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에 사인까지… 로제 팝업스토어 점령한 '가짜 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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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에 사인까지… 로제 팝업스토어 점령한 '가짜 로제'

2025. 12. 17 11:2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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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행사서 주인공 행세하며 굿즈 서명 논란

"상업적 무임승차 해당, 주최 측도 공동 책임 피하기 어려워"

인플루언서 데이지 사인 /X 캡쳐

중국 청두에서 열린 블랙핑크 로제의 공식 팝업스토어 행사에서 로제와 흡사한 외모의 인플루언서가 사실상 '주인공' 행세를 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로제의 공식 굿즈에 자신의 사인을 하는 등 도를 넘은 행동을 보여, 단순한 팬심을 넘어선 법적 책임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제 없는 로제 행사?… '일일 점장'의 선 넘은 행보

논란은 지난 12월 초 중국 청두의 한 쇼핑몰에서 열린 '로제 팝업스토어' 마감 행사에서 불거졌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해당 쇼핑몰 측은 행사 홍보를 위해 로제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것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 '데이지'를 '일일 점장'으로 공식 초청했다.


이날 데이지는 로제의 트레이드마크인 금발 헤어스타일과 로제가 즐겨 입는 의상을 착용하고 등장했다. 문제는 행사의 진행 방식이었다. 현장 진행자는 데이지를 마치 행사의 실제 주인공인 것처럼 소개했고, 데이지는 팬들과 사진을 촬영하며 현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특히 로제의 얼굴이 새겨진 공식 굿즈에 데이지가 직접 자신의 사인을 남긴 행위가 결정적인 비판의 대상이 됐다. 현장을 찾은 팬들 사이에서는 "로제를 위한 공식 행사에서 짝퉁이 진짜 행세를 하는 것은 주객전도",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주는 기만행위"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법조계 "단순 모방 아냐… 퍼블리시티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심각한 법적 권리 침해로 보고 있다. 타인의 명성에 편승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 한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은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 침해 여부다. 이는 유명인이 자신의 성명이나 초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뜻한다. 법원은 유명인의 초상과 성명이 갖는 고객흡인력을 경제적 가치로 인정하며, 이를 본인의 허락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는 "데이지가 로제와 유사한 복장으로 공식 행사장에 나타나 로제를 연상케 하는 행동을 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인지도 상승이라는 이익을 얻으려 했다면 이는 로제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도 다분하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의 성명, 초상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상품 출처나 주체에 대해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특히 공식 굿즈에 사인을 한 행위는 소비자들이 "로제 측이 이 사람을 보증한다"거나 "로제와 공식적인 관계가 있다"고 오인하게 만들 수 있는 결정적 행위로, 공정한 상거래 관행을 해치는 부정경쟁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돈 안 받았다" 항변 통할까?…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은

데이지 측은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법적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직접적인 출연료를 받지 않았더라도, 해당 행사를 통해 인플루언서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팔로워를 모으는 등 무형적, 잠재적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만약 로제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손해배상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침해자가 얻은 이익이나, 권리자(로제)가 정상적으로 계약을 맺었을 때 받을 수 있는 모델료 및 출연료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한다.


로제가 글로벌 톱스타인 점을 감안할 때, 통상적인 행사 출연료나 광고 모델료는 수억 원대에 이른다. 비록 1회성 행사라 하더라도 침해 행위의 대담성과 파급력을 고려하면 수천만 원에서 억대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아울러 행사를 기획하고 데이지를 초청한 쇼핑몰 측 역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 책임을 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데이지 "쇼핑몰 초청받아 간 것… 부적절했다면 반성"

논란이 확산되자 데이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해명에 나섰다.


데이지는 입장문에서 "쇼핑몰 측의 초청으로 청두 로제 팝업 마감 행사에 참여하게 됐으며, '일일 점장' 형식은 쇼핑몰과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제가 한 모든 행동은 로제를 더 잘 홍보하기 위함이었고, 이번 활동으로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팬들의 열정에 감동했으나, 이런 행사에서는 로제와 팬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만약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면 깊이 반성하고 더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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