무원과 불륜을 저질러 파면까지 된 사건이었다. 해당 기혼 공무원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걸었지만, 당시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014년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이승택 부장판사)도 마찬가지였다. 기혼 공무원에 대한 해임 처분에 대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배우자가 있으면서도 부정한 행위를 저질러 중대한 품위손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불륜을 저지른 모두 교사가 해임이나 파면을 당한 건 아니다. 예외적으로 구제된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16년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 부장판사) 판례다. 유부남 공무원이 불륜을 저지른 뒤 해임당한 사건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공무원의 손을 들어줬다.
"공무원도 국민의 일원으로서 '사생활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누릴 주체라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파면이나 해임 등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 문제가 된 '초등교사 불륜' 사건은 어느 쪽에 가까운 사건일까?
행정법을 전공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불륜을 저지른 유부남 30대 교사와 미혼 여교사는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징계를 피한 예외적 판례(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와 달리 이번 사건은 "직무 중 일탈의 정도가 매우 무겁고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2016년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해임당한 교사를 구제해주기는 했지만 판결문에 "(이 사건이) 순수하게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한 행위"라는 문구를 남겼다. 그러면서 "원고(해임당한 공무원)가 사적인 일로 직무를 불성실히 수행했다는 등의 추가적인 사정이 없는 한 그 비위의 정도가 약하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불륜 행위는 "직무 수행과 무관하게 사적 영역에서 저지른 비위"이고, "국가공무원법의 품위유지 의무가 사적 영역에서 저지른 비위와 직무와 관련해 저지른 비위를 같게 취급해 엄하게 제재하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순수하게 사적인 영역'에서 벌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 변호사는 밝혔다.
청원 글에 따르면 ①두 교사는 수업 중 사적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②학생들 앞에서도 동영상 등을 찍으며 애정행각을 벌였으며 ③현장 체험학습 때는 외부 교사에게 학생들을 맡긴 채 교육 현장을 무단으로 이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