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원 케이크는 감봉, 99만 원 술접대는 무사통과? 김영란법의 두 얼굴
3만 원 케이크는 감봉, 99만 원 술접대는 무사통과? 김영란법의 두 얼굴
서민은 작은 선물에도 '철퇴', 특권층은 법망 교묘히 '회피'
불공정 논란 속 김영란법 존재 이유 되묻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2025년 5월 24일 방송 장면.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캡처
"800원 횡령한 버스 기사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한 사법부가, 자신들의 문제에는 왜 이리 관대한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김영란법 적용의 온도 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고위층의 수백만 원대 향응 의혹에는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이는 반면, 일선 공무원이나 교사들은 소액의 선물에도 중징계를 받는 사례가 언급되며 '법 앞의 평등'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장윤미 변호사는 "한 고등학교 선생님은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증정용 문제집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가 경고를 받았고, 다른 선생님은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은 3만 7,000원짜리 생일 케이크를 받았다가 감봉 1개월 처분을 받고 케이크값의 2배인 7만 4,500원의 과태료까지 냈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학생들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요청까지 있었다"며 당시의 황당함을 전했다.
이러한 엄격한 법 적용은 시민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스승의 날 카네이션조차 부담스러워하는 문화가 정착된 지 오래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는 김영란법 시행 초기 "교수들은 강의실 책상에 놓인 음료수 하나에도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엄격함이 법조계 고위층이나 정치권력 주변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수백만 원 술 접대를 받고도 '99만 원 꼼수'로 빠져나가거나 가벼운 징계에 그치는 검사들, 고가 명품백 수수 의혹에 휩싸인 전 대통령 부인, 룸살롱 출입 의혹을 받는 부장판사 등의 사례는 국민들에게 깊은 박탈감과 냉소를 안겨주고 있다.
전 교수는 "이런 현상을 보며 시민들은 '우리 삶은 변하지 않겠구나, 저들의 삶은 언제나 윤택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는 사회 전반의 냉소주의를 확산시키고, 법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경고했다. 김영란법이 '가재, 게, 붕어만 잡는 법'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한 공정하고 엄격한 법 집행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