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살 가치가 없어" 이혼한 아내에 극단적 선택 강요한 남편, 징역 4년
"너는 살 가치가 없어" 이혼한 아내에 극단적 선택 강요한 남편, 징역 4년
이혼한 아내의 '아동학대 정황' 알게 되자 극단적 선택 강요
1·2심 법원 모두 징역 4년 선고

이혼한 아내가 자녀를 학대한 정황을 알게 된 A씨는 흉기를 보여주며 극단적 선택을 강요했다. /셔터스톡
"너는 살 가치가 없으니 스스로 선택해라. 극단적 선택하지 않으면 흉기를 휘두르겠다."
지난해 3월. 30대 남성 A씨는 7년간 결혼생활을 함께 했던 아내에게 흉기를 보여주며 위처럼 말했다. "나는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 내가 살인자가 되면 누가 아이들을 키우겠냐"는 발언과 함께였다.
당시 겁을 먹은 피해자는 실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밧줄이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끊어지면서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 피해자인 아내 B씨와 협의 이혼한 A씨. 미성년 자녀 2명에 대한 양육권은 피해자가 갖기로 했다. 그런데 B씨가 자녀들의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고 청소도 하지 않는 등 아동학대 정황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당시 집에 방문했던 B씨 자녀의 교사들은 '집에 들어가 보니 담배 냄새, 오물 냄새 등이 뒤섞인 냄새가 나고 집안은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청소가 안 된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B씨를 폭행하고, 극단적 선택을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B씨의 집에 불을 내기도 했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A씨. 위력자살결의미수, 현주건조물방화 등의 혐의였다. 형법 제253조에 따라, 위력(威力⋅타인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행동)으로 극단적 선택을 결의하게 하면 이를 살인죄에 준해 처벌하고 있다. 사형, 무기징역, 5년 이상의 징역이다. 미수에 그쳐도 역시 처벌된다.
지난해 10월, 1심을 맡은 대구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이규철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방화 범행으로 자칫하면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다른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가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화가 나 이 사건 각 범죄를 저지른 점 △위력자살결의 범행은 미수에 그친 점 △현주건조물방화 범행은 화재가 초기에 진압돼 같은 건물이나 인접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피해가 발생하진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양형사유라고 했다.
A씨는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징역 4년형이 유지됐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양영희 고법판사)는 "원심(1심)과 비교해 A씨의 양형 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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