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엄마에게 혼날까봐 묻어뒀던 7살의 기억⋯성교육 수업이 동네 목사를 법정에 세웠다
[단독] 엄마에게 혼날까봐 묻어뒀던 7살의 기억⋯성교육 수업이 동네 목사를 법정에 세웠다
7~10세 교인 상대로 4차례 성범죄 저지른 교회 목사
2심서도 징역 4년
중학생 된 피해자, 7년 만에 피해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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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동네 교회 목사가 7살 소녀에게 끔찍한 성범죄를 저질렀다. 시간이 흘러 중학생이 된 피해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찾아왔고, 이 끔찍한 기억이 결국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성교육 수업 중 떠오른 악몽⋯어머니에게 혼날까 봐 숨겼던 7년
목사인 A씨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당시 7~10세에 불과했던 교인 B양을 상대로 4차례에 걸쳐 성폭력을 저질렀다.
2016년 5월, A씨는 트럭 조수석에 동승한 B양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신체를 만지는가 하면, 자신의 밭에 있는 컨테이너 안에서는 B양의 어머니가 옆에 누워있음에도 B양을 강제 추행했다.
범행은 이후로도 교회 내 A씨의 방과 상가 사무실 등에서 계속 이어졌다.
2023년, 중학교 3학년으로 진급한 B양에게 악몽이 찾아왔다. 1학기 기술가정 수업 시간에 성폭력 예방에 관한 내용을 배우던 중 과거의 끔찍했던 사건이 떠오른 것이다.
B양은 학교 상담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고, 결국 담임교사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B양이 과거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을 때 도리어 혼이 났던 탓에 홀로 묻어두었던 아픔이 오랜 시간이 지나 세상에 드러난 순간이었다.
"아이패드 사주면 고소 취하한다고 했다"⋯적반하장 목사의 '무고' 주장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는 B양이 자신을 무고하고 있다며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A씨는 "B양이 '아이패드를 사주면 고소를 취소해주겠다'고 했다"며 합의금을 노린 거짓 고소라고 몰아세웠다.
또한 "신고 후 길에서 마주친 B양이 마라탕을 사달라고 해 식사를 사주기도 했다"며, 이는 성폭력 피해자의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라고 방어막을 쳤다.
법원 "피해자 처한 상황 고려해야"⋯전문가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하지만 1심(창원지법 거창지원 제1형사부)과 2심(부산고법 창원재판부 제1형사부) 법원은 모두 A씨의 주장을 단호히 배척하고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양의 진술이 비정형적이고 세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울 만큼 구체적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A씨가 문제 삼은 '아이패드 요구'에 대해서도 B양이 처한 특별한 사정을 짚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지능이 일반과 특수의 경계 지점에 있고, 유일한 보호자인 어머니마저 피해 사실을 알고 도리어 혼을 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패드를 사 주면 용서할 정도로 아이패드가 필요했다는 취지의 진술은 당시 피해자가 처한 상황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생각"이라며 이를 무고 근거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진술 분석 전문가 역시 B양이 뒤늦게 피해를 폭로한 경위에 대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주 증상 중 하나인 '침습(재경험)' 증상이 나타난 것이고, 이러한 증상이 발현된 시점에 피해를 폭로한 것을 부자연스럽다고 보기 어렵다"며 B양의 진술에 힘을 실었다.
결국 오랜 기간 신뢰 관계를 악용해 어린아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목사는 죗값을 치르게 됐다.
[참고] 부산고등법원 창원제1형사부 2025노219 판결문 (2025. 10. 15. 선고)