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마감 6분 늦은 승객 "비행기 있는데 왜?"...여론과 법이 싸늘한 이유
탑승 마감 6분 늦은 승객 "비행기 있는데 왜?"...여론과 법이 싸늘한 이유
탑승 시간 준수는 승객의 의무

탑승 마감에 6분 늦은 승객이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법적으로 항공사의 조치는 정당하며, 오히려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셔터스톡
탑승 마감 시간에 6분 늦었다는 이유로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며 항공사를 비난한 한 승객의 영상이 되레 뭇매를 맞았다. 법적으로 따져봐도 항공사의 조치는 정당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항공사가 해당 승객에게 지연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비행기 아직 있는데" 억울함 호소
최근 온라인에 퍼진 영상 속에서 한 여성 승객은 "탑승 마감 10분 전인데 6분 늦었다"며 "비행기가 출발한 것도 아닌데 문을 안 열어준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결국 이 승객은 1인당 50만 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고 새 항공권을 구매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연에 여론은 "규칙은 지켜야 한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법적 판단도 다르지 않다. 항공권 구매는 항공사와 승객 간에 체결된 항공운송계약이며, 항공사가 고지한 탑승 마감 시간은 이 계약의 중요한 일부다.
승객이 정해진 시간까지 탑승구에 도착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계약 조건 위반이다. 따라서 항공사가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가 아니라 계약에 따른 정당한 권리 행사에 해당한다.
핵심은 정시 운항…'땅콩회항' 판례가 남긴 교훈
항공사가 탑승 마감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는 이유는 단 한 명의 늦은 승객으로 인해 수백 명의 다른 승객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항공사의 정시 운항 의무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과거 땅콩회항 사건 판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대법원은 2017년 '땅콩회항' 사건(2015도8335) 판결에서 항공기 항로 변경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항공기의 정상적인 운항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매우 엄격한 태도를 보였다.
비록 가해자가 항공사 임원이었다는 차이는 있지만, 이 판결은 항공기의 예정된 스케줄에 따른 운항이 사적인 편의를 넘어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공익적 가치임을 분명히 했다.
결국 한 승객의 지각으로 이륙이 늦어지는 것 역시 항공기의 정상 운항을 방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며, 이는 항공사가 다른 모든 승객과의 계약을 위반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항공사가 승객에게 손해배상 청구? 이론상 '가능'
그렇다면 항공사가 지각 승객 때문에 발생한 손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까? 법리적으로는 가능하다.
승객의 지각이라는 계약 위반으로 인해 항공편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항공사에 유류비, 인건비, 타 승객에 대한 보상금 등 실질적인 금전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실무적으로 항공사가 지각한 개별 승객을 상대로 소송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통상적으로 운송약관에 명시된 '노쇼(No-show)' 위약금이나 재예약 수수료를 부과하는 선에서 마무리된다.
결국 항공사의 마감 시간 원칙은 한 명의 승객을 벌주기 위함이 아닌, 수백 명의 다른 승객과의 약속과 안전 운항이라는 더 큰 계약을 지키기 위한 법적 방패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