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 공터에 버려진 쓰레기…"땅 팔았으니 책임없다"는 회사의 말, 법적으로 따져봤다
아파트 앞 공터에 버려진 쓰레기…"땅 팔았으니 책임없다"는 회사의 말, 법적으로 따져봤다
쓰레기 쌓이는데, 나 몰라라 하는 소유 신탁회사⋯지자체 수거 명령도 무시
등기 이전까지 마쳐야 '소유주'⋯법정 땅 주인이 책임져야 한다

대전 서구 모 아파트 단지 앞 공터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도 토지주인 A신탁회사는 땅을 팔았으니 책임이 없다며 지자체의 행정조치를 회피하고 있다. 회사의 "책임 없다"는 주장, 법적으로 보면 어떨까.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대전 서구 모 아파트 단지 앞 공터에 온갖 쓰레기가 잔뜩 쌓여있다. 지난 2016년, 예정돼 있었던 아파트 건축이 취소되며 터가 버려졌기 때문이다. 불편한 통행은 물론 폐기물에서 올라오는 악취로 인근 주민들이 몇 년째 불편을 겪는 상황. 이에 지자체는 해당 공터의 소유자인 A신탁회사에 폐기물 수거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A신탁회사 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다른 사람에게 해당 공터를 팔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만 되지 않은 상태"라는 식이었다. 즉, 매수인이 따로 있고 자신들은 명의만 소유자일 뿐이니 공터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울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공터에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 이럴 때는 누가 치워야 하는 걸까. 로톡뉴스가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일단, 제3자가 몰래 버리고 간 쓰레기라도 누군가는 이를 치워야 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처럼 공터에 불법 폐기물이 버려져있다면 해당 토지의 소유자나 관리자 등이 책임을 진다. 근거는 폐기물관리법에 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정필의 이지영 변호사는 "폐기물관리법은 주변 환경이나 주민 건강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폐기물에 대한 사전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3조의2 제2항)"면서 "이미 폐기물로 인해 오염된 곳이 있다면 복원도 해야 한다(제3조의2 제4항)"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중의 이승은 변호사는 "같은 법 제48조 제1항 제9호에 따르면, 불법 폐기물이 발생한 경우 그 토지의 소유자가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며 "이 사건에선 A신탁회사에 폐기물을 처리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A신탁회사의 주장과 달리, 땅을 팔았어도 등기가 안 된 매수인은 토지의 소유자라고 볼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변호사 지세훈 법률사무소의 지세훈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지 변호사는 "폐기물관리법상 청결 유지 조치 명령은 토지의 소유자나 점유자, 관리자 등에게 내려진다"면서 "일반적으로 등기를 이전받지 않은 토지 매수자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아직 등기명의가 남아있는 A신탁회사가 최소한 관리자 등에는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자체가 부과한 청결유지조치 명령을 이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변호사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A신탁회사가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공터 내 폐기물 처리의 책임을 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지영 변호사는 "A신탁회사가 쓰레기를 불법으로 버린 게 누구인지 알게 될 경우, 폐기물 처리에 대한 손해배상은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