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부부의 반려견 양육권 다툼…법원이 진짜 주인을 가리는 기준
사실혼 부부의 반려견 양육권 다툼…법원이 진짜 주인을 가리는 기준
동물등록증 있어도 실제 양육자가 우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식은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사실혼 부부가 이별을 앞두고 치열한 반려견 양육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김나희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동물등록증보다 실제 누가 키웠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연자는 남편의 알코올 의존 문제로 관계 해소를 결심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이 반려견 두 마리였다고 털어놨다. "저희 둘 사이에 나눌 재산은 거의 없어요. 저희 아이들, 바로 강아지 두 마리뿐입니다"라며 절절한 심정을 드러냈다.
사연자는 "강아지들은 제가 직접 알아보고 데려온 아이들"이라고 주장했지만, 남편은 "자기 이름으로 동물등록증을 발급받았으니 법적으로 강아지 두 마리 모두 자기 소유"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혼도 재산분할 가능...반려동물은 특별 취급
김나희 변호사는 "대법원은 사실혼 관계에서도 민법 제839조의2를 유추 적용해 재산분할청구를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식을 올린 점과 양가 가족 교류 등을 입증하면 사실혼 관계 인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경우 현행 민법상 동산(물건)으로 분류되지만, "사람과의 정서적 유대나 생명체로서의 고유성 때문에 일반 재산과는 다르게 취급된다"고 밝혔다. 물리적으로 나누거나 팔아서 분배할 수 없어 양육 주체를 정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동물등록증보다 '실제 양육 사실'이 우선
특히 주목할 점은 동물등록증의 효력이다. 김나희 변호사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 동물등록제도는 반려견 보호를 위한 것으로, 소유관계를 공시하거나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고 소개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2. 18. 선고 2024가단5195924 판결).
법원은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누가 주로 돌봤는지 ▲반려동물과의 정서적 유대관계 ▲주거환경의 적절성 ▲사료비·진료비 등 양육비 부담 현황.
"사연자가 직접 분양받고 분양비용과 사료비·진료비를 부담했다면 소유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변호사의 판단이다.
양육비 청구는 '합의'로만 가능
아쉬운 점은 양육비 청구다. 김 변호사는 "현행법상 반려동물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명문 규정은 없다"며 "미성년 자녀가 아니어서 상대방에게 법적 부양 의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조정이나 합의에서 병원비나 사료비를 분담하거나 교대로 돌보기로 정한 사례는 일부 있다"며 당사자 간 협의 가능성은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