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범행도 확인됐지만 '만 19세 청년' 언급하며 불법촬영 남성 선처한 재판부
동종 범행도 확인됐지만 '만 19세 청년' 언급하며 불법촬영 남성 선처한 재판부
아동들 상대로 불법촬영과 강제추행 등 범행한 남성
"나이가 어린 점"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례 지속적으로 존재, 이유는?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불법촬영 등을 한 피고인 A씨. 그에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다는 등의 불리한 사정이 있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만 19세의 젊은 청년'이라는 점 등을 언급하며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셔터스톡
5명의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강제추행과 불법촬영 등을 일삼은 피고인 A씨. 그는 법정에 서는 순간까지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이미 비슷한 사건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피고인은 만 19세가 된 젊은 청년이며 이 사건 이전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말과 함께.
지난 7월부터 A씨는 초등학교 앞, 문구점, 아이스크림 무인판매점 등에서 피해자들을 불법촬영했다. 피해 당시 피해자들의 나이는 7~11살. 한번은 피해자의 아파트 엘리베이터까지 쫓아가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결국 이 일로 A씨는 재판을 받게 됐다. 사건을 맡은 제주지법 형사2부 장찬수 부장판사는 "A씨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고, 치마를 걷어 올려 추행하기도 했다"며 "(피해자들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특히 피해 아동들 중 이 사건 범행을 인지한 아동들은 정신적으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A씨가 동종 범행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재차 범행을 저지른 점에 대해 장 판사는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지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 같은 선고 배경으로 장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만 19세가 된 청년'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당분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해 사회 내에서 자신의 그릇된 성행을 개선할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대가 없는 봉사의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며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다. 이 밖에도 △보호관찰 3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7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사실 나이는 양형에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다. 형법 제51조에서는 양형의 조건 중 하나로 나이를 제시하고 있어, 피고인이 감형을 받는 유리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피해자 보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피의자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나이가 어린 점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적용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8월 피해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고, 성관계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B씨. 이 사건 역시 B씨의 나이가 언급되며 양형에 반영됐다. 광주지법 재판부는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도 "아직 나이가 어린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
C씨의 사례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혼자 있는 편의점 직원을 추행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등의 행패를 부렸다. 하지만 지난 4월 인천지법 부천지원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를 한 점 등과 함께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건에 따라 피고인의 나이가 고려가 되기도 하지만, (나이는) 양형을 고려하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다만, "담당 판사가 해당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가 더 중요하게 반영된다"며 비난 가능성이 높은 일부 범죄에 한해서는 판사의 재량권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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