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나눔 킥보드 대신 20만원짜리 새 킥보드 '슬쩍'…연락 끊으면 끝일까?
당근마켓 나눔 킥보드 대신 20만원짜리 새 킥보드 '슬쩍'…연락 끊으면 끝일까?
커뮤니티 공분 산 '당근' 사건
단순 착오와 고의 범죄 가르는 법적 잣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료 나눔을 하려다 고가의 새 물건을 도난당했다는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자 A씨는 중고 킥보드를 나눔하기로 했으나, 수령자 B씨가 약속 장소 옆에 있던 20만원 상당의 새 킥보드를 가져간 뒤 연락을 끊었다는 내용이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형사 처벌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사건의 주요 인물은 게시글을 작성한 소유자 A씨와 물건을 수거해간 B씨다.
A씨는 나눔용 킥보드와 브랜드·색상이 전혀 다른 자녀의 새 제품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B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B씨의 행위가 형법 제329조에 따른 절도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고의성과 불법영득의사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꼽는다.
나눔 물품이 아닌 다른 재물을 가져간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할까?
B씨가 A씨의 의사에 반하여 재물을 자기의 점유로 옮겼다면 절도죄가 성립한다.
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에 대해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절도죄 성립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절취 행위와 함께 주관적 요건인 절도의 고의, 그리고 불법영득의사가 필요하다.
절도죄 성립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건은 다음과 같다.
- 재물의 타인성: 나눔 대상이 아니었던 20만원대 마이크로 킥보드는 피해자 A씨 측의 명백한 소유물이다.
- 점유 침탈: 소유자의 허락 없이 물건의 점유를 이전시킨 행위는 점유자의 의사에 반한 절취에 해당한다.
- 불법영득의사: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과 같이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가 인정되어야 한다.
"착오로 잘못 가져갔다"는 주장이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이유는?
물건의 외관상 차이가 뚜렷하고 사후 대처가 상식적이지 않다면 법원은 착오 주장을 배척한다.
대법원 2006도3213 판결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주관적으로 착오를 주장하더라도 객관적인 정황상 혼동 가능성이 낮다면 고의가 인정된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고정715 판결에서는 외관이 다른 가방을 가져간 뒤 상당 시간 반환하지 않은 피고인에게 절도죄를 인정한 바 있다.
B씨의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주요 정황 증거는 다음과 같다.
- 외관의 현격한 차이: 색상과 브랜드가 완전히 다른 제품을 동일 물품으로 착각했다는 주장은 경험칙상 신빙성이 낮다.
- 사후 연락 두절 및 잠적: 단순 실수였다면 A씨의 연락을 받은 즉시 해명하고 물건을 반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유사 행위의 반복성: B씨가 과거에도 플랫폼 내에서 킥보드 나눔을 중복 수령한 전력이 있다는 점은 범행의 계획성을 의심케 한다.
연락 두절된 상대방으로부터 피해를 보상받을 현실적인 방법은?
형사 고소를 통해 신원을 특정한 후 배상명령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피해 금액이 소액인 경우 별도의 민사소송은 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
이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 따른 배상명령을 신청하면 형사 재판 과정에서 별도 비용 없이 판결문과 동일한 집행력을 얻을 수 있다.
피해 회복을 위한 실무적 대응 절차는 다음과 같다.
- 증거 보전: 커뮤니티 게시글 내용, 플랫폼 채팅 내역, 상대방 프로필, CCTV 영상 등을 즉시 확보한다.
- 형사 고소장 제출: 수사기관이 플랫폼 계정 정보를 통해 B씨의 신원을 특정하도록 조치한다.
- 배상명령 신청: B씨가 기소될 경우, 공판 절차에서 킥보드 시가 상당액에 대한 배상명령을 신청한다.
소액 절도 사건의 사례를 보면, 피해 회복 여부와 반성 태도에 따라 벌금형의 액수가 결정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커뮤니티를 통해 공론화될 만큼 수법이 대담하고 사후 조치가 미흡한 경우, 법원은 이를 엄중하게 판단하여 벌금형 이상의 처벌이나 상습절도(형법 제332조) 적용 여부까지 검토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이번 논란은 중고 거래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에 대해 법이 얼마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