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회피' 불법 단말기 441억 탈세 적발…10년치 세금 추징될까
'세금 회피' 불법 단말기 441억 탈세 적발…10년치 세금 추징될까
"매출 누락 쉬웠는데..."
불법 PG 단말기 쓴 4천 사업자 운명은

카드결제 / 연합뉴스
소위 '절세 단말기'로 불리는 미등록 결제대행(PG) 업체의 결제 단말기를 사용하여 세금을 내지 않은 탈세 행위가 최근 3년간 441억원에 달하며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 기간 동안 적발된 건수는 4,371건으로, 2022년 288건(30억원)에서 2023년 1,632건(177억원), 지난해 2,451건(234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미등록 PG 업체는 신용카드사와 가맹 계약이 어려운 영세업자의 카드 결제를 대행하면서 국세청에 매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이 단말기를 사용한 사업자들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 탈세에 해당한다.
가맹점 1곳당 평균 탈세액은 1천만원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한식당, 중식당, 유흥주점, 노래방 등 현금 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주로 적발됐다. 특히 198개 가맹점은 2년간 중복으로 적발되어 상습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단말기 사용은 곧 불법! 징역과 벌금 직면
미등록 결제단말기를 사용하여 매출을 누락한 사업자들은 형사처벌과 함께 무거운 행정제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해당 행위는 두 가지 주요 법령을 위반한다.
1.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미등록 PG 단말기를 사용하는 행위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제5항이 금지하는 '다른 신용카드가맹점의 명의를 사용하여 거래하는 행위' 또는 '신용카드가맹점의 명의를 타인에게 빌려주는 행위'에 해당한다.
처벌: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과거 신용카드 가맹점 명의대여 사건에서 법원은 행위자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
2. 조세범처벌법 위반 (조세포탈죄)
매출을 고의로 누락하여 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포탈한 경우 조세범처벌법 제3조 제1항의 조세포탈죄가 적용된다. 미등록 단말기 사용은 적극적으로 매출을 은닉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처벌: 기본적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2배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포탈세액 규모에 따라 가중처벌이 가능하며, 특히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실제 유흥주점의 대규모 조세포탈 사건에서는 징역 8년이 선고된 바 있다.
10년 치 세금 추징과 최대 2억 과징금 '탈세 폭탄'
형사처벌 외에도 적발된 사업자들은 거액의 세금 추징 및 행정처분을 피할 수 없다.
1. 10년 장기 부과제척기간 적용
매출 누락이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인정되면, 국세청은 포탈된 세금에 대해 최대 10년까지 소급하여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장기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 이는 일반적인 세금 부과 기간(5년)의 2배에 달한다.
2. 본세 추징 및 가산세 폭탄
누락된 소득세·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이 추징되는 것은 물론, 무신고·과소신고 가산세, 납부지연 가산세 등 막대한 가산세가 부과된다. 부정행위로 인한 무신고 가산세는 포탈세액의 40%에 달하는 등 가산세율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높다.
3.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과징금 및 계약 해지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에 대해 2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사는 가맹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어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미등록 PG 업체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까지
결제 단말기를 제공한 미등록 PG 업체 역시 법적 제재를 받는다.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고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영위한 경우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처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과거 미등록 전자지급결제대행업 사건에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 또한, 이들은 가맹점 사업자의 조세포탈을 방조한 혐의로도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수영 의원은 "성실 납세하는 가맹자 사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규정을 정비하고 미등록 결제대행업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관련 당국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현재 국세청은 미등록 PG 관련 과세 정보를 금융위원회에 넘길 규정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국세청과 금융당국의 공조를 통한 단속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