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며 걷다가 불법 설치한 돌기둥에 넘어졌다면, 누구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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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보며 걷다가 불법 설치한 돌기둥에 넘어졌다면, 누구 책임?

2019. 12. 23 12:38 작성2020. 01. 16 19:20 수정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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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다 불법 설치된 구조물에 걸려 넘어진 A씨

"사고 원인, 불법 설치한 회사때문" vs. "전방 주시 게을리한 A씨 잘못"

변호사들이 본 책임 비율 몇 대 몇?

길을 걷다가 돌기둥에 걸려 넘어진 보행자. 이에 대해 불법 설치한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연합뉴스

지난 11월 새벽 1시쯤. 어두운 길을 걷던 A씨는 봉변을 당했다. '도로 위의 암초'라고 불리는 볼라드(Bollard⋅말뚝 모양의 기둥)에 걸려 넘어지면서다. 근처 회사에서 시위를 막을 목적으로 불법 설치한 구조물이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A씨는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건 볼라드를 위법하게 설치한 회사"라며 "보상을 받고 싶다"고 했다. 당시 A씨는 응급차에 실려 갔고, 지금까지도 치아가 부러져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반면, 볼라드를 설치한 회사 측은 "CC(폐쇄회로)TV를 보면 A씨가 휴대폰을 보면서 걷고 있었다"며 "본인 부주의가 더 크다"고 말한다. 변호사들이 서로의 잘잘못에 대해 정리했다.


최진혁 변호사 "양측 모두 비슷한 과실 비율"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 최진혁 변호사는 "A씨 잘못도 있긴 하지만, 회사 측도 불법 장애물을 설치한 책임이 있다"며 "보행자가 볼라드 설치 사실을 미리 알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들을 감안했을 때 회사 측도 피해액의 40~50%를 A씨에게 물어주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 역시 "A씨가 전방 주시의무를 하지 않았다면 이 비율을 놓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 구조물 설치·관리에 책임 물었던 법원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사람이 다친 사건으로 실제 소송이 벌어지면 어떻게 처리될까.


우리 법원은 합법적으로 설치된 볼라드라고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면, 설치한 기관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7년 서울남부지법 판례에서 이러한 입장을 확인 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던 중 볼라드에 걸려 넘어진 사건이었다. 피해자 측은 "볼라드가 잘 보이지 않아 사고가 벌어졌으니 지자체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부분적으로 받아들였다. 볼라드를 설치하려면 그 주위에 조명시설이나 안전표지판을 설치해서 잘 보이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미비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러지 않았다면 피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인정 비율은 20%였다.


변호사들은 "볼라드가 불법으로 설치됐다면 인정 비율은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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