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 중" 술에 취해 민간인 붙잡고 검문한 군인들에게 적용될 혐의들
"성매매 단속 중" 술에 취해 민간인 붙잡고 검문한 군인들에게 적용될 혐의들
해병대 부사관들, 민간인 차량 세우고 검문하다 현행범 체포

술에 취한 군인 2명이 "성매매를 단속하고 있다"며 민간인의 차량을 막았다가 불법체포 혐의로 체포됐다. /SBS뉴스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12일 새벽, 경기 김포에서 건장한 남성 두 명이 한 여성 운전자가 탄 승용차로 다가갔다. 그리고 대뜸 "음주와 성매매 단속 중"이라며 차 옆을 막아선 채 질문 공세를 벌였다. 피해 운전자 A씨는 술에 취한 채 마구잡이로 질문을 하는 남성들을 이상하게 여기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단속 중"이라던 이들은 경찰이 아닌 해병대 부사관, 즉 군인이었다. 그중 한 명은 군사경찰이긴 했지만, 민간인을 상대로 검문 등을 할 권한은 없었다.
이들은 조사에서 "10대 성매매 일당을 추적하려다 A씨가 목격자인 줄 알고 질문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운전자 A씨에 따르면, 이 사건 군인들은 당시 본인들을 '경찰'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형법은 공무원이라고 속이고 직권을 행사한 자에게 '공무원자격사칭죄'를 적용,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118조).
그런데, 군인 신분으로 경찰로 속인 게 사실이라 해도 이들을 공무원자격사칭죄로 처벌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의 직권을 사칭하는 구체적인 '행위'가 없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는 "단순히 차량으로 다가가 '경찰인데 뭘 좀 물어보겠다'라고 발언한 정도라면 공무원 사칭이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자격사칭죄는 단순 자격 사칭뿐 아니라 그에 따른 직권을 '행사'한 부분이 있었는지 증명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류 변호사는 "이들이 A씨에게 직접 하차를 요구했거나, 신분증을 제시해 달라고 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을 한 경우였어야 관련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라고 한계를 짚었다.
법률 자문

경찰 또한 이 사건 군인들에게 형법상 '불법체포' 혐의만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은 민간인을 조사할 수 없는데도, 임의로 차량을 멈추게 하는 등 사람을 체포했다고 판단하면서다. 이에 따른 처벌은 7년 이하 징역과 10년 이하 자격정지다(형법 제124조).
한편, 이 사건 군인 중 군사경찰 신분이었던 사람은 혐의가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군사경찰은 군 관련 사건이 아닌 경우 민간인을 조사하거나 탐문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근거는 군사경찰의 직무수행에 관한 법률에 있다(제2조, 제4조 제1항). 군사경찰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는다(제19조).
법무법인 정향의 유진영 변호사는 "군사경찰은 군인 및 군무원에 대하여만 단속 권한이 있다"며 "해당 군인들에게 군사 경찰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도 "만약 군 관련 수사 중이었다고 해도 함부로 민간인을 검문할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군사경찰의 행위는 직권남용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