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출산으로 낳은 아이, 병역 마쳐야 국적 선택" 현행 국적법 '합헌'
"원정 출산으로 낳은 아이, 병역 마쳐야 국적 선택" 현행 국적법 '합헌'
관여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합헌 결정

원정 출산을 통해 외국 시민권을 얻은 자라도,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을 버릴 수 없도록 한 국적법.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성행했던 원정 출산을 막고자 지난 2005년 개정됐는데, 이 조항이 만들어진 지 18년 만에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았다. /연합뉴스
원정 출산을 통해 외국 시민권을 얻은 자라도,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을 버릴 수 없도록 한 국적법. 한때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성행했던 원정 출산을 막고자 지난 2005년 개정됐는데, 이 조항이 만들어진 지 18년 만에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았다.
"국적법의 해당 조항은 위헌"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헌법재판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 청구인 A씨는 부모의 미국 유학 도중 태어나 한⋅미 복수국적을 취득한 상태였다. 그러다 병역 의무를 져야 할 때가 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국적법 제12조 제3항은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는 현역 복무를 마치는 등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만 국적이탈신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A씨 측은 "국적법의 해당 조항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유학 등으로 외국에 일시 체류한 부모의 자녀에게도 해당 조항을 적용하는 건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 관여한 헌법재판관 8명은 전원 일치로 현 국적법 조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부모 등 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에 한해서만 국적이탈 전 병역의무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외국에 주소가 있는 등 부모가 외국에 생활 기반을 두고 자녀를 낳고, 계속해서 외국 국민으로 살아갈 복수국적자에겐 병역 의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최소한의 범위에서 국적이탈을 규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 사건은 병역 의무의 헌법적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직계존속의 영주목적 없는 국외 출생자(원정 출산 등)'에 대해서 국적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한 최초의 사건"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중 국적을 가진 남자아이는 만 17세까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해외 국적을 선택하는 게 가능했다. 원정 출산을 통한 병역 기피는 이를 악용한 방법이었다. 이들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출산을 통해 시민권을 얻은 뒤 추후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식으로 병역 면제를 받아냈다.
이러한 원정 출산에 대해 논란이 일자, 국회는 국적법을 개정했다. 여기엔 부모가 유학생이거나 재외공관원, 상사 주재원 등의 신분으로 외국에 머물다 낳은 아들이 이중 국적을 취득한 경우도 해당했다. 원정 출산 등을 통한 병역 기피 가능성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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