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사태로 드러난 소년법의 맹점… 가해자만의 방패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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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사태로 드러난 소년법의 맹점… 가해자만의 방패였나

2025. 12. 16 14:5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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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법 개정 논란으로 불똥

김상민 변호사 "피해자는 사건 번호조차 몰라"

배우 조진웅의 30년 전 소년범죄 의혹 보도를 계기로 소년법의 기록 비공개 원칙과 그 한계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충무로를 대표하던 배우 조진웅이 하루아침에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5일 한 매체가 폭로한 그의 30년 전 과거 때문이다. 1994년, 고등학생이던 조 씨는 차량을 훔쳐 무면허 운전을 하고, 훔친 차 안에서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았다.


대중은 충격에 휩싸였다. 스크린 속 정의로운 형사의 모습과 180도 다른 과거에 배신감을 토로하는 이들과, "이미 처벌받은 30년 전 일로 사회적 생매장은 과하다"는 동정론이 팽팽히 맞섰다. 조 씨의 은퇴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사건은 이제 '소년법'이라는 더 거대한 법적·사회적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15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이번 사태를 둘러싼 법적 쟁점과 소년법의 한계를 심도 있게 다뤘다.


'비공개 원칙' 소년부 기록, 어떻게 세상에 나왔나

가장 먼저 제기된 의문은 '어떻게 30년 전 소년범죄 기록이 보도되었는가'이다. 소년법 제32조는 소년의 보호 처분이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도록 규정하고, 제70조는 관련 기록의 조회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는 "소년법은 소년범에게 주홍 글씨를 새기지 않고 사회 복귀 기회를 주기 위해 기록 보호를 대원칙으로 삼는다"며 "변호사들조차 열람하기 어려울 정도로 폐쇄적인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기사를 쓴 기자들에 대해 소년법 위반 고발이 접수됐다. 하지만 처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상민 변호사는 "소년법 처벌 대상은 정보를 누설한 기관 관계자로 한정되어 있고, 보도 금지 조항 역시 '조사 또는 심의 중인 사건'에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라 이미 종결된 30년 전 사건에는 적용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가해자의 '방패'가 된 소년법

이번 사태는 소년법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갱생'이라는 미명 하에 피해자의 고통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민 변호사는 "현행 소년법 체계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분 결과는커녕 사건 번호조차 알기 어렵다"며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하려 해도 인적 사항을 확보할 수 없어 막막해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꼬집었다.


가해 소년에게만 항고권을 부여하고, 검사의 항고는 금지하는 현행법 조항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나치게 가벼운 처분이 내려져도 피해자를 대변해야 할 검사가 이의를 제기할 방법이 원천 봉쇄되어 있다는 것이다.


김상민 변호사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검사의 항고권을 제한적으로라도 인정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까지 번진 논란... '공직자 소년범 전력 공개법' 발의 예고

정치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고위 공직자나 선출직 후보자의 소년 시절 흉악범죄 전력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이에 대한 법조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가를 이끄는 공직자에게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므로 알 권리가 우선"이라는 찬성론과, "소년법의 갱생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낙인찍기"라는 반대론이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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